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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18.09.11 조회 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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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자녀들의 돌봄을 위해 만들어진 예봄센터

윤경아_YMCA서울아가야 대표.



ⓒ예술인자녀돌봄센터

“놀 거예요.”
예봄센터의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놀겠다는 말부터 먼저 하는 아이.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라는 편해문 선생님의 책 제목이 떠오른다. 아이들은 예봄이 좋은 이유가 마음껏 놀 수 있어서라고 말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은 모두 예술인 자녀들이다.

대부분의 보육시설과 돌봄시설들은 주5일 근무제에 맞춰져 운영되고 있다. 활동 특성으로 인해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었던 예술인이라면 한번 씩 생각해봤을 것이다. ‘왜 우리 같은 활동을 하는 부모들을 위해 저녁에도, 주말에도, 학교 방학기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센터는 없는 거야.’ 이런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센터가 바로 예술인자녀를 위한 시간제돌봄센터다.



ⓒ예술인자녀돌봄센터

2014년에 대학로에 반디돌봄센터가, 2017년에는 마포구 망원동에 예술인자녀돌봄센터(예봄센터)가 문을 열었다. 모두 예술인자녀 시간제돌봄센터다. 반디돌봄센터는 대학로에 있어 공연예술인들이 이용하고 있고, 예봄센터는 마포구와 인근 자치구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4개월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예술인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어 돌봄비도 1시간에 500원, 친환경 간식과 식사도 1000-1500원이다. 저렴한 돌봄비는 많은 예술인들의 불안정한 소득구조와 양육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정부의 보육과 돌봄서비스가 많은데 왜 예술인만을 위한 시간제 돌봄센터가 필요하냐고 묻는 이들도 있다. 예봄센터에 오시는 예술인 부모들이 정부의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예약시스템, 운영시간, 돌봄비, 이용가정기준 등 예술인 부모들이 돌봄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은 부분들은 참으로 많다. 예술 활동을 위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하교 이후, 저녁과 주말, 방학기간에 아이를 믿고 맡길 곳과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출산과 양육으로 그동안 미뤘던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자녀 돌봄이 가장 큰 숙제였는데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이런 곳이 있어 다행이라는 부모님, 주말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다니는 자매의 돌봄이 고민이었는데 예봄센터가 생겨 매주 주말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오시는 부모님, 아이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예술인이어서 좋은 일도 있네요’라며 웃으시는 부모님, 조금 먼 거리에 살고 계시지만 유치원도 방학하는 기간동안 매일 아침 일찍부터 남매를 데려 오시는 부모님에게 예봄센터는 행복한 비빌 언덕이 되었다고 한다.





ⓒ예술인자녀돌봄센터

예봄센터는 마당이 있는 이층 단독주택에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흙놀이를 할 수 있고, 텃밭도 가꿀 수 있는 곳, 집처럼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하루의 흐름 속에서 자기주도 놀이 활동, 감성교육, 공동체교육, 놀이와 작업이 어우러진 예술교육, 자연친화적인 활동, 연령통합의 놀이공간과 자유로운 공간 통합교육을 지향하며 운영되고 있다. 예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은 사회적기업 YMCA서울아가야이다. 아가야는 2006년부터 국내 최초의 시간제돌봄센터를 운영해왔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위의 교육방향을 이어오며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기관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형, 누나, 언니, 동생들을 사귀게 된다. 연령 통합 돌봄이어서 다른 연령이 함께 있으면 돌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예봄센터는 연령통합 놀이 활동이 연령차에 따른 힘의 우위와 수직적 인간관계가 아닌 각각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나간다고 생각한다.



ⓒ예술인자녀돌봄센터

예술인자녀 시간제돌봄센터는 현재 서울 내 2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예술인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성에 맞게 운영되는 제 3의, 제 4의 시간제돌봄센터로 이어지길 바란다. 예봄센터는 오늘도 대문을 열고 들어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반디돌봄센터,예술인자녀돌봄센터 주소 운영시간 운영비 테이블
반디돌봄센터 예술인자녀돌봄센터

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3길 5번지

02-741-0347, cafe.daum.net/bandicare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73-30

02-3143-1919, cafe.naver.com/yebomcenter

화-금요일 13시-23시

토요일 9시-23시, 일요일 9시-20시

월요일 휴관

화-일요일 (9시)11시-20시(22시)

월요일 휴관

오전9시-11시, 20-22시는 사전 예약

예술인 자녀 : 24개월~초등 6학년

돌봄비: 1시간 기준 500원

간식비: 1,000원 중·석식비: 1,500원 *생협 먹거리 재료 사용


윤경아_YMCA서울아가야 대표 YMCA서울아가야 대표. 10년 조금 넘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수요자 중심의 시간제돌봄센터’가 마을 곳곳에 생기기를 꿈꾸며 센터를 운영해왔다. 예술인자녀 시간제돌봄사업은 아가야의 시간제돌봄서비스를 예술인자녀 돌봄에 맞게 적용한 사례여서 보람을 느낀다. 예봄센터를 부모와 아이, 교사의 ‘배움과 자람’이 함께 이루어지는 곳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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