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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센터

줌아웃 - 프/리뷰

제작 과정, 쇼케이스, 워크숍, 오디션, 경연대회 등의 현장을 소개합니다.

2017.12.28 조회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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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과정을’ 향하여
플로리앙 페이글과 함께한 2017서울국제안무워크숍 참가기

송주원_안무가, 댄스필름감독

Day_1


11월 15일 부터 19일까지, 서울무용센터에서 플로리앙 페이글(이하 플로리앙)의 워크숍에 참가하였다. 플로리앙은 “우리의 새로운 만남을 축하하면서, 새로움은 오랜 친구라던가 생각과의 안녕이다. 오늘 나의 오래된 자를 부러뜨리겠다” 하고는 접이 자의 접히지 않는 면을 뚝뚝 부러뜨렸다. 이렇게 구부려지는 것을 구부리는 것이 아니라 딱딱한 것을 부러뜨리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이후, 플로리앙은 아티스트로서 자신에 대해 설명하였고 수강생들도 스스로를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안무워크숍임에 불구하고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들 보다는 연극인, 무용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들과의 작업과정이 기대도 되었지만 더 많은 무용가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는 몸의 지성, 이미 몸이 알고 있는 개인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실질적인 접근을 위하여 영국의 비쥬얼 아티스트 조슈아 소퍼 www.joshuasofaer.com 의 라이브 렉쳐(Live Lecture)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질문과 행위가 오갔다. 퍼포먼스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하여 퍼포먼스를 만드는 것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에서 상상력을 발휘한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줌아웃 프리뷰 안무가, 댄스필름감독 송주원 관련 사진



역사와 사회적 사건은 개인의 사고 패러다임에 영향을 준다. 개인으로서의 작가가 이러한 거대한 변화를 어떻게 설계하고 담는지, 그 순간과 증거, 현상 등을 작업의 언어와 침묵사이에 어떻게 배치할지, 예술적 리서치와 작업 과정과 관련해 앞으로 계속 다룰 주요한 이론적 기반을 소개하고 수업을 위한 과제가 주어졌다.



과제
1. 현재 혹은 종전의 작업에 대한 5분 동안 구두로 설명하기
2. 현재 혹은 종전의 작업에 관계가 있는 3개의 사물 ? 소품, 의상, 상징적 중요성을 지니는 사물 등을 가져오기



Day_2


둘째 날은 예술적 과정이란 무엇인가에 더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작업의 과정이 지식을 만들고 있는지 이론까지 생산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로 시작하여 아티스틱한 리서치란 무엇인가? 아티스틱한 연구와 다른 연구란 무엇인가? 아티스틱한 과정과 다른 과정이 어떻게 다른가? 등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The 2 x 2 Matrix' 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경험과 관련된 구체적인 것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아방가르드 리서치와 패러다임을 쉬프트에 대한 철학적 사유 및 각 매체별 연구과정에 대한 수많은 질문이 오갔다. 매일의 수업과정은 오전에는 이론적 배경을, 오후에는 실행해보기와 질의응답, 토론시간을 가졌는데 이날은 첫 번째 숙제를 실행해보며 예술적 연구와 다른 연구들 사이의 차이, 직감, 예술적 연구에 있어서 선택, 결정, 관찰에 대하여 그룹별로 각자의 작업을 이야기하고 이를 전하는 과정을 통해 다른 시선을 경험했다.



줌아웃 프리뷰 안무가, 댄스필름감독 송주원 관련 사진



‘우리가 그것을 안다는 사실을 아는 것들. 우리가 그것을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들’‘우리가 그것을 안다는 것을 모르는 것들. 우리가 그것을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들’



Day_3


가을볕이 특별히 좋았던 셋째 날 아침 열시, 길고 마른 체구의 체크무늬 양복에 두텁고 반듯한 넥타이, 핑크색 양말을 신은 한 남자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불렀다.

'IF I COULD DESCRIBE WHAT I DO I WOULDN'T HAVE TO'
NEIL GAIMAN


작은 돌을 한 알씩 입 안 가득 담으며 한 구절 한 구절 반복하며 우물거리면서 이상하리만치 선명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입안에 돌이 하나씩 담길 때마다 그 무게와 질감이 느껴졌다. 흐르는 침과 빨개진 얼굴. 외침과 같은 노래이자 주문 같았다. 아침부터 심장이 쿵쾅거리고 이곳 스튜디오의 공기가 달라졌다.

그가 말했다. 사람들이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하고 묻는다고. 그때마다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그럴 때 이 인용문으로 대답을 한다고 했다. 이 대답은 영국작가인 닐 게이먼의 책에 나오는 글이라 했다.
‘만약 내가 하는 행위를 설명 할 수 있다면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공연예술이라는 것은 '지금, 여기'에 관한 패러다임에 기반 한 태도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사실 자체로 믿음이고 엔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플로리앙은 여러 발상들의 적용 가능성과 그 효과를 탐색하고, 이를 위한 연구 및 과정을 이해하며 나온 결과에 대해 표와 퍼포먼스를 통해 설명하였다. 첫날 과제로 챙겨온 사물들을 활용한 중심적인 것과 주변적인 것에 대한 작은 워크숍 작업이 진행되었다. 우리는 나와 우리의 작업에 관계가 있는 세 개의 상징적인 사물의 밖에서 그리고 안에서 탐험하기를 관찰하고 수행하며, 각각의 사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다른 관계를 맺는지 경험했다.

공간적 구성 - 소묘, 작문, 움직임 및 위치시키기에 대한 접근법들
움직임 구성 - 사물들 사이에서 움직이기
움직임 구성 - 사물들을 움직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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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과정에서의 제안들
플로리앙의 "From Image to Process" 소개 강의
영속농업적 디자인과 "Fluidity of Making" (Ingold) 관계 짓기
Ingold의 "The textility of making" (발췌문) 읽고 논의해보기



Day_4


넷째 날은 어제 작업의 여파로 워크숍에 더 깊게 다가가는 기분이었다.
과정 중심의 작업과 이미지 중심의 작업은 교차할 수 있으며, 작업의 질은 작가가 얼마나 변할 준비가 되었는지가 관건이다. 각 사물들의 관계에서 응집성, 매혹, 결합이 어떻게 관여하는지 중심과 주변의 상황을 만든다. 각각의 서술로 각기 다른 공간을 설계하고 연구 리서치 하는 연습이 감수성과 민감성을 상승시킬 수 있다.

플로리앙의 수업에서 예술작업 프렉티스의 네 가지 영역이 언급되었다. 안전한 지대라 생각하지만 조심스럽게 발견하는 지대, 자연적인 서식지면서 가장 위험한 지대, 이곳에서 최악의 상황을 인지하는 것, 필요성과 균형을 이루며 존재하지만 알 수 없는 지대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작업의 과정에서 길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다음 질문들로 이어졌다.



내가 주체자로 사물을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가?
사물이 나에게 움직임을 주는가?
나는 이것과 독립적인가?
나는 이것에 종속되어 있는가?
보는 거리를 어떻게?
보는 방식을 어떻게?
사물은 진실과 함께 놓여 있는데 그것이 방패가 되고 새로이 무장할 수 있는가?



줌아웃 프리뷰 안무가, 댄스필름감독 송주원 관련 사진



내가 선택한 사물들 1. 70년대 셔츠: 낭만, 정서, 시간을 머금은, 실크, 보드라움, 주름, 단추, 바느질, 구김 2. 주사위: 매직,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선택 같거나 다르다. 우연에 기댄다. 3. 오래된 나뭇가지: 길잡이, 마디, 확장, 결, 틀어짐, 지팡이, 손잡이



Day_5


다섯 번째 날, 오늘은 워크숍의 마지막 날이다. 지난 나흘간의 여정에서 접한 이론적 틀을 다시 언급하고, 영속 농업적 디자인과 관계 짓기를 예로 추가적인 관점 및 예술작업에 나열된 발상들의 적용 가능성들 및 효과들의 탐색에 대한 과정을 요약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오후 세션에는 어제 내어준 과제를 발표했다.
1. 사물들에 대한 가장 슬픈 노래를 만들기
2. 가장 환상적인 초청장 쓰기
3. 사물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시간을 가지기였다.


사물을 통해 감정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네비게이션이 필요하고 사물과 관계, 감정이 찾아오는데 사물과 다른 경로로 접근하는 것을 보았고 사물을 노래하는 것이 전혀 다른 틀을 제공했다. 10가지 대사가 있는 상태가 완전하지 않지만 더 섞어보고 질문을 계속해 나가야 하며, 직설과 둘러 이야기 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초청(invitation)과 포인트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단편적으로 사물의 특성을 설정하고 행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리서치 연구와 과정을 보면서, 이 사물이 초대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아이디어가 더 더해질 수 있는지, 어떤 정보를 주는 지, 어떤 에너지를 주는지, 공연시 어떻게 그 초청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후 우리는 선택한 사물과, 또는 선택하지 않은 사물과 작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했다. ‘원래의 나에 대해, 지금의 나를 위해 생각해보자. 힘들면 힘들다고, 모르면 모르겠다고 하고 또 찾고 만들어가자.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으로 살았던 나를 떠올리며 올해가 지나기 전에 묵은 사물, 사람, 감정들과 작별하자’라고 적었다. ‘마지막은 언제나 슬픈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선생님과 수강생 모두 체온을 나누듯 따스한 작별의 포옹을 나누며 워크숍을 마쳤다.



후기


이 워크숍을 지원할 때는 그 동안 경험해 왔던 안무 워크숍과 크게 다를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과정 내내 달랐다. 무브먼트가 주가 되어 구축되는 안무과정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에서 어떻게 찾고 실천하고, 결과물이 나오는지에 대해 작업자로 작업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 질문들을 스스로의 내밀한 작업을 통해 다시보고 다르게 질문 하며 그 답을 찾아보는 시간이었다. 웹 사이트에서, 노동에서, 디자인에서, 아방가르드 리서치 과정과 강의를 위한 레퍼런스 자료, 개인 경험의 소개,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 열 시에 보여준 퍼포먼스까지. 이 과정은 강의제목 그대로 ‘예술적 과정을’ 향하여 가는, 지금까지의 경험 중 가장 많은 질문들이 오갔던 워크숍이었다.

예술연구란 무엇인가? 예술적 과정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오 년 간 장소 특정형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응당 장소 리서치나 실제 사건들, 개인의 에피소드에 따르는 질문들에 놀이와 규칙이라는 구조를 더하여 장소에 몸의 서사를 덧입히는 방식의 작업을 해왔다. 이런 나의 작업 과정에서 리서치 과정과 프렉티스 과정의 접근방식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느 날 부터, ‘이 작업이 누구를 위한 작업인가?’에 대한 물음이 생겼다. 내 작업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최근 작업을 마치고 이 워크숍을 듣게 되었는데 작업의 과정은 다양한 위치에 서 있는 상태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무엇을 생산하느냐? 즉, 담론을 생산 하느냐? 결과를 생산 하느냐? 과정을 생산 하느냐? 에 따라 다양한 시선으로 작업을 바라볼 수 있다. 내 작업을 좀 더 유연하고 단단하게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작업의 과정에 대해 구조적으로 개념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송주원 국내외 무대에서 안무가, 무용수로 활동해 온 송주원은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술장르와 적극적인 교류를 해왔다. 시공간을 넘어선 도시공간에서 몸으로 만나는 삶에 대해 독백하는 듯 한 ‘몸짓’에 주목하며, 극장 중심의 무용공연에서 장소 특정형 공연으로 그리고 댄스필름으로 매체를 확장 하였다. 2013년 이후 전문무용수, 비전문무용수들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무브먼트 그룹 <일일댄스프로젝트그룹> 과 “도시공간무용프로젝트 풍정.각(風情.刻) 시리즈” 를 통하여 ‘도시공간-몸-지금,여기’ 에 대한 내밀한 질의와 담론을 펼쳐 나가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송주원_안무가, 댄스필름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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