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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17.01.26 조회 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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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기자의 현장 취재기

국립현대무용단의 새로운 도전

임소희_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2016년 ‘댄서스잡마켓’ 기억하시나요? 열정으로 가득한 오디션 현장에서 개성 가득한 무용인들을 만나봤던 시간이었는데요. 2017년에는 영기자가 국립현대무용단의 신작 및 레퍼토리 무용수 오디션 현장을 다녀왔답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017년에 새로운 예술감독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안성수 신임 예술감독은 1993년 보니 버드 북아메리카상, 2005년 올해의 예술상 무용 부문 최우수상, 2009년 제17회 무용예술상 작품상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안무 실력을 인정받아 왔어요. 주요 작품으로는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6월 프랑스 샤이오국립극장에서 초연한 <혼합>과 2009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폴란드, 독일 등 해외 무대에서 공연하며 호평을 받은 <장미(원작: 봄의 제전)> 등이 있습니다.



줌아웃 프리뷰 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임소희 관련 사진

국립현대무용단 오디션에 최종 선정된 무용수들은 안성수 신임 예술감독의 신작 및 레퍼토리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사진은 3월 공연예정인 안성수 예술감독의 안무작 <혼합> ⓒ Aiden Seungtaek Hwang


안성수 신임 예술감독의 신작 및 레퍼토리에 출연할 무용수를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는 소식은 무용계를 한동안 들썩이게 했습니다. 오디션은 총 2차로 진행되었는데요. 2차라고는 하지만 사실 1차 안에서도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갈렸어요. 1차 오디션 오전에 진행되는 발레 클래스에 참여한 후, 발레 클래스 합격자에 한해서만 다음 단계인 컨템포러리 움직임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어요. 컨템포러리 움직임 클래스까지 참여해야만 1차 오디션에 무사히 응시한 것이 되는 것이죠. 1차 오디션 합격자는 2차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요.

2차 오디션은 무려 5일 동안 진행됐습니다. 5일 동안 약 6시간의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꽤나 어려운 오디션이에요. 1차 오디션에서는 무용수들의 기본적인 몸 상태 등을 체크하는 단계였고, 2차 오디션에서는 워크숍을 통해 제시되는 동작들을 얼마나 잘 소화해 내느냐가 관건인 단계라고 할 수 있죠. 영기자는 까다로웠던 1차를 통과하고 2차 오디션에 참가하는 14명의 무용수들을 만나보았어요.

영기자는 점심시간이 지나고 연습실에 들어서게 되었는데요. 연습실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편안히 몸을 풀고 있는 무용수들이었어요. 며칠간 연습실과 분위기에 익숙해져서인지 무용수들은 꽤 편안해 보였죠.



줌아웃 프리뷰 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임소희 관련 사진

12월 공연예정인 안성수 예술감독의 안무작 <투오넬라의 백조> ⓒ 예술의 전당


곧 워크숍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술 감독의 총관리, 그리고 연습감독의 시범과 설명으로 진행되는 이날의 워크숍은 시작되자마자 아주 빠른 템포의 동작들이 제시되고 있었어요. 예술 감독은 이 동작들을 가리켜 ‘흥청망청’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연습감독에게 동작을 전수했어요. 천천히 몇 번이고 동작들을 보여주며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는 연습감독과 그것을 소화하려는 무용수들의 모습이 이 순간만큼은 누구보다도 열정 넘쳐 보였어요.

이후 약 3분간 이어지는 동작들이 연습감독의 시범 하에 1시간이 넘도록 이어졌습니다. 연습 사이사이에 템포가 빠른 음악과 느린 음악에 안무를 맞춰보는 연습도 진행되었는데요. 안무 자체가 너무 빠른 탓에 무용수들이 빠른 음악에 안무를 맞추기엔 힘겨워 보였어요. 하지만 느린 음악에 안무를 맞출 때는 무용수들이 연습한 만큼 역량을 발휘했어요. 무용수들은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였고 연습 시간 내내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연습에 임하는 모습이었죠.

동작들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하여 무용수들 모두가 동작을 소화해낼 때 쯤 안성수 예술 감독의 총감독 아래 안무 뿐 아니라 대형을 맞추어 연습이 진행되었어요. 3줄로 나뉘어 이제까지 했던 동작들을 군무로 완성시켰는데요. 마치 공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 오늘 처음 보는 동작일 텐데 단 1시간 만에 자신의 것으로 만든 무용수들을 보며 정예 무용수들이 여기에 모두 모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군무 또한 무용수들 간의 호흡 맞추기를 위해 여러 번 반복하여 연습하였어요. 처음엔 쉽게 흐트러졌던 대형들이 점점 연습 횟수를 더해갈수록 정리되는 것이 눈에 확연히 드러났어요. 항상 무용수로만 공연에 참여했던 영기자는 무용수들이 함께 호흡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제 3자가 되어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놀라우면서도 가슴 벅차고 흐뭇했던 시간이었답니다.

아쉽게도, 영기자는 단 2시간의 취재 시간만을 허락 받아 워크숍의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어요. 영기자가 떠난 후 며칠 간 연습했던 동작들 모두를 복습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자리에 있지 못해 너무나도 아쉬워요.

‘국립’이라는 명칭은 글자 그대로 높은 위상을 갖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겠지요.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국립현대무용단의 오디션이었는데요.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분위기일 것이라며 미리 겁먹고 걱정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어요. 오로지 좋은 무용수를 선발하려는 무용단의 의지와 무용수들의 열정만이 가득했던, 뜨거운 현장이었습니다. 2017년 새롭게 출발하는 국립현대무용단.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품게 됩니다.



임소희_춤:in 영 프로페셔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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