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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센터

줌아웃 - 프/리뷰

제작 과정, 쇼케이스, 워크숍, 오디션, 경연대회 등의 현장을 소개합니다.

2017.05.25 조회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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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기자의 현장 취재기

예술인의 축제, 시민의 축제, 모두의 축제

임소희_《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안산거리극축제’는 2005년 시작해 안산에서 매년 5월 개최하는 거리예술축제이다. 안산의 거리와 광장을 무대 삼아 도시민의 일상과 삶터 이야기를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의 다양한 공연으로 풀어내고 있다. 2017년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 간의 일정 중 5월 6일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페스티벌은 야외에서 진행되었고, 특별한 티켓 또는 입장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폭풍처럼 불어왔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안산 문화광장 일대의 모든 곳에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페스티벌을 즐기고 있었다. 입구에선 마치 클럽에 온 듯한 신나는 음악이 축제 분위기를 달구고 있었다.



줌아웃 프리뷰 《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임소희 관련 사진

아슬아슬 아찔한 인간 탑 완성! 씨르코 알보로토 〈4×4〉 ⓒ안산거리극축제


제일 첫 번째로 관람을 택한 작품은 아르헨티나에서 온 씨르코 알보로토의 〈4×4〉 (출연 Florencia Schrolt, Focundo Varela, Federico Fern줌아웃 프리뷰 《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임소희 관련 사진ndez, Alejadra Ceciaga). 씨르코 알보로토는 ‘서로 다른 스타일, 같은 조화’를 주제로 서커스, 마술, 뮤지컬 등을 선보이는 단체이다. 이들의 작품은 주제와 부합하는 모두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4명의 배우들이 함께 무언가를 해낸다는 내용이다.
이들이 〈4×4〉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여준 것은 서커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고난도 아크로바틱이다. 남자 위에 여자가, 여자위에 또 여자가 올라타거나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줄넘기 돌리듯 돌리는 등 보기만 해도 식은땀이 나는 아크로바틱을 선보였다. 이 외에 인간 탑의 맨 꼭대기에서 물구나무를 서거나, 공중에서 몸을 뒤집는 등의 아찔한 기술을 선보여 객석에선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아크로바틱 뿐 아니라 가벼운 유머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우들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립싱크 하는 부분에선 객석이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구성된 작품이 아니었기에 작품에 대한 이해보다 눈으로 즐겼던 시간이었다.



줌아웃 프리뷰 《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임소희 관련 사진

관객과 가까이. 전문예술법인 남산놀이마당 〈경상도 보릿대 춤〉 ⓒ안산거리극축제


두 번째로 관람한 작품은 전문예술법인 남산놀이마당의 〈경상도 보릿대춤〉 (출연 정승천, 장재희, 임채련, 백민권, 이재화, 이우창)이다. 경상도 보릿대춤은 일정한 형식 없이 흥 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추는 춤이다. 손목과 팔목만을 움직여서 추는 허튼춤으로, 뼈의 관절만 부분적으로 움직여 춤을 추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허튼춤은 사람이나 지역에 따라 명칭이 다양하며, 농악이나 탈춤을 출 때 또는 명절놀이 때 추는 서민적인 춤을 의미한다. 또 춤의 모양새가 보릿대처럼 뻣뻣하다는 의미를 담아 보릿대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 명의 무용수와 4명의 풍물단이 함께한 무대이다. 무용수의 간략한 보릿대춤 소개를 시작으로 난생 처음 본 춤이 눈앞에 펼쳐졌다. 보릿대춤은 공옥진의 〈병신춤〉과 비슷했다. 손목을 심하게 꺾고, 표정 또한 최대한 일그러뜨린 채로 춤을 추어 처음 접한 관객들에겐 당혹스러움 혹은 웃음을 자아내는 모양새였다. 영기자 역시 이 모습을 접한 후 당황스럽기도 했고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마치 엽기사진을 찍을 때의 모습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춤을 몇 분간 진지하게 바라보니 우리 민족의 ‘해학’이 담겨 있었다. 옛 사람들은 스스로를 우스꽝스럽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춤으로 표현하며 웃음으로써 이겨내려 했을 것이다.
무용수 정승천은 전국에서 보릿대춤을 선보이며 작품을 알리고 있다. 보릿대춤은 옛 조상들로부터 내려오는 춤, 서민들의 삶이 담겨있는 춤이다. 기교나 미적 아름다움이 없이도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선보여질 수 있었던 이유는 관객들에게 늘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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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무릎을 꿇고 해볼까? 전문예술법인 남산놀이마당 〈경상도 보릿대 춤〉 ⓒ안산거리극축제


세 번째로 관람한 작품은 언엔딩의 〈무용 즉흥 버스킹 2017〉. 작품이라는 말 보다 무용수와 관객이 함께 ‘놀기’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이 작품은 무용 대중화 전문 단체 ‘언엔딩’에서 기획하였다. 이 단체는 2014년도부터 꾸준히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무용 버스킹, 플래시몹 등을 진행해 온 단체로 이번에도 역시 시민들에게 무용과의 벽을 허물어 주기 위한 ‘자연스럽게 흥 즐기기 놀이’로 무대에 올랐다.
관객석과 높이 차이가 크지 않은 무대에 무용수들이 올라 먼저 즉흥 춤을 선보이고,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 함께 춤을 추었는데, 영기자 또한 무대에 올라 함께 춤을 추게 되었다. 무용 전공자인 영기자도 막상 무대에 오르니 어쩔 줄을 몰라 박수만 치다 내려왔다. 이 경험을 통해, 무조건 무대로 부르는 것이 예사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평소에는 무대에 자연스럽게 올라 신나게 춤을 추면 비전공자들의 춤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 생각했지만, 갑작스럽게 무대에 올라보니 춤을 전혀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겐 더욱 당혹스러운 일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무용수들이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무대에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무대에 올라 무용수들과 오래된 친구처럼 마음껏 몸을 움직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긴장을,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춤’이다. 이 작품을 통해 사람마다 ‘춤’을 각기 다르게 느낀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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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머리, 여기는 발목…. 유지영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의문〉 ⓒ안산거리극축제


마지막으로 관람한 작품은 유지영의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의문〉 (출연 : 유지영, 이종현, 장하람, 김용빈, 김홍주)이다. 이 작품은 제목부터 흥미롭게 느꼈던 작품이다. 안무가 유지영은 손은 손으로 발은 발이라고 배웠던 것에 의문점을 갖고 몸의 이름을 바꾸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였다. 어떤 방식으로 몸의 이름을 바꾸는 작업을 하였을지 기대가 되었다.
작품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리고 유쾌했다. 남녀 한 쌍이 무대에 올라 몸의 명칭을 불러주는 나레이션에 맞춰 명칭에 맞는 몸을 가리키며 움직인다. 곧 나레이션이 ‘손은 어깨로, 무릎은 머리로’와 같이 몸의 명칭을 뒤죽박죽 섞고 ‘뽀뽀’, ‘인사’ 등 명령어를 부른다. 명칭이 섞여버린 몸을 통해 명령을 수행하는 무용수들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코를 찡그린다’ 명령어에는 손목을 돌리고, ‘손을 턴다’ 명령어에는 어깨를 털었다. 아주 간단한 명칭 바꿔 움직이기 였지만 명령 수행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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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이기에 더 멋진 이들의 춤. 유지영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의문〉 ⓒ안산거리극축제


몇 분 뒤, 또 다른 남녀 한 쌍이 무대에 올라 4명의 춤이 시작되었다. 후에 오른 남녀는 보통의 몸의 명칭을 갖고 있었고, 명칭이 섞인 한 쌍과 섞여 나레이션의 명령을 수행했다. 이 두 쌍이 섞여 춤을 추니 군무가 완성되었다. 예를 들어 서로 마주본 채로 ‘인사’ 명령을 수행하면, 무릎을 머리로 명칭한 쪽은 무릎을 위로 들고 보통의 쪽은 인사를 하게 되어 무릎으로 머리를 치는 듯한 유쾌한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의문점을 누구나 이해 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유쾌하게 작품을 구성하여 관객이 관람하기에 편안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수십 명이 행한다면 장관이 펼쳐질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작품의 제목대로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의문’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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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 2017 안산거리극축제 ⓒ안산거리극축제


2017년 〈안산거리극축제〉는 안산 시민들의 지친 삶에 잠시나마 활력을 주는 축제, 페스티벌이다. 무용 뿐 아니라 음악, 서커스, 뮤지컬, 전통, 연극 등 다양한 볼거리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 자신이 원하는 작품과 원하는 시간을 골라 관람할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무대와 관객이 완벽히 분리된 공연장이 아닌 ‘거리’에서 가까이 작품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안산거리극축제의 장점들이다.
서울에서 안산까지의 거리는 지하철을 기준으로 약 2시간이다. 축제를 즐기기 전까지는 꽤 먼 거리라 느껴졌지만 축제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다. 왕복 4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모든 작품이 야외에서 진행되어 주변 소음이 심했다는 점이다. 조용한 분위기의 연극을 관람할 때에는 주변에서 진행되는 작품들에서 나오는 소음이 심해 집중이 쉽게 깨졌다. 소음이 반드시 없어야 하는 특수한 경우에만 거리에 간이 천막을 설치한다면 거리축제라는 이름과 부합하면서도 관람객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축제를 위해 안산문화재단에서는 2016년 축제가 끝난 직후 1년 동안 축제 준비에 매달렸다고 한다. 2017년의 축제가 끝났으니 2018년 축제를 준비할 시간이다.
안산거리극축제는 12회 동안 꾸준히 발전하여 모두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주최 측의 노력과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었다. 안산거리극축제는 가지각색의 예술을 수용하는 축제이며 그렇기 때문에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그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임소희_《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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