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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조회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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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춤: 새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우리에게 무엇이 될까

웹진 <춤:in> 편집부

일시: 2019년 4월 27일 토요일 저녁 6시
참여자: 권령은(안무가), 이지영(영화철학 연구자), 차우진(음악/미디어 평론가), 김연임(모더레이터, 본지 편집장), 이주연(정리, 본지 에디터)

왼쪽부터 차우진, 이지영, 권령은 ⓒFotobee_양동민
김연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춤 분야에서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작업이나 홍보의 매체로, 재료로, 심지어는 작업 공간 등으로 활용합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우리 주변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춤 분야에서 이러한 플랫폼들이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지, 각각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 한계와 가능성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우선, 각자 간단하게 어떤 일을 하시는지, 관심 분야가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권령은: 저는 안무가이자 무용수이고 무용이나 연극, 미술, 시각 퍼포먼스 등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차우진: 저는 음악 평론을 하고 있으며 주요 관심사는 미디어 문화산업, 팬덤(fandom) 문화이고 지금은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지영: 저는 현대 프랑스 철학 중에서도 질 들뢰즈를 전공했고, 원래 전공은 영화철학입니다. 그렇게 영화이론과 철학의 중간에서 연구하다 보니까 비디오 아트,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영화와 비디오의 경계에 있는 작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작년에 《BTS, 예술혁명》이라는 책을 쓰고 나서는 방탄 소년단(BTS)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네요. 저 역시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별 특성과 콘텐츠
김연임: 일단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이후 춤에 대한 이야기까지 가볼까 합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까 고민했는데, 케이팝(K-pop)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한국에서 춤에 관한 콘텐츠는 케이팝을 중심으로 시작하고 또 퍼진 것 같아요. 우리에게 익숙한 소셜 미디어에서는 어떤 콘텐츠들이 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가. 예전에 차우진 선생님께서 이러한 내용으로 쓰신 글을 봤는데요,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어떻게 창작되고 소비되며 재생산되는지 압축해서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차우진: 음악적으로 소비자들이 케이팝을 소비하는 방식으로는 SNS에서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는 게 가장 많고요. 거기서 파생되는 것을 보면 유튜브에서만 유행하는 놀이문화가 있어요. 첫 번째는 ‘매시업(Mass up)’이고, 두 번째는 ‘교차편집’이에요. 교차편집은 방송 안무가 똑같다는 전제에서 각 프로그램에서 무대 영상을 짜깁기하여 보여주는 영상이에요. 안무를 보는 것보다는 얼마나 자연스럽게 화면전환이 이루어지냐가 중요하고, 다양한 스타일이나 패션 아이템을 얼마나 압축적으로 다양하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요. 세 번째는 ‘커버댄스’이고, 네 번째로는 ‘해석영상’이 있어요. 애초에 유튜브를 만들었던 창업자의 생각은 누구나 8mm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니까 각자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막상 오픈하고 나니까 사용자들이 자기가 찍은 영상을 올리는 게 아니라 이미 미디어에서 생산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를 편집해서 올리는 거예요. 미디어를 생산할 수 있는 도구가 일반화되면서 사용자들이 생산자 대열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거죠. 이미 만들어져 있는 자본과 노하우가 들어가 있는 산업의 결과물로서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익숙한 상태이고 거기서 벗어나지 않아요. 그러나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그냥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방식을 조금씩 바꾸게 되었죠. 그대로 보고 즐기는 게 아니라 이것에 대해서 한 마디 더 보태고, 이것과 저것을 섞고,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내죠. 그리고 그것도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이에요. 마지막으로는 ‘해석영상’이 있어요. 뮤직비디오를 보고 각자의 시선에서 해석하는 거죠. 이 장면에서 이런 행동과 안무, 오브제가 왜 들어갔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해석영상의 빈도는 외국보다 한국이 높은 편이고, 케이팝에 집중되어 있죠. 이렇게 네 가지 정도가 특징인 것 같습니다.
이지영: 좀 전에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유튜브의 소비자들이 활동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매우 활동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어요. 보통 수용적이고 소비적이죠. 저도 유튜브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지만 한 번도 올려본 적이 없어요. 저는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해석 영상에 주목하고 있어요. 그곳에서는 주어진 것만 수용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콘텐츠의 형태로 생산하는 소비자가 발견되거든요. 이제는 생산자가 생산만 하고 소비자가 소비만 하는 방식은 절대 아니라는 거죠. 실제로 미디어에서 ‘프로듀서(Producer)’과 ‘컨슈머(Consumer)’라는 용어를 결합해서 ‘프로슈머(Prosumer)’라는 용어를 만든 것처럼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이고, 서로가 오가는 게 지금 미디어의 핵심적인 특징이자 전 세계의 변화하는 경향이 아닐까 싶어요.
김연임: 매체의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콘텐츠 사용자와 용도 역시 다른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이지영: 저는 페이스북에서 거의 활동하지 않아요. 페이스북은 기존의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라서 그곳에서 개인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것은 불편해요. 그런데 트위터 같은 경우는 기존의 인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아니어서 팬덤(fandom)과 개인 취향, 정치색에 따라 묶여있는 성격이 강해요. 그래서 익명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플랫폼에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것이 수월합니다.
차우진: 맞아요. 익명성이 얼마나 보장되는지가 SNS를 활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원래 10대들이 페이스북을 많이 썼는데, 요즘에는 쓰지 않아요. 제가 몇 년 전에 페이스북 기반으로 ‘딩고’라는 채널로 유명한 메이크어스란 스타트업에서 일했는데, 그때 거기서 20대 친구들을 다수 인터뷰를 했어요. 그때 발견한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가 20대 초중반의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자신의 취향이 드러나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는 거예요. 같은 과 친구이고 고등학교 친구니까 그들에게 나의 정체성, 젠더 이슈, 사회적 이슈, 취향에 대해서 드러내는 게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거죠. 왜냐면 현실 관계에도 영향을 주니까요. 그런데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달라요. 내가 나오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그래서 트위터가 덕질에 최적화된 플랫폼이죠. 인스타그램은 키워드 중심으로 관심사가 엮이는 커뮤니티예요. 그리고 유튜브는 소비하면서 재생산하는 게 가능해요. 본래 있는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콘텐츠로 여겨지는 플랫폼인 거예요. 음악이랑 미디어와의 관계에서 바라보면 20세기부터 100년간 음악산업에서 미디어는 이미 만들어진 것에 힘을 더해주는 방식으로 활용이 되었어요. 그런데 음악이 다른 장르와 달리 굉장히 개인화된 방식으로 진화됐어요. 14세기부터 21세기까지 굵직한 타임라인으로 나누어서 보면 음악이 공공적인 미디어와 예술 장르에서 어떻게 개인화되고 있는지가 보여요. 실제로 모바일 환경에서 음악은 극단적으로 개인화되고 있어요. 오늘날 멜론 차트와 빌보드 차트가 영향력이 약해진 이유를 생각해보면 차트의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이 된 거예요. 차트 보다는 개인의 플레이리스트가 중요해졌고, 나한테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만들거나, 누가 만든 것을 접하거나 인공지능이 추천해주는 목록을 사용해요. 이런 방식으로 음악은 다른 장르보다 훨씬 빠르게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권령은: 저도 비슷한 이유로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없다고 느껴져서죠. 주로 인스타그램을 하는데, 그 매체에서는 간접적으로 나를 드러낼 수 있어요. 내가 이런 커피를 마시고 이런 하늘을 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서 나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서로에 대해 뉘앙스로 알아가요. 그리고 유명인사나 셀럽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고 소통한다고 생각하게 돼요.
김연임: 그렇다면 트위터는 어떤가요? 제가 생각하기엔 트위터에는 항상 뜨거운 감자가 존재하고,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는 느낌이 들어요. 이슈가 있으면 다른 곳보다 활발하게 논쟁하는 분위기라서 새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우진: 그런데 규모로 봤을 땐 가장 적을 거예요. 그런데 기사화되지 않지만 실제로 주변에 존재하는, 작지만 중요한 문제를 먼저 담론화하고 중요하게 다루는 곳은 트위터죠.
이지영: 일반적으로 인스타를 주로 하고, 장년층은 페이스북을 주로 한다면 트위터에는 팬덤이 있어요. 방탄을 예로 들자면, 트위터가 전 세계 방탄과 관련된 뉴스는 가장 빨리 유통되는 플랫폼이에요. 전선의 가장 앞, 프론트 라인에 서 있죠.
이지영 ⓒFotobee_양동민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 춤 콘텐츠의 다양한 양상들
김연임: 그러면 케이팝과 관련하여 별도로 춤 콘텐츠가 구성되는 것을 보셨을까요?
이지영: 요즘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안무 연습 영상을 노출해요. 연습실에서 일상복을 입고 연습하는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게 공식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간혹 뮤직비디오가 별로인 경우에는 안무 연습 영상이 더 임팩트 있는 경우도 많아요. 보통 정면 샷으로 찍는데, 360도로 회전하는 연출을 시도하기도 해요.
차우진: 맞아요. 안무 연습 영상을 360도로 촬영해보는 시도도 하곤 해요. 그런데 인기가 있지는 않아요. 360도로 찍게 되면 화질이 좋을 수 없기 때문이죠. 시도는 하는데, 반응이 좋지 않아서 아직 대중화는 안 된 것 같아요. 그만큼 영상의 화질이 중요해요.
권령은: 저는 케이팝 안무를 습득하기 위해서 거울모드 영상을 많이 봐요. 거울모드 영상에도 2배속, 3배속 버전이 있는데, 조회 수가 상당히 높아요.
김연임: 실제로 리아킴(Lia Kim)이라는 안무가가 운영하는 원밀리언댄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영상은 조회수가 수천만 뷰에 이르는 것도 있어요.
차우진: 실제로 유튜브에 춤을 어떻게 추는지 알려주는 영상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사실 케이팝의 거울모드 콘텐츠는 요가 콘텐츠와 같은 맥락이에요. 보면서 배우는 거죠. 영상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졌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권령은: 저는 케이콘에서 하는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흥미로웠어요. 온라인으로 케이팝 댄스를 커버한 이들이 미디어를 뚫고 나와서 광장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혁명이거든요. 이렇게 미디어 매체를 부수고 나와서 직접 만나는 게 미디어의 새로운 가능성이지 않을까 싶어요.
차우진: 랜덤플레이댄스는 일종의 시험이잖아요. 갑자기 광장 같은데 모여있다가 아는 춤과 음악이 나오면 가운데로 모여들어 일제히 춤을 추죠. 저는 커버댄스 공연을 하는 홍대 거리에 일주일에 한 번씩 일부러 가보곤 해요. 거기에 가보면 의외로 외국 여행객들이 많고, 나름대로 팬덤도 형성되어 있어요. 그게 케이팝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춤이 매개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맥락을 공부하는 중이에요.
권령은: 춤이 매개자의 역할을 하는 게 케이팝 댄스의 맥락인 것 같아요.
이지영: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미디어를 뚫고 나온 게 혁명적이라는 말에 공감이 많이 돼요.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온라인 공간은 얘들이 빠져서 정신 못 차리는 가짜 공간이거나 시간을 죽이는 쓸모없는 곳으로 역할과 위상이 규정되었는데, 이제는 아니에요.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찍어서 온라인에서 모이게 하고 온라인에서 영상으로 결집한 사람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오고, 그 모습을 랜덤플레이댄스라는 콘텐츠로 담아서 외국으로 나가고, 다시 전통매체인 TV로 보여지죠. 이런 식으로 전통매체와 현실 공간이 끊임없이 매개되면서 확장되고 있어요. 이렇게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춤의 본래 특성인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관객만 볼 수 있다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고, 파급력이 커지게 된 거예요. 케이팝 댄스가 그렇게 전파될 수 있다는 건 춤 분야에도 충분히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차우진: 그 맥락에서 얘기하자면 춤은 현장감이 중요하잖아요. 정해진 시간 동안 경험하는 게 중요하고 1초 전의 것을 볼 수 없거든요. 음악도 18세기 이전에는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었고 귀족이나 왕족만 즐길 수 있었던 것이었죠. 그걸 먼저 깨트렸던 것은 악보였고, 이후에 라디오, TV, 인터넷으로 넘어왔는데 춤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이전에는 춤을 즐기려면 공연을 보러 가거나 춤을 추는 사람이 있는 장소에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동영상 플랫폼이 있잖아요. 거기서 유튜브가 담당하는 비중이 90%가 넘어요. 유튜브를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다고 보는 게 맞죠. 실제로 유튜브에서 음악의 비중이 커지면서 음악을 보여주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고 음악이 잘 나오기 위해 유튜브가 기술적으로 지원해주는 순환구조가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보면 춤도 다른 맥락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단계라는 생각도 들어요.
이지영: 기술이 기반이 되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에 따라 춤이 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분야든 비슷한 것 같은데, 본래의 형식이 있으면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강하고 새로운 기술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변화에의 시도가 분명히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권령은: 춤이 매개자가 되어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게임에서 임시적인 공동체를 만들잖아요. 같은 맥락으로 70년대에는 관광버스 여행이라는 게 있었어요. 그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관광버스에서 여행이 먼저인지 춤이 먼저인지를 조사하다 보니까 결국 중첩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밖으로 춤을 드러내면 부끄러운 시대에 버스라는 이동하는 공간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광란의 춤을 즐기는 거죠.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 관광버스에서의 춤은 단속의 대상이 되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최근 들어 오히려 더 급증하고 있다는 거예요. 뉴스에서는 왜 그 춤이 그렇게 추고 싶은가에 대해서 시대와 연결지어 논의하더라고요. 그렇게 춤은 항상 어떠한 시대를 상징하는 매개자가 되었던 것 같아요.
차우진: 모두 소울(Soul) 음악을 알잖아요. 그것도 장르별로 세분화되는데 가스펠이나 소울 장르에 대해 흑인 커뮤니티의 반응이 다른 거예요. 보통 가스펠은 교회에서 부르는 음악이고, 기성세대를 위한 음악이에요. 그래서 아이를 저항정신보다는 안전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들이 교회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 가스펠을 가르쳤어요. 실제로 흑인 뮤지션 중에 어린 나이부터 가스펠 음악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의 부모들이 다 목사거나 집사이곤 했어요. 그리고 소울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나중에 가족 공동체나 지역 공동체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또, 소울에서 디스코로 넘어가면서 그 현상이 더 심화되어 동성애 커뮤니티나 깊숙한 곳에 있던 문화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경우도 많았어요. 이런 걸 보면 춤과 음악에서 어느 게 먼저냐는 질문에 음악보다 춤이 먼저라는 답을 내릴 수 있어요. 춤을 추기 위해서 음악이 만들어진 거죠.
권령은: 케이팝에는 포인트 안무가 있잖아요. 예전에는 음악이 있으면 안무가 나중에 들어갔는데 요즘에는 안무에 맞춰서 곡이 수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포인트 안무를 사람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에 따라 곡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에, 포인트 안무부터 만들고 음악을 만드는 거예요. 실제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는 다 포인트 안무 중심이에요. 후렴구의 춤으로 그 노래를 기억하는 거죠.
차우진: 그것 역시 미디어 속성과 연관이 있다고 봐요. 악보를 사용할 때만 해도 음악에는 표준 길이가 없었어요. 바흐의 음악만 봐도 한 곡이 3시간이 넘거든요. 음악이 시간 예술이라고는 하지만 악보에는 시간의 제약이 없어서 창작자 마음이었던 거죠. 그런데 녹음을 하면서 미디어 포맷에 기록시간이 정해지니까 거기에 맞춰서 변하기 시작했어요. 보통 우리는 음반을 앨범이라고 하는데 그 어원을 알아보자면, 엘피(LP) 이전의 포맷인 에스피(SP)는 한 장을 녹음할 수 있는 시간이 25분밖에 안 돼요. 거기에 교향곡을 녹음하려면 여러 장이 필요했고, 이 여러 장을 한 곳에 넣기 위해 사진 앨범의 형태를 가져온 거예요. 그러다가 간단한 형태의 LP가 나왔죠. 이후에 등장한 씨디(CD)의 특징은 스킵(Skip)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그 기능이 생긴 이후로 사람들이 타이틀곡이 1번에 있어도 습관적으로 스킵을 눌러서 안 듣고 넘기니까 타이틀곡이 2번과 3번으로 넘어가게 된 거예요. 또, 엠피쓰리(MP3)로 넘어가면서 3분, 4분 정도가 되는 음악의 후렴구를 벨소리로 잘라서 판매하는 현상이 나타나서 지금의 15초 미리 듣기가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이렇게 생산의 구조가 달라지면서 소비하는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재밌는 지점인 것 같아요. 또 요즘 들어 음악적인 요소보다 중요시되는 게 있다면, 어떻게 보여주냐예요. 최근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곡이 나왔는데 뮤직비디오의 컴퓨터그래픽과 색감이 인상적이에요. 보이는 것을 고려하여 미술적으로 접근하거나 오브제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죠. 춤도 마찬가지 같아요.
차우진 ⓒFotobee_양동민
영상에서의 안무
김연임: 실제로 춤이 영상에 담긴 걸 보면, 세부적인 움직임이나 퍼포머의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을 클로즈업하는 경우가 있어요. 또 어떤 장면은 전체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요.
차우진: 저는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를 인상적으로 봤어요. 이 그룹은 음악에서 안무가 상당히 중요해요. 실제로 이 그룹의 음악의 서사를 이해하려면 안무를 이해해야 해요. 팬들은 그 안무를 보고 음악의 서사를 해석하고 공유하죠.
김연임: 그렇다면 권령은 안무가님은 작업하실 때, 보는 사람들이 특정한 몸동작을 보는 것을 생각하고 만들 때가 있으신가요?
권령은: 저는 춤 동작을 만들 때 두 가지를 생각해요. 하나는 이 춤을 통해 어떤 측면을 드러낼 것인가이고, 또 하나는 이 춤 동작이 내 몸에 입혀졌을 때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가예요. 춤 동작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지는 않아요.
김연임: 권령은 안무가는 오민 작가와 영상 작업을 하신 적이 있으시잖아요. 영상으로 춤을 보여주는 건 공연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권령은: 오민 작가와의 작업에서는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보다 무언가를 한다는 게 중요했어요. 어떠한 동작을 하기보다는 스케치를 위한 마킹을 하는 거예요. 기존에 제가 주로 했던 공연들이 완성품을 보여주는 공연이었다면 그 영상 작업은 그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 작업이었어요. 그리고 영상작업은 무대공연에 비해 드러내고자 하는 부분들을 확대하거나 감추는 편집을 통해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어요.
김연임: 춤을 담는 플랫폼이 변화함에 따라 창작자의 관점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확실히 무대를 생각하고 작업하는 거랑 영상으로 편집되는 걸 생각하고 작업하는 건 분명히 다를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같은 상황을 다각도의 방향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만드는 이가 탐구하고 표현하길 원했던 질문과 표현을 더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권령은: 요즘엔 네이버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을 생방송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저에게는 상당히 인상 깊었어요. 무용뿐만 아니라 공연예술은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 있는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건데 영상으로 송출됨으로써 공연 관람의 틀이 깨졌죠. 또한,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장면이 한정되어 있어요. 그 과정에서 편집이 이루어지는데 창작자의 요구와는 별개의 편집이에요. 결국, 무대에 올라가는 작품과 영상으로 보이는 작품이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봐요.
차우진: 저는 2009년부터 케이팝이 질적으로 확장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때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무대를 생산했고 오랜 시간 동안 무대 영상에 대해 수없이 협의를 해왔어요. 지금의 영상 형식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을 거쳐 정립된 거죠. 이처럼 분위기가 달라졌을 때 창작자들도 대응해야 하고, 새롭게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김연임: 무용계에서는 춤을 댄스 필름으로 기록하고 있어요. 지금은 관련 지원사업도 생기고 연출 방법도 발전했지만, 처음에는 움직이는 몸을 영상으로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상당히 어려워했어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서로 적응하고 협의하고 시도해 볼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네요. 그렇다면 혹시 새롭게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플랫폼이 있나요?
차우진: 틱톡(TicTok)은 지금 가장 강력하게 확산되고 있는 플랫폼이에요. 중국에서 만든 플랫폼으로 현재 Z세대에서는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현재 플랫폼 사이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남다른 확산 속도를 보이죠. 실제로 중국에서 2년 전에 만든 이후로 현재까지 무서운 속도로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어요. 기존 매체인 유튜브와 다른 점은, 15초 이내인 짧은 영상만 업로드가 가능하다는 것과 편집과 연출 모두 플랫폼에서 직접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다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올리는 게 아니라 촬영과 편집 모두 바로 할 수 있죠.
권령은: 화장하는 모습을 담는 뷰티 콘텐츠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비포 앤 에프터(Before&After)를 보여주면서 그 과정을 노출하잖아요. 요즘 드래그 퀸(Drag queen) 영상을 많이 보는데, 남자가 몇 시간 동안 화장하고 꾸며서 다른 누군가가 되고, 그 상태로 립싱크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까지의 과정이 전부 담겨있어요. 예전에는 창작자들이 준비과정을 노출하는 것을 강박적으로 싫어했는데, 이제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많이 열린 것 같아요. 실제로 밥아저씨(밥 로스, Bob Ross)의 <회화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 같은 콘텐츠는 하나의 선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잖아요. 그 과정을 보는 게 재밌죠.
왼쪽부터 차우진, 이지영, 권령은 ⓒFotobee_양동민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비평과 평론
차우진: 두 가지 부분이 있어요. 하나는 비평의 원래 기능, 저는 사람들이 말하는 비평학에서의 비평 방법에 대해 처음부터 동의하지 않았는데, 예전에는 비평에서 소비자의 관점과 소비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아티스트가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고 얼마나 완성도가 있는지에만 집중했던 시기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전에 중요하지 않았고 간과했던 것들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오스카 와일드, 수잔 손탁이 했던 이야기가 지금에서야 구현되고 있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제 비평은 작품을 해석하는 것보다 비평가 자신의 관점에 대하여 설명하는 게 중요해진 것 같아요. 이제 비평가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매개하고 추천하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의 소비자도 별반 다르지 않아요. 다만 비평가는 자신의 관점에 더욱 집중해서 더 깊숙하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죠.
권령은: 말씀해주신 내용에 따르면, 비평가의 입지부터 영향력까지 많은 게 달라질 것 같아요. 실제로 아프리카 티비 같은 경우에는 소비자와 끊임없이 대화하잖아요. 그것도 비평이 될 수 있어요. 이제는 비평이 결과물의 밖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과정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러한 비평이 아티스트를 성장하고 지속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이지영: 오히려 본질적인 것은 바뀌지 않았는데 역할이 바뀌게 된 거고, 역할이 바뀌다 보니까 전업이었던 사람의 생계가 위협받게 되면서 문제가 왜곡되기 시작해요. 예를 들어, 신문이 팔리지 않아서 생계를 위협당한 기자들이 신문을 지키기 위해 지금의 미디어는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어요. 거기서 진짜 언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수많은 논리가 벌어지는데, 그런 왜곡에서 벗어나는 게 핵심이에요. 창작이든 소비든 유통이든 그래서 춤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웹 소설과 순수소설, 장르문학을 구분짓는 것에서 벗어나서 이야기가 진정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는 게 필요해요.
김연임: 기존의 평론이라고 하면 통상적인 내용과 형식이 있잖아요. 그런데 오늘날의 평론은 말씀하셨던 것처럼 댓글, 해시태그, 짧은 코멘트처럼 보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희도 공연에 대한 다양한 글쓰기의 방식을 고민하고 있고요.
이지영: 많이 고민되실 것 같아요. 현재 댓글로 비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에 동의해요. 그런데 댓글들 전부가 가치 있는 건 아니라서 더욱 어렵죠. 예를 들면 예전에는 한 명의 평론가가 긴 댓글을 남겼다면, 이제는 다수의 사람이 짧은 댓글을 남기잖아요. 만약 댓글의 양이 굉장히 많다면 유의미한 평론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똑똑한 소수의 의견보다는 다수의 의견의 총합이 정답에 가까울 수 있는 거죠. 과거에는 권위 있고 똑똑한 몇 명의 의견에 의존하였다면 이제는 예술가와 소비자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평론가와 관객의 간극도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평론가만큼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댓글을 다는 사람의 풀이 매우 커질 수 있다면 집단지성의 형태로 댓글도 의미있는 평론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차우진: 저는 사람의 풀이 늘어나는 게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많은 이의 공감을 얻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숫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내가 만든 콘텐츠에 대해 얼마나 공감을 하느냐가 중요하고, 나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가 있는 사람이 공감해야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소위 대중적인 어떤 것이 경계를 나누는 기준이 될 때, 사람들이 그걸 통해서 다른 것을 경험하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건가 의심이 되거든요. 대중성이라는 함정이죠. 예를 들어,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드래그 퀸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어요. 말을 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었죠. 이처럼 어떤 것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희귀하고 거칠어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줘요. 그런데 그게 대중적으로 깎이면서 완화되는 순간이 있어요. 스폰지처럼 충격을 받고 뒤로 밀렸다가 복원이 되는데, 복원될 때는 좀 더 앞으로 밀리는 것 같아요.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그렇게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는 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보는지, 기존과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이 보는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김연임: 작가들은 특히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누군지 모르는 대중들의 코멘트를 받고 좋아하고 싫어하기보다는 자신이 인정하는 사람, 자신의 작업을 잘 아는 동료들의 피드백을 비중 있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차우진: 저는 한병철 교수님의 《투명사회》를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지금은 투명해지는 것이 당연한 시대예요. 모든 과정을 보여줘야 영향력이 있다는 게 이해는 가는데 과연 그게 맞는지 의문이 드는 거예요. 이미 권력은 소비자에게 넘어갔고 그들의 요구가 문화예술, 정치까지 좌우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맞는 건가 싶어요. 저는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소비도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준점을 잡기가 어려워요.
이지영: 대중이라고 하는 존재가 정말 모순적이고 확실하게 잡을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을 대중이라고 칭해도 될지 모르겠고 단일한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도 없죠.
권령은 ⓒFotobee_양동민
머리부터 몸까지
김연임: 긴 이야기 감사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이지영: :제가 BTS 책을 쓸 때도 그렇고, 영화에 대해서 글을 썼을 때도 그렇고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대하여 두려움 또는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기존 매체나 장르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움에 대한 반동적(reactionary)인 반응을 전통에 대한 순수성처럼 정당하게 보이는 것으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기만에 쉽게 속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권령은: :작년에 독일 함부르크의 K3라는 레지던시에 한 달간 다녀왔어요. 그때 Tourism을 키워드로 리서치를 했어요. 그리고 한국의 관광산업을 조사하던 중 케이팝이 한국의 관광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케이팝 랜덤댄스플레이 게임이 유럽 및 많은 국가에서 상당히 급부상하는 놀이문화임을 알게 되었죠. 그때, 사회 안에서 춤이 매개자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레지던시에 있는 친구들한테 모모랜드의 ‘뿜뿜’의 안무를 알려주니까 춤을 추기 전 그들의 반응은 ‘으 디스거스팅’이더라고요. 왜 저렇게 교태를 부리고 자연스럽지 않는 춤을 추냐고요. 그런데 뿜뿜의 춤을 직접 자신의 몸으로 춰보니까 너무 재밌어하는 거예요. 머리로는 끔찍한데 몸은 신나서 미치겠는 거죠. 이렇게 몸과 머리를 따로 놀게 만드는 케이팝 댄스는 어떤 마력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차우진: :확실히 뿜뿜이 보다 글로벌하게 확산된 것 같아요. 제 후배 중에 케이팝 댄스 어플 어메이저(Amazer)를 운영하는 친구가 있어요. 아까 언급한 틱톡과 비슷한 서비스인데, 가장 다른 점이 경쟁시스템이라는 거예요. 케이팝 노래 제목으로 해시태그를 걸고 커버댄스 영상을 올리면 다른 사용자들에게 투표를 받고 획득한 점수에 따라 랭킹에 올라가요. 이 어플이 구글 플레이에 런칭 되었는데 몇 개월 지나니까 폴란드어로 댓글이 엄청 달리기 시작한 거예요. 실제로 추적을 해보니까 폴란드와 그 주변 지역에서 유입량이 50배 정도로 늘어났어요. 그 이유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참 흥미로워요.
김연임: :자기 몸으로 뭔가를 해본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아요.
이지영: :저는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아서 잘 모르는데, 딱 한 번 경험해본 적이 있어요. 춤 테라피 수업에서 눈을 감고, 시키는 대로 음악에 맞춰서 몸을 움직여봤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진 거예요. 지금도 그 음악만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권령은: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엄청 목마를 때 물 한 잔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경험을 몸이 기억해요. 몸이 기억하고 몸이 반응하는 건 굉장히 다른 감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케이팝 댄스가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통되고 확산되는 것 같아요. 거기에 개입되어 있는 게 몸이기 때문에.
김연임: :네. 결국 몸으로 돌아왔네요. (웃음) 오랜 시간 흥미로운 말씀 고맙습니다. 건강히 또 뵙겠습니다. 다음에 함께 춤 보러 가요!
왼쪽부터 차우진, 이지영, 권령은 ⓒFotobee_양동민
정리. 웹진<춤:in> 이주연

권령은_안무가, 무용수, 퍼포머 한양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현대무용과 안무를 공부했다. 주체적인 몸과 움직임에 대해 관심이 많고 사회 속 다양한 현상과 제도 안에서 그것을 조명하는 작업을 한다.

이지영_영화철학 연구자, 세종대 초빙교수 서울대에서 <들뢰즈의 운동-이미지 개념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영화미학으로 두 번째 박사 논문을 마무리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 홍익대, 옥스퍼드대 등에서 강의했고, 현재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에 재직하고 있다. 들뢰즈의 영화 철학과 더불어 모바일 네트워크 시대의 온라인 영상, 비디오 설치 영상, 푸티지 영상, 실험적 다큐멘터리 등 영화와 인접 영상 예술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술의 변모에 관심을 가지고 미학적 존재론적 연구를 하고 있다.

차우진_음악/미디어 평론가 음악을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과 문화 수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 청춘의 사운드》, 《대중음악의 이해》, 《아이돌: H.O.T.부터 소녀시대까지...》,《한국의 인디 레이블》등의 책을 썼고,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서 <음악 산업, 판이 달라진다>리포트를 발행했다. 동시대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쓰고, 연결하는 것'을 지향하며 현재는 ‘스페이스오디티’라는 스타트업에서 팬문화, 콘텐츠, 미디어의 연결 구조를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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