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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국내외 무용 현장에 관한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관점을 소개합니다.

2017.03.30 조회 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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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인의B컷

‘춤인의B컷’은 국내 무용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새롭게 조망하는 코너입니다. B컷은 사진작가가 직접 선택한 미공개 컷과 베스트 컷을 의미합니다. 카메라로 바라본 무용인과 무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 새로운 춤과 무대 보기를 제안하는 코너입니다.


춤인의B컷

옥상훈_공연예술사진작가, 스튜디오 야긴

줌뷰 춤인의B컷 관련 사진


사진 촬영 년도 : 2012년
카메라 기종 : Nikon D700

공연명 : 공존
안무가 및 컴퍼니 : 김보람 안무,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공연일 : 2012년 4월 24일
공연장소 :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



춤인의 B컷 선정이유

콘셉트 사진은 공연되기 전 작품을 알리기 위해 작품의도를 드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기에 관객이 극장에서 보는 무대의 모습과는 실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줄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콘셉트 사진보다 공연사진에 더 애착을 갖고 심열을 기울이는 편이다.
공연사진을 촬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공연 때 찍은 내 사진이 작품의 대표 이미지가 될 때다. 누군가 “이 공연 어때?”라고 물어 봤을 때, “이런 느낌이야.”라고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성공한 공연사진이 아닐까? 많은 공연사진을 찍어왔고 현재도 찍고 있지만, 이 사진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내가 기억하는 ‘가장 성공한 첫 번째 공연사진’이기 때문이다.



줌뷰 춤인의B컷 관련 사진


사진 촬영 년도 : 2007년
카메라 기종 : Fuji FinePix S5PRO

공연명 : 숨, 쉼
안무가 및 컴퍼니 : 장유경 무용단 (대구 계명대학교 한국무용)
공연일 : 2007년 11월 27일
공연장소 :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춤인의 B컷 선정이유

열여덟 명의 무용수가 대열을 갖추고 반복되는 동작의 춤을 춘다. 춤이 반복될 때마다 무용수가 한 명씩 빠져나가고, 한 명의 남자 무용수만 무대에 남는다. 순간적으로 카메라 뷰파인더를 타고 무용수가 들어온다.
저 큰 무대 위에서 수 백 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 혼자 미친 듯이 춤을 추며 반복된 움직임을 통해 극한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그는, 이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이 보인다. 이 사진은 그 강렬함에 압도되어, 순간적으로 몇 초간 카메라를 놓고 숨을 고를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찍은 것이다. 열 번의 드레스 리허설을 한다 해도, 본 공연 한 번만큼의 아우라가 나오지는 않는다. 무용수들의 에너지가 다르다. 동작의 순간포착이 아닌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을 담는 것, 그것이 진짜 공연사진이라 생각한다. 멋진 동작이 담긴 사진은 아니지만 나에게 이 사진은 무용 사진 작업을 하면서 내가 느끼는 감동과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를 인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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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 년도 : 2013년
카메라 기종 : Nikon D4

공연명 : 백경우의 춤 “남자, 색을 탐하다.” (포스터 사진)
안무가 및 컴퍼니 : 백경우 무용가 (이매방류)
공연일 : 2013년 8월 23일 (촬영일 : 2013년 7월 11일)
공연장소 : 한국문화의 집 (KOUS)



춤인의 B컷 선정이유

여러 장르의 무용을 접하고 작업을 하고 있지만, 내가 가장 찍기 힘들다고 느끼는 춤은 바로 우리나라 전통춤이다. 각 춤마다 호흡의 방법이나 움직임의 원리가 다른데 전통춤은 호흡이 내면에서 요동친다. 그러다보니 그 흐름이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춤의 장단을 모르면 결정적인 순간을 놓칠 수밖에 없다. 백 경우 무용가의 독무회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해야 이 무용가만의 춤 느낌을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호흡의 끝이 아닌, 호흡과 호흡의 사이에 보이는 동적인 움직임과 에너지에 초점을 두고 춤을 담게 되었다. 이 작업은 콘셉트사진 작업 중에 가장 공을 들였던 작품으로, 무용수와 전통춤의 느낌을 가장 잘 담아냈다고 생각되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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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 연도 : 2016년
카메라 기종 : Nikon D5

공연명 : 심 연
안무가 및 컴퍼니 : 장혜림 안무, 나인티나인아트컴퍼니
공연일 : 2016년 4월 10일
공연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춤인의 B컷 선정이유

어떤 작품을 접할 때 좋았다, 감동적이라고 느끼는 것과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다른 차원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10여 년 동안 참으로 많은 무용 공연사진을 찍고 작품을 접했지만 촬영하면서 눈물을 흘린 건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연습 참관을 하고 리허설 촬영을 할 때만 해도 막연히 좋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본 공연 때 뭔지 모를 뜨거운 것이 올라와 결국에는 울면서 촬영했다. 무용은 몸으로 표현하는 가장 순수한 예술이지 않은가? 저마다의 개인적인 취향과 차이는 있겠지만 사진의 좋고, 나쁨을 떠나 나를 울린 첫 무용 작품이기에 이 사진을 소개하고 싶다.



옥상훈 공연예술사진작가, 스튜디오 야긴. 국악 반주에 맞춰 추는 승무에 반하여 춤 사진을 찍게 된지 올해로 12년 되었다. 사진을 잘 찍으려는 생각보다 작품을 잘 느끼고 감상하고 싶은 마음으로 작업한다. 눈에 보이는 동작이나 움직임보다는 안무가의 의도나 무용수의 느낌, 무엇보다 호흡을 느끼고 담아내는 사진을 찍고자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늘 초심으로 춤을 접하고, 사진으로 무용을 마주하고 싶다.

활동 2013~2016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전체 공연 사진 전담 작가
2016 대한민국 장애인 국제 무용제 프로필 작업, 전체 공연 사진 촬영
2016 국립현대무용단 기획공연 “아카이브 플랫폼” “춤의 연대기” 사진 작업
2015~2016 안산문화재단 ‘안산몸짓 페스티벌’ 전체 공연 사진 촬영
201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4창작산실’ 무용분야 시범공연 촬영 및 우수작품 공연 전체 사진 촬영
2014 국립현대무용단 기획공연 <11분>, ‘전통의 재발명전’, ‘여전히 안무다’ <2014 춤이 말하다> 공연 사진 촬영
2011~2012 한국공연예술센터 무용기획공연 전체 사진 작업 (‘한팩 라이징스타’, ‘한팩 솔로이스트’ 등등)
그 밖에 다양한 단체 및 국내외 무용수, 안무가 및 기타 공연자들과 지속적인 공연작업. (안은미무용단, Lee.K Dance Company, 경희대 윤미라무용단, 황미숙파사 무용단, 장은정무용단, 서울교방, 정재연구회, 성균관대무용학과, 아지드현대무용단,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등등 다수)


옥상훈_공연예술사진작가, 스튜디오 야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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