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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17.07.27 조회 5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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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기록의 상관관계

글, 정리_권윤희(《춤:in》영 프로페셔널 기자)

모더레이터: 허영균(예술·공연예술출판사 1도씨 디렉터)
좌담: 이영선(이영선창작스튜디오), 조아라(몸소리말조아라)
참관: 김연임(《춤:in》 편집장)

창작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기록이란 전부와도 같다. 보이지 않는 상상 속의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작업의 특성상 머릿속에 떠오른 찰나의 생각은 금세 소멸해버리기 때문이다. 기록의 형태는 가지각색이겠으나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창작과정을 반추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어떤 예술가든 자기만의 기록방식을 사용한다. 오늘은 자기기록을 뛰어넘어 그 기록을 관객에게 혹은 독자에게 공개한 두 예술가 이영선과 조아라를 만났다.



줌아웃 대화 웹진《춤:in》영 프로페셔널 기자 권윤희 관련 사진

왼쪽부터 이영선, 조아라, 허영균 ⓒ박호상


모더레이터 허영균(이하 허영균): 두 분 모두 책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자기기록을 남겼고 또 그것과 연관된 공연을 창작한 접점이 있네요. 먼저 서로의 소개와 현재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한 얘기 부탁드립니다.

몸소리말조아라 조아라(이하 조아라): 저는 판소리와 연기를 전공했습니다. 현재는 이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하여 다양한 이야기와 형식을 시도하는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배우로서 주로 활동하다가 또 소리꾼으로서 활동하다가 2011년도에 첫 작품을 발표했고 그 이후 연출자, 작가, 퍼포머로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 2015년도에는 같은 해에 무대에 오른 공연내용을 기록한 <어쩔 수가 없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영선창작스튜디오 이영선(이하 이영선): 처음에 무용과 안무로 시작했지만 그 개념이 폭넓어지면서 최근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적절한 매체 또는 루트를 찾아서 표현하고 있어요. 이것이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모든 곳에도 속할 수 있는 종류의 예술로 생각하여 ‘영선아트’라고 지칭하고 있어요. 하나의 창작의 일환으로서 2016년에 <검은 드로잉>을 출간하였고 이번 하반기에 복합전시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기록을 시작하게 된 계기


허영균: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책의 출판까지 기획하는 일은 흔하진 않은데요. 작품 준비의 어떤 지점에서부터 책을 위한 기록을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조아라: 저 같은 경우 기록이 일상화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제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인데 매 수업시간에 수업일지를 쓰게 했던 것이 몸에 남아 기록이 익숙하게 됐거든요. 그리고 제가 했던 공연이 아버지와 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아버지가 과거에 코미디언이셨어요. 아버지가 비디오로 모든 기록을 남기셨기 때문에 작품을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었거든요. 그것들을 보면서 기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연출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의 작업방법을 찾아가는 연구로써 기록을 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스태프들에게 나의 작업방식을 공유하기 위함이었어요. 저의 작업방식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영선: 당시 느꼈던 기분을 다시 환기시키기 위하여 리코딩이나 그림 혹은 글을 계속 써왔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 이 노트가 꽤 많이 쌓인 거예요. 마치 화가들이 자기만의 기술이 반복되면 쌓이듯이 저도 모르게 드로잉 스타일 같은 것이 형성돼서 재밌더라고요. 이 쌓여있던 아이디어들을 잊어버렸다가 다시 기억이 나고 하는 반복되는 과정에서 몇 년 정도 속성돼있으면 후엔 제게 깊은 의미로 다가오더라고요. 『검은 드로잉』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원래 있었지만 2013년도에 솔로 공연의 마지막에 창작과정을 슬라이드 형식으로 관객에게 보여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관객들이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그것에 더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한 번 책으로 발전시켜보라는 코멘트도 있었고요.



기록의 역할


허영균: 수집과 정리의 역할로서의 기록이 있는 한편, 창작을 위한 영감 모으기랄까요. 재료 모으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두 분의 창작에 있어 기록의 궁극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조아라: 떠오르는 것, 붙잡고 싶은 것, 감각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제가 다 기억을 못하거든요. 언제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수집을 하는 거예요. 100개의 돌다리를 다 두드려 보고나서 그 중에 필요한 것들을 흡수하고 하나로 취합해가는 과정이 저의 작업방식인 것 같아요. 그리고 공연이 전혀 남지 않잖아요. 기록되지 않는 그 허망함! 그 허망함을 남겨야 할 것 같은 거예요. 그리고 기록으로 남겼을 때 공연을 공유하지 않은 관객,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도 기록물을 통해서 저를 다시금 만날 수 있더라고요.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줌아웃 대화 웹진《춤:in》영 프로페셔널 기자 권윤희 관련 사진

이영선(이영선창작스튜디오) ⓒ박호상


이영선: 제가 평소에 기록을 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 쓰이지 않더라도 데이터를 축적하면 언젠가 제가 생각할 수 없었던 어떤 것들이 나오게 되거든요. 메모를 되돌아보면 어디서 이 아이디어의 원천이 나왔는지에 대한 걸 발견할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뿐 아니라 표현하고자하는 결과물의 근간을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하면서 반복을 하게 되면 그것이 테크닉이 되거든요. 드로잉의 테크닉이든 글의 테크닉이든 무용의 테크닉이든. 창작의 과정을 겪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구축할 수 있는 테크닉이 쌓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 창작과정이 중요해요.



자기기록 방식으로 ‘책’이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된 이유


허영균: ‘아무도 기록하지 않는 나를 내가 기록하겠다’라는 의미도 있고 또 공연과 전시는 사라지잖아요. 사실은 사라진다는 게 큰 특징이자 아쉬움이기도 한데 장점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책으로 내버리면 그때 그 생각들이나 내용들이 박제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라는 형태를 선택해서 기록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왜 책이라는 매체를 선택하여 출간을 하시게 된 건가요?

조아라: 처음에 출간의 필요와 욕구를 느낀 건 제가 출발이 판소리꾼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판소리는 원래 구전을 통해서 전수되잖아요. 남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 자명한데 시대의 흐름에 맞게 남겨져야 되는 것이 아닐까? 퍼포머로서 소리꾼으로서 기록을 잘 남겨야겠다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꼈어요. ‘옛날 <수궁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생각하는 <수궁가>, 내 시선으로 바라보는 <수궁가>를 다시 불러야 이야기꾼으로서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창작을 한 작품이 바로 <수궁가가 조아라>에요. 만약에 공연만 되고 끝나게 되면 다 사라지잖아요. 이 작품을 만든 이유가 동시대 사람들이 쉽게 판소리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쉽게 풀어서 쓰고자한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책으로 만들면 <수궁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출판을 추진하게 되었어요. 공연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는 또 다른 맥락에서의 장점이 있는 거죠.

이영선: 『검은 드로잉』을 출간하게 된 이유는 제가 만든 작품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함이에요. 1회성 공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배포해서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또 이게 저한테는 결과물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영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혼자 소유하는 것보다 이것을 본 다른 작가가 제가 가진 모티브를 다르게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과정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일부는 과정이지만 여전히 나한테는 날 것의 아이디어였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날 것의 아이디어가 또 다른 형태로 진화될 수도 있으니까요.



‘책’이 퍼포먼스를 기록하는 매체로써 적합한가?


허영균: 공연과 책은 무척 다른데 책이라는 매체가 알맞은 매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영선: 책으로는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없어요. 『검은 드로잉』은 사실 제가 발표할 작품의 일부에요. 저는 이걸 책이라는 형태로 갖고 있지만 이것이 전시되는 방식도 하나의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책이지만 사실 전시작품일 수 있고 조각일 수도 있고 설치이기도 하거든요. ‘꼭 책이어야 해’는 아니었고 지면에 그림이라는 형태로 한 번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유통과정도 기존의 책과는 많이 달라요. 기존의 유통과정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저는 전시장에서 전시되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어떤 사람은 그걸 보면서 ‘살 수 있는 책인가? 전시의 일부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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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몸소리말조아라) ⓒ박호상


조아라: 책이라는 매체를 잘 알아서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이것이 또 하나의 놀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술 분야 안에서 경계 없이 놀고 싶은데, 어느 순간 문학이라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하나의 놀이가 된 것 같아요. 잘해서 시작한 건 아니지만 좋아서 재밌어서 궁금해서 호기심으로 시작했거든요. 또 책으로 모르는 누군가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예를 들면 저는 프리다 칼로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림을 통해서 그녀를 만날 수도 있지만 프리다 칼로가 쓴 책을 통해서 그녀를 느낄 수도 있거든요. 저를 모르는 누군가가 제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저를 만날 수 있다면 그것도 재밌는 일일 것 같은데요?



과정의 중요성


허영균: 창작과정에서 선택과 탈락을 거쳐 남은 것이 결과인데, 결과보다도 오히려 창작의 과정 자체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조아라: 결과가 우리는 참 중요하잖아요. 공연도 잘 해야 하고 결과물도 좋아야하는데 살면서 ‘정말 중요한 건 뭘까’라고 다시 질문했을 때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 과정이 너무 힘든데 차곡차곡 밟아서 제 안에 흡수했을 때 삶이 아주 조금, 정말 열심히 그 과정을 밟았을 때 변하는 것 같아요. 근데 대충하면 잘 바뀌지가 않는 것 같아요. 질문들을 잘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과정들을 어떻게 겪어내느냐의 문제인 것 같은데 결국은 ‘작업방식이 내 삶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영선: 저도 똑같은 게 한 마디로 말하면 그냥 삶이에요. ‘과정이다, 결과다’라고 구분하는 건 사실 외부 사람들의 시각이고 창작자로서 과정이라는 것은 삶이고 매일이고 그냥 저에요. 그래서 주체할 수 없고 숨 쉬는 것처럼 안 하면 안 되기 때문에 그것을 계속 하는 것 같아요.

조아라: 또 하나는 이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인 것 같아요. 무대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그 모습을, 이 한 순간을 위해서 얼마나 연습했는가를요. 우리는 양면이 있는데 왜 앞면만 보려할까요? 저한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해요. 꽃길만 걷고 싶은데 꽃길만 있지 않으니까. 양면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 삶이지 않을까? 제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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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균(예술·공연예술 출판사 1도씨 디렉터) ⓒ박호상


허영균: 제가 『어쩔 수가 없어』 북 리뷰를 봤는데 ‘왜 예술가가 자기 추적을 셀프로 하냐’는 말도 있었어요. 아까 말했지만 ‘아무도 기록하지 않는 나를 내가 기록하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내가 가장 나를 잘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남이 꼭 나를 기록해줘야만 하는가 혹은 타인이 하는 기록만이 객관적인 기록인가 아니면 객관적인 기록만이 맞는 기록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영선: 창작과정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특히나 무용가한테는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움직이는 사람들의 창작적인 마인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기술한 기록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것을 제가 사실 연결하고 싶었어요. 창작자는 자기만의 언어로 그 창작과정을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그것에 대해서 또 자부심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관객과 독자에 대한 고려


허영균: 이렇게 책을 내거나 기록을 했을 때 관객과 독자를 고려하시나요? 관객과 독자가 같은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잖아요. 분명히 공연을 안 보고 책을 사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공연만 본 사람들이 이 책을 충분히 읽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가 있듯이 공연을 보지 않고 책만 읽었을 때 생기는 공연에 대한 오해도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아라: 책으로만 만났을 때 독자 스스로 상상을 통해 조직할 수 있는 그런 여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오해되지 않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이영선: 책을 만들 때 그 타협점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예술 분야의 책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독자는 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해요. 그리고 오해라고 말씀하셨는데 오해라기 보다는 또 다른 상상 또 다른 창작적인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책하고 제 창작물하고 연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연관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완벽한 소통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밸런스가 중요한 게 과도하게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제가 정말 하려는 말을 잃어버리게 되어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디에 밸런스 지점을 넣을 것인가. 그게 힘든 부분이에요. 그런데 예술가가 독자만, 관객만 모집하려고 예술을 하면 본인이 재미가 없어져요. 그 밸런스 지점은 예술가 본인도 재미있고 관객도 어느 정도 소통이 될 만한 그 지점인 것 같아요.

조아라: 약간 비슷한 지적일 수 있는데 제가 책을 내보니까 작가들의 도록이나 작업과정을 담은 책들을 유심히 보게 돼요. 예를 들어 어느 미술관에서 작품을 팔기 위해서 편집한 걸 보면 별로 매력이 없어요. 그런데 자기 색깔이 잘 묻어나는 작품은 이해는 잘 안 되지만 더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기록물을 출판하고자하는 예술가들을 위하여


김연임: 다른 사람들도 이런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못해본 사람도 있을 것 같고 아니면 이런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됐잖아요. 혹시 추후에 자기 작업을 기록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서 팁을 주실 수 있을까요?

줌아웃 대화 웹진《춤:in》영 프로페셔널 기자 권윤희 관련 사진

왼쪽부터 이영선, 조아라 ⓒ박호상


이영선: 아이디어는 다 각자의 것이니까 사실 기술적인 거겠죠. 예를 들면 출판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제조적인 것, 법적인 것 그 다음에 유통과정이라든지 아니면 편집 이런 것들. 정말 헤맸거든요. 저도 주먹구구식으로 했기 때문에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제가 팁을 드릴 수 있겠죠.

김연임: 그럼 연락드려도 되는 거예요?

이영선: 그렇죠. 전 어렵게 했지만 원하시면 출판사 등록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조아라: 저도 그런 선례들이 너무나 알고 싶었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수궁가가 조아라>를 처음 출판하게 됐거든요. 전통을 하는 친구들이 전통기술만 연마하고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자기 작업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선례가 되면 감사하고 이후에 저 뿐만 아니라 이런 작업들이 계속해서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가 없어>에 ‘멀고도 험하고도 거치도다. 가다보면 분명히 설 곳이 있느니라’ 이런 노래구절이 있어요. 저의 작업들이 잘해서 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될 때까지 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했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힘들 때 그럼에도 자기를 계속 토닥이면서 하는 것, 자기 스스로를 믿고 계속 하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허영균 예술·공연예술출판사 1도씨 디렉터
(재)국립극단 학술출판팀 에디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예술극장 프로그래밍 코디네이터로 근무했다. 프린지페스티벌, 다리 인큐베이팅, 하이서울페스티벌 등을 통해 창작 활동을 지속했다. 현재는 예술-공연예술 출판사 1도씨를 운영하고 있다. 기록과 창작을 병행하며, 공연예술을 공연의 외부로 끌고 나가는 것이 최근의 관심사다.

이영선 무용/다원창작 예술가, 이영선창작스튜디오 대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무용석사 (MFA in Dance, University of Illinois-Urbana Champaign (UIUC))를 졸업하였다. 국내외 공연/전시/독립출판 및 국제 프로젝트/레지던시(한국, 영국, 미국)에 다수 참여하였으며, 현재 천안에서 이영선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조아라 몸소리말조아라 대표
배우, 소리꾼, 작가, 연출, 퍼포머로 활동하며 경계없이 놀고 있다. 2016년 서울연극인대상 연기상 수상하였으며, 창작품인 『어쩔 수가 없어』, 『수궁가가 조아라』를 출판했다.


글, 정리_권윤희(웹진《춤:in》영 프로페셔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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