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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17.04.27 조회 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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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지도 위로 걷기 : 통의동 보안여관 x 플랫폼A

춤인편집부 (진행 및 정리: 김정현)

줌아웃 대화 김정현 관련 사진

장소: 카페 고희 ⓒ박호상


2014년


김정현 : 창파 씨는 보안여관에서 오랫동안 일하셨죠?

창파 : 첫 프로젝트를 한 건 2009년인데, 그 때는 외부 큐레이터로 기획에 참여했고, 2010년부터 근무했어요.

김정현 : 이제 2017년이니 7년이 됐네요. 7년 전과 서촌 분위기가 다를 것 같아요. 가장 체감되는 게 어떤 건가요?

창파 : 제가 처음에 왔을 때 서촌의 문화예술 활동과 공간이 주목 받기 시작한 시기였어요. 당시 보안여관은 문화예술 공간이라고 표명하기 보다는 간간히 전시를 하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색하고 있었어요. 이 주변은 지금보다 조금 더 고즈넉하고 서촌의 느낌과 정체성이 확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점점 주목을 받으면서 인사동, 삼청동, 대학로가 변해가듯이 상업적인 물결 속에 들어온 것 같고요. 처음 이 동네에 왔을 때 앞으로 5년 안에 변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정말 빠른 속도로 변했죠.

김정현 : 플랫폼A는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윤정아 : 2014년 봄부터 시작했어요. 창파 씨가 말씀하신 그 변화하는 시기에 빨려 들어왔어요. 제 오랜 친구의 아버님이 영화감독인데 그 분의 작업실이 서촌에 있었어요. 제가 공연 예술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했더니 무조건 서촌에서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마침 좋은 장소가 있어서 지하로 기어들어왔죠 (웃음).

김정현 : 2014년이면 보안여관에서 서울루나포토 페스티벌을 시작했을 때죠?

창파 : 맞아요. 이전까지는 단편적인 기획을 하다가 매년 반복적으로 할 수 있으면서도 좀 더 심층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얘기를 하다가 실행하게 됐죠.

김정현 : 류가헌, 카페 고희, 더 북 소사이어티 등 서촌의 여러 공간과 함께 만들면서 기획이나 주관은 보안여관에서 하고 있는데, 특히 ‘사진’ 페스티벌을 기획한 이유가 있나요?



줌아웃 대화 김정현 관련 사진

2014 서울루나포토 페스티벌 ⓒ박호상


창파 : ‘사진’ 축제가 필요하다는 건 아니었어요. 보안여관 최성우 대표님이 사용하는 용어인데 서촌의 공간들은 독립 공화국처럼 각자의 표상과 정체성을 갖고 운영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서촌이 주목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 지역의 축제를 만들자는 얘기가 많았어요. 연대할 수 있는 좋은 장치이지만 때로는 지역이라는 것으로만 묶였을 때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많이 자제하고 조심하고 있었어요. 2014년에 처음 서울루나포토 페스티벌을 기획하긴 했지만, 이전부터 그런 것들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가령 ‘세모아(세상 모든 아마추어)’는 2010년부터 소소하게 시작했어요. 보안여관을 좋아하는 작가와 기획자, 그리고 여기 카페 고희처럼 주변 공간 운영자들이 모여서 서로 안부를 묻고, 본업이 아니라 취미로 만든 걸 판매하는 벼룩시장 겸 장터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보안여관 전체에서 공연과 전시를 하고 ‘몸빼바지 만들기’ 같은 워크숍을 하면서 제작문화와도 결합했어요. 보안여관에서는 계속해서 그런 소통의 장을 만들려고 해왔어요.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많이 시도했는데, 그 중 예술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잘 보여준 게 루나포토 페스티벌인 것 같아요.

김정현 : 윤정아 씨는 이런 지역 행사를 알고 있었나요?

윤정아 : 아니오. 보안여관은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 됐는데, 말씀을 들어보니 저희도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인력이 잘 꾸려져있는 게 아니라 소소하게 시작했는데, 배우면서 따라가면 될 것 같아요 (웃음).

김정현 : 서촌을 문화예술 ‘촌’처럼 인식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보안여관이나 대림미술관 등을 중심으로 한 활동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공연예술 맥락에서 자주 언급되진 않는 것 같아요.

윤정아 : 사실 플랫폼A는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를 피해서 서촌으로 왔어요. 올해부터 홀로 운영을 맡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연극 연출가와 함께 시작했는데, 젊은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이 부족하고, 대학로의 공연장을 대관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굳이 극장이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공유했어요. 서촌이라면 극장이 아니어도 어디서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지속적인 만남


김정현 : 플랫폼A는 연습실 겸 공연장으로 사용되지만, 무용 수업도 하지요?

윤정아 : 네. 그런데 일반 무용 학원과 분위기가 달라요. 수업하는 선생님들이 현직 안무가라 그런 것 같아요. 창작 활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수업을 하니 분명 다른 게 나오는 것 같아요. 수강생 중에는 공연예술 전반에 관심이 많은 다른 장르 예술가나 기획자가 많아요. 매 해 연말에 발표회와 송년 파티를 하는데, 기획자 분들이 후원도 해주시고 사진가가 촬영도 해줘요. 일반적인 수익 사업이라기보다는 상호작용을 하는 분위기가 강해요. 그렇게 3년을 보내면서 플랫폼A의 색이 생긴 것 같아요.

김정현 :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거네요. 처음 두 분과의 대화를 준비하면서 지역 기반의 페스티벌을 주관한다는 점에서 활동 양상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약간의 차이가 있네요. 플랫폼A는 다른 기관과의 협력보다는 플랫폼A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집중하고, 보안여관은 다른 기관이나 공간을 연결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창파 : 네.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면 보안여관이 가려는 방향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어요. 왜냐하면 보안여관에서 주관하는 루나포토 페스티벌은 서촌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공간들과 협력해서 만들고 있지만 그 외에도 대부분 보안여관에서 이뤄지는 행사들이 비슷한 맥락에 있거든요. ‘두럭’이라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도 작가들이 일방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게 아니고, 작가들과 함께 현장에서 필요한 걸 고민하며 기획한 거예요. 오랜 기간 만나면서 보안여관과 작가가 공생하며 연대할 수 있는 방향을 찾으면서 프로젝트를 연결해 가는 거죠.



줌아웃 대화 김정현 관련 사진

2017 서촌공연예술축제 ⓒ박호상


윤정아 : 서촌공연예술축제는 2015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열흘 동안 매일 두 세 개씩 다른 프로그램을 벌였는데, 저와 연극 연출가 단 두 사람이 일을 도맡아했어요. 총 24개 팀이 통인 시장, 카페, 플랫폼A에서 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다 보니 맨 정신이 아니었죠. 그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 게 있어요. 참여하는 사람이 계속 바뀌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플랫폼이 되어서 그곳을 거쳐 가는 사람들과 함께 뻗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거요. 그래서 2회 축제를 열 때 1회 참여자들에게 참여 의사를 물어봐서 함께 했어요. 그런 지점에서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는 플랫폼에 있는 안무가들이 진행 위원으로 참여해서 함께 의논하며 만들었어요.

김정현 : 올해는 공모를 했죠?

윤정아 : 네, 처음으로요. 처음 두 번은 알음알음 모았는데, 3회에서 공모를 해봤어요. 제 생각은 아니었고 진행 위원 회의 중에 그렇게 정했죠. 소소하게 단 열 팀이라도 지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열댓 팀이 지원한 거예요. 작은 규모이지만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권위 의식을 갖고 선정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플랫폼A의 여건에 맞는 사람을 뽑기로 하고 투표를 했어요. 두 세 팀 정도를 최종적으로 초대할 수 있었죠.

김정현 : 심사 개념이라기보다는 새롭게 협력 작가를 찾는 과정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보안여관도 작가 공동체를 이루면서 꾸준히 기획을 해나가고 있지요?

창파 : ‘두럭’이라든가 ‘세모아’처럼 작가들과 계속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두고 있어요. 두럭은 2012년부터 2016년에 걸쳐 3기까지 작가가 나놨어요. 그 작가들과 워크숍을 같이 하고 다음 해에는 전시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꾸준히 연결되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작가들이 또 다른 개인전을 제안할 수도 있고요. 이런 식으로 보안여관은 작가들과 연대를 이어가고 있어요. 대외적으로 공모를 하진 않았어요. 전시 공간이 1년 내내 운영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었거든요.

윤정아 : 저희도 이번에 쇼케이스 팀과 레지던시 팀을 나눠서 운영했어요. 레지던시 팀에게는 연습실을 제공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같이 작업 얘기를 하는 식으로 진행해봤어요. 레지던시 작가들이 내년 축제에는 쇼케이스 작가로 참여할 수 있겠죠. 같이 나아간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지도 위로 걷기


줌아웃 대화 김정현 관련 사진

2015 서울루나포토 페스티벌 ⓒ박호상


창파 : 루나포토 페스티벌은 달밤에 사진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만들었어요. 보안여관뿐 아니라 주변 공간들과 함께 축제처럼 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운영위를 조직했어요. 류가헌, 언더그라운드, 카페 고희가 그렇게 함께 하게 됐고, 조금 떨어져 있지만 부암동의 공간291도 함께 했어요. 프로그램은 사진 기획자 송수정 씨 등이 기획했고요. 보안여관 주최로 기금을 받지만 각 공간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섭외하도록 하고 있어요. 첫 회는 기간을 맞춰서 각자 프로그래밍 하도록 했어요. 사진 축제라는 게 정치적이고 권위적인 비엔날레 방식이 많은데, 그런 것 말고 좀 더 소소하게, 대중에게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선보일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 그래서 경복궁에서 사진 스크리닝도 해봤어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촌의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한 거죠. 달밤에 경복궁 안에서 큰 스크린을 통해서 작품을 보는 건데,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1회는 경복궁 고궁 박물관 앞에서 했고, 2회는 덕수궁 마당에서 스크리닝 했어요. 서촌의 전통적인 공간에서 현대적인 예술작품을 보여주는 게 루나포토 페스티벌의 핵심이죠.

김정현 : 실내 전시 외에 길거리 프로젝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령 골목을 산책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죠. 그런데 엄격하게 서촌에만 한정하는 건 아니네요?

창파 : 맞아요. 서촌을 중심으로 하지만요. ‘독립 공화국’의 동선을 잘 이어줘야 하죠. 정아 씨는 동선을 어떻게 연결하셨어요? 많은 공간에서 하셨는데.

윤정아 : 올해는 플랫폼A와 보안여관에서만 했고요, 작년까지는 통인시장과 수성동 계곡 앞, 그 중간의 카페 등에서 했어요.

김정현 : 지역 기반 축제라는 게 동선이 중요하군요.

창파 : 루나포토 페스티벌이 올해 4회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1회부터 3회까지는 보안여관이 진행했는데, 4회는 사진가 김익현과 홍진훤 씨가 주축이 되서 준비하고 있어요. 페스티벌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약 5년 이후에는 운영위원들보다 젊은 세대의 기획자와 사진가가 중심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새로운 작가들에게 넘어가게 돼서 기대하고 있어요.

김정현 : 서촌공연예술축제도 축제라는 플랫폼의 성격 상 다른 기관과의 협력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윤정아 : 제 생각에 같은 서촌이라도 보안여관이 있는 곳과 플랫폼 A가 위치한 곳의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경복궁역 주변은 관광객도 많고 상업화의 중심지잖아요. 주말에 사람도 많고요. 이곳이 완전히 삼청동처럼 상업화되는 건 싫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상업화가 되지 않으면 사람이 없는 곳에서 축제를 하게 된다는 게 딜레마일 것 같아요. 그래서 상업 공간을 배척하고 경계하기 보다는 함께 할 수 있는 게 있는 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생활과 관객


창파 : 보안여관 주변에도 초기에는 원주민분들이 살고 계셨어요. 80년대까지 통제도 많았고 신분증을 보여줘야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이었어요. 제가 듣기로 통의동 자체가 워낙에 작아서 이 쪽이 개발도 안됐고 정치인들이 표를 받을 수가 없는, 사람들이 별로 안살기 때문에, 그래서 버려진 공간처럼 있어서 그게 오히려 지금의 서촌의 특징이 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그런 젠트리피케이션에서 보면 양가적인 시각을 갖고 있겠죠. 여기에 땅이나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상업화를 바랄 수 있고, 이런 분위기가 좋아서 들어오는 저희같은 사람들은 개발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비싸지면 밀려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많은 예술들로 주목을 받거나 서촌이 갖고 있는 분위기가 반가우면서도 무섭기도 해요. 보안여관 주변이 계속 변해가면서 그 뒤에 사는 원주민들이 사라져가고 어떤 사무실들이 들어온다든가, 공간들이 바꾸면서, 어떻게 보면 멈출 수 없는 도시의 특성이긴 하지만요.

김정현 : 보안여관은 역사적인 공간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잖아요. 40년대에 형성된 숙박시설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공간 특성을 살려서 생활밀착형 혹은 장소특정적 작업을 추구한다고 소개하고 있어요. 미술계 맥락에서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약 지난 3년 간 서울 곳곳에 생활공간을 개조한 공간이 많이 등장하면서 비슷한 성격의 기획이 자주 보였어요. 보안여관 입장에서 이런 경향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해요.

창파 : 글쎄요. 저도 대표님 생각이 궁금하긴 한데 (웃음). 생활공간을 활용한 전시 공간은 화이트큐브보다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같아요. 또,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생활공간에 많이 관심을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공간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점점 더 많은 공간이 생겨나는 게 아닌가 싶네요.

김정현 : 생활공간을 활용한 전시 공간은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기보단 지역 기반으로 관객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플랫폼A의 활동도 극장 밀집지역이 아닌 서촌에서 새로운 관객을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줌아웃 대화 김정현 관련 사진

(좌) 플랫폼A 대표 윤정아
(우) 통의동 보안여관 큐레이터 창파
ⓒ박호상


윤정아 : 플랫폼A의 무용 수업은 전문가나 전공자를 육성하는 것보다 문화예술 애호가를 대상으로 하면서 교류를 하는 데 목적이 있어요. 3년 간 운영해보니 수강생들이 관객이 되고 작품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게 됐어요. 불특정 다수에 홍보를 해서 계속 다른 관객을 유치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관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오는 모습을 올해 더 많이 보게 됐어요. 대학로를 벗어나 플랫폼을 구축하니 다른 성향의 예술가들이 모이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우리가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또, 창작자 입장에서 보면 경력이 없으면 지원금 신청을 할 수 없잖아요. 최초의 경력은 누가 만들어주나 하는 의문이 있었고, 플랫폼A가 그걸 만들자는 생각으로 축제를 시작한 거였어요.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걸 구현할 수 있게 해보자는 거였죠. 작업의 결과가 좋은 그렇지 않든 일단 패보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갓 졸업한 사람에게 카페에서 전시할 수 있게 하고 기록을 남겼죠. 그리고 창작자가 첫 작품을 만들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창작 환경 상 1년의 시간을 주지 않잖아요. “3주 만에 20분 만들어와, 재미없어, 짤리고, 지원금 없어, 공연 못해 (웃음).” 그래서 당장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아도 먼저 리서치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그렇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플랫폼A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고 있어요.



교차


창파 : 이번에 보안여관에서 공연해보니 어떻던가요?

윤정아 : 에너지가 장난 아니에요. 일단 오래된 역사가 있으니까 일단 들어가면 기가 빨려요 (웃음).

창파 : 창작자도 그렇지만 기획자에게도 어려운 공간이에요. 보안여관이 아무래도 공간적인 특성을 살려서 작업하게 되니까 너무 좋기도 하지만 어려움도 있는 거죠. 여관방이다 보니 프레임이 많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에 새로 단장하면서 화이트큐브 못지않은 지하 공간을 단장했어요. 1,2층의 용도는 확정되지 않았고 3,4층은 실제로 숙박이 가능한 문화숙박업소가 될 거예요. 아마도 많이 변할 것 같아요. 지하 2층은 낮에는 서점으로 운영하면서 강연 등의 프로그램을 여는 장이 될 것 같고, 밤에는 아지트처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바를 운영할 예정이고요.

김정현 : 보안여관이 지역 선배로써 잘 해나가고 있는데 플랫폼A도 앞으로 협업할 일이 있으면 좋겠네요.

윤정아 : 내년에 함께 해보자는 말씀이 있었어요.

창파 : 보안여관은 시각예술 전시도 기획하지만, 움직임이 들어가는 것과 잘 어울려요. 앞으로 공연도 많이 열리면 좋겠습니다.



줌아웃 대화 김정현 관련 사진


줌아웃 대화 김정현 관련 사진

(위) 2017 서촌공연예술축제
(아래) 통의동 보안여관
ⓒ박호상


김정현_미술비평가·독립큐레이터 동시대미술의 수행적 측면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2015년 제 1회 SeMA-하나 평론상을 수상했고 AYAF 시각예술 큐레이터로 선정되었다.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2016), 《Dear. Drops(박정혜 개인전)》(2016), 《연말연시》(2015), 《산책일지》(2014, 공동)를 기획했다.

윤정아_플랫폼A 대표·안무가 안무가로 활동하면서 플랫폼A 대표로서 공연예술축제를 기획, 제작하거나, 무용교육을 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아카이브플랫폼 공모에 선정되어 안무활동을 하면서 2017년 제 3회 서촌공연예술축제를 기획하였다.

창파_큐레이터 관계 지향적 예술활동과 로컬리티, 도시와 아날로그 문화 활동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현재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80살 목조 여관 '통의동 보안여관'과 91살 일본식 가옥 '일맥문화재단'의 창조적 복원과 예술적 활용 사이에서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춤인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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