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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17.02.23 조회 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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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들의 부상과 상해 예방에 대하여

위대곤_ 메디앙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무용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리를 해야 하나?


정교한 동작과 고강도의 신체활동을 해야 하는 무용수들은 늘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우선 부상 없이 효율적으로 많은 양의 연습과 공연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계획적인 영양공급과 휴식이 필요하다. 장시간, 고강도로 무용을 할 때에는 중간중간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누적되는 피로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손상이 회복될 수 있도록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 신체적 장단점 및 심리 상태, 이전의 손상 등을 바탕으로 현재의 몸 상태를 파악하여 앞으로 예정된 활동에 대비하고 위험성을 줄여나가야 한다. 세 번째는 무용의 기술적인 훈련과 함께 혹은 별도로 자신에게 필요한 근력운동과 유연성 훈련을 해야 한다. 신체의 중심을 지탱하는 코어 근력(복근과 허리 근육 등), 척추와 엉덩이관절의 유연성, 하체의 근력 등이 기본적으로 무용에 필요한 부분들이다. 마지막으로 부상의 위험인자나 부상, 통증, 질병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병원을 찾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스스로 관리와 예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무용수들은 부상 후 통증과 후유증이 있음에도 공연활동을 지속한다. 휴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공연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무용수들이 통증과 부상 후유증을 점차 사라지게 할 방법이 있는가?


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보내는 위험신호가 통증이다. 하지만 장시간 연습과 반복적인 동작을 수행하는 무용수들은 통증을 일상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참아내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연습이나 공연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병원에 가면 부목을 대거나 무조건 쉬라는 얘기를 듣게 되어 병원을 멀리하게 된다. 하지만 더 심한 손상을 막기 위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꼭 필요하다. 악명이 높은 스트레스 골절도 처음에는 비교적 치료가 수월한 골막염으로 시작된다. 무용 손상의 치료는 무용수와 치료자 간의 상호 신뢰와 이해, 소통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무용수의 상황을 고려해 부목 대신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다친 인대에 무리를 주지 않는 관절운동과 근력운동을 통해 단계적으로 무용 활동에 복귀하는 방법도 있다. 통증이나 후유증이 있는 부위에 보호대나 깔창, 마찰방지 패드 등의 보호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절이나 근육을 지지해주는 테이핑 역시 효과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통증이나 후유증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약해진 인대를 보강할 수 있는 주위 근육 강화운동이나 굳거나 짧아진 근육과 힘줄의 신장운동, 관절의 유연성 회복, 잘못된 자세 혹은 동작의 점진적 교정을 통해 증상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



근육이 유연한 편에 속하는 무용수는 자주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컨디션에서는 평상시 어떤 관리를 해야 하는가?


무용에 있어서 유연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유연하다는 것은 관절 주위의 인대와 힘줄, 근육이 잘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절을 조정하려면 근육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쉽게 지친다. 근육의 피로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에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발목을 더 잘 삐는 이유와 같다. 잘못되거나 무리한 스트레칭도 관절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미 충분히 유연한 무용수는 유연성 운동 보다는 관절의 안정성과 조정능력을 키우는 근력 운동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기초체력 훈련도 권장된다. 발목이 불안정한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주로 발목 바깥쪽 인대를 많이 다치게 된다. 이런 경우 비골근(종아리 바깥쪽 근육)를 강화하는 운동이 도움된다. 따로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경우는 무용 연습시간을 이용할 수도 있다. 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동작(를르베의 응용)이나 바뜨망 땅뒤 동작을 반복적으로 시행해서 비골근을 강화하는 것이다. 집에서 수건이나 밴드를 이용한 저항성 운동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꾸준히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손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근육이 뻣뻣한 무용수는 스트레칭의 범위가 좁아 동작 규모의 범위도 함께 좁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몸은 어떻게 유연성을 길러야 하는가?


뻣뻣한 몸을 가진 무용수는 꾸준한 신장운동(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기르고 유지해야 한다. 다양한 스트레칭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무용수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트레칭은 두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다리를 자신의 힘으로 최대한 들어 올리는 동작이 동적 스트레칭이라면, 손으로 그 이상 들어 올리거나 바(bar)나 벽에 다리를 기대어 몸무게를 이용해서 근육을 더 늘려주는 동작은 정적 스트레칭이 된다. 동적 스트레칭은 동작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조정능력과 근 수축력을 향상하는 운동이지만 유연성을 더 증가시키지는 못한다. 정적 스트레칭은 근육의 저항을 극복하기 위한 운동으로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유지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 전에는 항상 근육과 관절이 잘 늘어날 수 있도록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또한, 연습이나 공연이 끝난 후 마무리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서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몸 온도가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는 조직의 유연성이 향상되어서 잠깐의 스트레칭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적극적으로 유연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정적 스트레칭의 유지시간을 늘리거나 치료적 스트레칭 방법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혼자 하기에는 손상의 위험성이 있고 오히려 불안정성을 만들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부상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우선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몸의 불균형을 본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개선 방법 및 전문무용수지원센터와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는 관련 프로그램의 내용을 알려 달라.


작년에 전문무용수 지원센터에서 의뢰를 받아 무용손상예방을 위한 선별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선별검사는 손상의 위험요소를 조기에 발견하여 대처함으로써 무용수를 보호하고 손실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이다. 본원의 선별검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 데 우선 기초 문진과 상담을 통해서 일반적인 건강 문제와 무용과 관련된 위험인자들을 파악한다. 두 번째로 의학적 검사를 통해 기본적인 건강상태에 대해 진단을 한다. 세 번째는 무용과 관련된 몸의 구조적 상태와 기능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각종 장비를 이용한 신체 계측을 통해 구조적인 상태를 알아보고 무용동작과 신체 움직임을 통해 관절운동, 근력, 유연성, 지구력, 조정능력 등의 기능을 평가한다. 선별검사는 단순한 측정보다는 각 무용수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유지 발전시키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검사의 각 단계별로 충분한 이해와 소통을 통해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위대곤 메디앙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고려대학교 의료원에서 수련을 받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및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이며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및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대곤_ 메디앙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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