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무용센터

줌아웃 - 에세이

국내외 무용 현장에 관한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관점을 소개합니다.

2017.12.28 조회 1449
  • 페이스북
  • 트위터
  • url복사
  • 프린트

두 개의 ‘보기’

양은혜_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올해 하반기 서울무용센터 해외안무가교환프로그램으로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Ursula Eagly가 내한하여 장혜진안무가와 함께 <Mirror Nuron>을 주제로 토크와 퍼포먼스를 가장한 워크숍(또는 워크숍을 가장한 퍼포먼스)을 개최하였다. 거울뉴런이라는 개념 정리와 그에 대한 생각들을 피자, 맥주와 함께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이후 이 내용을 기반으로 극장의 상태에서 직접 실험하고 보여주며 함께 경험하여 이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는 자리로 구성되었다.
거울뉴런을 통해 공연의 관람형식과 퍼포머와 관객의 관계, 무대 위의 작품세계와 현실세계의 관계 등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연출과 연출이 아닌 몸으로 반응하여 관계 맺는 상황과 상태에 대해 여러 실험들을 거칠 수 있었다. 극장을 비롯한 미술관, 야외, 다양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퍼포먼스에서의 관람방식과 참여의 경계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또한 거울뉴런이라는 개념을 공연예술에 대입시킴으로써 극장, 퍼포머와 관객의 구조와 관계 등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갈 수 있겠다는 호기심을 참여자들에게 제공하였다. 쇼케이스 이후 관객의 피드백을 주고받는 자리에서는 주로 공연계에 종사하는 전문인들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예리한 질문과 생각의 교환들이 이뤄졌다. 아래는 Ursula&장혜진의 토크일부와 퍼포먼스워크숍일부 그리고 인터뷰전문을 정리한 것이다.



20171025 토크 (17:00~19:30)
장혜진과 Ursula Eagly & 참여인원 9명


*본 기록은 동시다발의 토론이 이뤄지기도 하여 일부가 기록되었음을 밝힙니다.



줌아웃 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양은혜 관련 사진



로비 테이블에서 맥주와 함께


Ursula: 나는 현재 서울무용센터 교환아티스트로 와있다. 나와 장혜진안무가는 수년간 알고 지내는 사이이고, 거울뉴런에 대해 공통 관심사를 갖게 되어 이번에 워크숍을 개최하게 되었다.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들을 인덱스카드에 담아봤다. 두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서 다른 그룹과 이야기하면서 이 카드를 바꿔 보겠다.



정의


Ursula, 장혜진: ‘거울뉴런’은 뇌에 있는 뉴런의 종류인데, 내가 주체로 경험할 때도 반응을 하지만 내가 아닌 타인이 경험하는 것을 보거나 듣고만 있을 때도 동일하게 반응하는 뉴런이다. 이는 반사적, 자율적, 비자율적일 때도 있다.



함축/암시


장혜진: 함축이나 의미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동감체계, 얼마나 동감을 하느냐 그것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동감하느냐에 따라서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은 당연히 도덕성과 관련이 있게 된다. 재난이 있을 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거나, 어느 정도의 동감체계를 작동시키느냐에 대한 것일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거울뉴런과 동감체계는 도덕성과 사회성에 결부될 수밖에 없다. (생략)



적용/응용


Ursula: 언니가 인지과학자이다. 그와 함께 대화를 나눠보니 거울뉴런을 의도적으로 작동시킴으로써 호감도를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인 측면으로 사용된다고도 하더라. 자폐환자를 치료하는 경우에도 그 환자의 사회적인 기능면이 비장애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과 미러링을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기능장애를 풀면서 교육의 부분까지 갈 수 있다. 교육의 측면에서는 휄든크라이스 등에서의 예가 있다. 당신이 나를 따라 해도 되지만 수행해야한다는 부담감에 포화상태라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같은 교육이 일어날 수 있다.

장혜진: 사회적 맥락에서 중요한 점은 대칭과 대등이 약간 다르다는 점이다. 미러링이라는 대칭을 통해 대등이라는 착시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워크숍이나 공연의 맥락에서는 마찬가지다. 우리가 이야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어떤 질문이 있으면 바로 해도 된다.

질문: 예시가 긍정적인 부분만 있다. 부정적인 연구사례가 있다면 알고 싶다.

장혜진 답변: 연구 결과를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은 없지만 예측하건데 부정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개체화(individuation) 개념이 중요한데 내가 미러링, 즉 동조를 함과 동시에 하나의 개체로 실존할 수 있냐는 것이다. 동일시됐을 때 아름답게 사용될 수도 있지만 반면에 개체화에 어려움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질문: 뉴런이 정확하게 어떤 개념인가? 뉴런이 활성화되면 실제 움직임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장혜진 답변: 내가 이해하기로는 뉴런 즉 신경은 메시지를 보내는 커뮤니케이터인 것은 아는데 뇌에 바로 보낼 수도 있고 그 뉴런이 다른 곳에도 메시지를 보낸다는 견해가 밝혀졌다. 피질이나 피부로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기로는 메신저이다. 특히 이 거울뉴런은 진짜 움직임을 따라하지 않아도 작동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런 지점을 알고 관찰자가 있는 공연물을 만들 때 그 사람은 가만히 있되 우리는 뉴런을 작동시켜 수행한다. 그것이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얼굴표정, 내가 웃으면 당신도 웃거나 하품이 다른 사람에게도 전이된다든지 등을 공연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

질문: 젠더마다 다른 종류의 전이가 이뤄지나?

Ursula 답변: 동정, 동감, 보호 영역이 여성적이거나 부모 중에서도 어머니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있기에 어느 정도 젠더성이 들어갈 수 있긴 할 것이다.

장혜진: 미러링과 육아에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이뤄지는 순간 부모와 자식과 비슷한 관계성을 유사하게 느끼지 않는가. 가족주의적인 개념인 것 같기도 하다.

참여자: 여성 관객층이 많기도 하지 않나.



『공감하는 뇌-거울 뉴런과 철학』쟈코모 리쫄라띠, 코라도 시니갈리아 지음/이성동, 윤송아 옮김


장혜진: 거울뉴런은 1990년에 처음 발견되었고, 발견한 신경심리학자가 철학자와 협업하여 작성했다. 한국어로 번역은 예술가가 했다. 그 지점이 나에게는 초청적이다. 통역에서도 거울뉴런이 재밌게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 중에 통역과 발화를 헷갈리더라도 동시 진행하도록 하겠다.
자발적 미러링이 일어날 때와 의도적인 미러링이 일어날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다. 목적지향적인 행위와 순수한 행위를 분류하고 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형태적/회화적 모방이 아니라 우리가 이것을 왜 하느냐? 그 사람의 의도를 읽어내는 것에, 그 관계에 있다. 그 사람의 외향적인 묘사를 그대로 미러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의도를 미러링해서 움직임을 해보는 것을 다음 주 워크숍에서 해 볼 것이다. 관찰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망막에 내 행동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가 중요하다.
거울뉴런자체가 안무를 한다. 운동 자체를 구성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것이 나를 어떻게 활성화시키는지가 안무가에게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시간과 공간과 에너지가 바뀌었기 때문에 안무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속도가 0이었던 것이 운동성이 생기거나, 속도가 사라지는 것 안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거울뉴런은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동 자체를 메이킹할 수 있고 멈추게 할 수 있다는 지점에서 안무와 관계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참여자: 동감으로 이해했었다. 누군가 나의 의도를 알아채게끔 의도적으로 하는 것인가?

장혜진 답변: 알아채게끔 의도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에 대해 어떠한 스튜디오프랙티스(studio practice)를 개발하고 어떤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인지를 공유를 할 것이다. ‘엄마처럼 움직이거나 엄마가 좋아하는 움직임을 움직여라.’ 라는 스코어가 있을 수 있다.



동시다발토론


줌아웃 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양은혜 관련 사진



스튜디오에서


Ursula 스튜디오 프랙티스 pair work


한 명은 퍼포머고 한 명은 관객이다. 퍼포머는 매우 간단한 행위가 있고 순서는 본인의 마음대로 정하면 된다. eye contact, smile, laugh, yawn을 어떤 순서로 하든지 상관없고 이 네 가지를 동시에 해도 된다. 네 가지를 하고 퍼포머와 관객의 역할을 바꾸면 된다.



피드백


뉴런이론이 정형적인 관객과 퍼포머의 위치를 바꿔놓지 않는가라는 점에서 단순한 practice로 사용한다.



장혜진 스튜디오 프랙티스


나는 저 책을 읽고 몸의 세 가지의 포인트 1)손과 입술 끝, 발끝의 움직임(말단의 움직임 distal movement), 2)팔과 다리의 움직임(기저부의 움직임 proximal movement), 3)몸통의 움직임(축부의 움직임 axial movement) 신체의 부위별로 동원되는 미러링이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 실험해 보고 싶다.
몸의 부위를 중심으로부터 먼 곳, 멀어지는 방향이 위아래나 옆이든 다양하게 해보았으면 좋겠다. 퍼포머가 행위를 하면 관객은 이를 보고 따라해야 한다.



줌아웃 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양은혜 관련 사진



피드백


Ursula: 처음에는 세 가지 포인트를 구분하는 게 어려웠다. 결국에는 연결성을 갖고 있기에 한 가지 포인트를 해도 다른 포인트가 같이 동원되었다. 그렇기에 다 결합하여 움직였는데 세 개의 지점을 갖고 있을 때 유용했던 것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행위를 읽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었다.

참여자: 세 가지를 줬지만 거기에 갇히고 싶지 않아 출발점을 다르게 시작했다.

참여자: 의도나 차이를 두려고 실험을 한 것 같은데 별 차이를 못 느꼈다. 상대방을 보는데 어디로 움직이는가가 거슬려서 만약 무관심한 상태로 했다면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의도대로 접근했을 때는 어려웠다.

장혜진: ‘should뉴런’이 들어왔다. 미러링을 '해야만 하는 (should)' 상황일 때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감지했다.

Zoe: 세 가지를 즐겼다. 그것이 리더십의 영역에서 주고받을 때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었다. 역할을 주고받음에 있어서 이 세 가지는 유용했다.

장혜진: 다른 관점 없나?

참여자: 어느 순간 서로가 어느 지점에 똑같은 행동이 동시에 나온 적이 있었다. ‘이 동작을 상대방이 원하는가?’ 라는 질문이 들기도 했다.

기록자: 관찰자, 관객의 몫이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읽어내며 어떻게 관찰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세 가지 관점에서의 practice의 일환으로 새로운 무보형식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움직임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움직임과 기록, 무용수(또는 안무가)와 기록자 사이에는 내외부의 시선이 이루는 대화도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움직이고 이를 어떻게 관찰하고 포착하여 의도를 읽어내는가의 사이에 거리를 줄이는 것도 과제이기 때문이다.



장혜진과 Ursula의 거울뉴런 워크숍/퍼포먼스, 퍼포먼스/워크숍
-20171101, 서울무용센터, 스튜디오블랙


1. 무대 쪽 공간의 두 퍼포머는 편안하게 들어오는 관객을 맞이한다. 블랙박스에 도착한 관객은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본다. 두 퍼포머는 워크숍/퍼포먼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시작을 지시한다. 거울뉴런 통역이 시작된다. 장혜진에게 거울뉴런 통역이란, 미러링 혹은 의도 미러링을 통해 일어나는 통역 플레이이다.



Task 1. 장혜진 리드: 거울뉴런 mouth 퍼포먼스


첫 실험은 관객이 입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진행하는 퍼포먼스라고 소개한다. 그들은 상수 앞에서 관객과 관계하며 김국환의 ‘타타타’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자고 한다. 무대에는 핀 조명 1개~2~3개가 켜지면서 극적인 분위기를 일으킨다. 무언가 일어날 것 같다. Ursula가 무대로 나가 춤을 추기 시작하고 장혜진도 춤을 춘다. 공연이 이뤄진다.

기록자의 변: 이때 ‘공연이 이뤄졌다’고 하는 것은 음악과 무대를 비추는 조명(조명도 사선의 긴 타원으로 바닥을 비추고 있어 옛날 또는 지방의 무대를 떠올리는 듯 하여 더 극적인 노력이 보이는 무대로 읽혀진다), 그리고 두 명의 퍼포머가 관객과 분리되어 춤을 추기 시작하자 ‘공연’이 이뤄지는 순간으로 기록자에게 인식된 것이다.



Task 2. Ursula의 리드: 하품하는 방법


Ursula가 무대에 나가 노트북을 들고 하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1)하품을 생각하며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척을 하면 하품이 정말로 나오는지 해보자.
2)하품을 생각하고 입을 크게 벌리고 목 뒤에 있는 근육을 수축해보자.
3)입으로 들숨을 크게 쉬어보자. 귀에 있는 근육이 수축하는데 그걸 느끼면서 해보자.
4)하품할 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해 볼게요. Ursula 질문: 모두가 하품했다. 몇 차례 했는가? 사람마다 1~5차례 다양했다. 옆 사람이 하품한다는 것을 인지한 사람 손들어보자.



Task 3. Ursula 리드, 장혜진 개입: 하품, 관객이동, 거울뉴런 테크


객석에 앉은 사람과 무대에 객석을 마주하고 앉은 네 명의 관객 사이에 Ursula가 앉아 있다. 서로를 향해 보고 있자. Ursula의 짧은 퍼포먼스.

그 동안의 장혜진의 워크숍 겸 퍼포먼스: 거울뉴런 테크를 시작하겠다. 위의 task 2가 진행되는 동안 장혜진은 거울뉴런 테크를 시도한다. (여러 다른 조명을 직접 오퍼레이트) 장혜진에게 거울뉴런 테크란,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조명/음향 등으로 미러링함으로써 기술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Task 4. 리드 없이 바로 연결: 다공성 스코어


설명 없이 Ursula와 장혜진은 함께 움직임 스코어를 진행한다. 추후에 들은 이야기로는 이 당시 스코어는 다공성, 투영성 (porosity)에 관한 것으로, 가장 퍼포머티브한 순간과 가장 사회적/사회적 순간을 동시에 왔다갔다 해보는 것이었다.



Task 5. 장혜진 리드: 의도 미러링


다음 스코어는 2인 1조로 데리고 돌아다니다 세우고 멈추고, 멈춘 의도를 미러링(읽어보도록)해보도록 하겠다. 하우스라이트on/off



Task 6-1. 장혜진 리드, 관객 참여, 장혜진 개입


몇 팀 참여해 함께 해보자. 장혜진은 다시 거울뉴런 테크를 시도한다.



Task 7. 장혜진 리드: 미러링 작문


펜을 잡은 파트너의 손을 잡고 종이 위에 글을 써보자. 펜을 잡은 사람은 눈을 감고 파트너가 이끄는 대로 움직여보자.



관객들의 피드백


1) Zoe: 관객이 관객을 관찰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결국 Ursula를 퍼포머로 관찰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더라.
2) 처음에 뒤에 앉아 있었다 절반 사람들은 웃었고 절반은 무표정이었다. 그래서 앞에 앉아 있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예측할 수 없었다. 관객의 반응이 달랐기 때문에.
3) 우술라가 하품을 하는 것이 뒤에서 감지되었지만 관객은 반응이 없었다. 또한 웃기도 했지만 관객은 웃지 않았다. 관객이 반응을 안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들었다.
3에 대한 장혜진의 답변) 그 순간에 모두 웃고 하품하면 오히려 무서울 것 같다. 나도 그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4) 처음에 이해를 잘못해서 Ursula의 등만 주시해 봤다. 그가 웃으면 나도 웃고 하품하면 나도 하품하려 했었다. 내가 다시 객석으로 와서 앉아 Ursula와 그녀의 뒤에 위치한 네 명의 관객을 봤을 때 마주보고 있는 관객들이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무대의 공간이 주는 불편함이 있었다. 우리는 자유롭게 웃고 있는데 저들은 단 한 번도 웃지 않는구나라는.
장혜진: 춤이나 움직임이 일어났을 때 미러링 또는 반가움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전혀 다른 독법이 생기는 것 같다.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이 조용해지더라. 앗, 춤이다 혹은 방해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던 것 같다. 5) 일상과 무대에서의 움직임 중간 느낌이었다. 묘한 느낌이었다. 무대도 아니고 일상도 아닌, 넘어 다니는 느낌이었다.
6) 행위를 할 때와 미러링에 집중할 때, 그것에 집중하느라고 파트너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었다.
7) 두 번째 액서사이즈 중간부터 봤다. 늦게 들어왔는데 두 번째에는 움직임이 계속 있었다. 공간감에 있어서 세 번째의 경우는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었다. 문에서 객석까지 들어오기에 어려웠던 것은 두 번째 같은 경우였다. 참여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장혜진: 춤이 등장하는 순간 네 번째 벽(관객과 무대 사이의 가상의 벽)이 쳐지기 때문에 그 외의 공간에서는 방해하는 구역이 아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자비에 르 로아가 ‘수용’에 대해 렉쳐했던 것이 생각난다. 어떤 작업에서는 그 네 번째 벽이 정말 거울이고, 어떨 때는 손전등을 들고 조명을 켬으로써 가시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네 번째 벽이기도 했다. 얼마나 오래 걸리나, 네 번째 벽의 구멍이 얼마나 빨리 뚫리나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공간의 조명 등 기계적인 영역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것이 뚫리는 데에 시간이 더 필요했을까? 라는 질문이 생겼다.
9) 세팅된 것도 있지만 물리적인 환경도 중요한 것 같다. 조명이나 테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는 이미 관객과 수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늦게 들어오는 관객도 수용하는 분위기였기에 그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9에 대한 장혜진의 답변) 맞다. 나와 우술라가 연습실에서 실험할 때도 그러했다. 이를 어떻게 연마해야 되는 것인지.
10) 나의 경우는 또 다른 집중성으로 조명을 사용한다. 조명을 사용함으로써 관객을 작품세계로 초청하는 것, 관객과 퍼포머의 관계가 절단되는 상황이 되기 이전에 어떻게 퍼포머와 관객을 한 공간으로 초대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을 것 같다.
10에 대한 장혜진의 답변) 맞다. 조명이 레디 메이드되어 있는 경우 어차피 귀속이 이루어진다.
11) 첫 번째 테스크는 자동적으로 나의 반응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 테스크서는 파트너의 의도를 미러링을 해야 했는데 나의 해석이 굉장히 많아지더라. ‘이 사람이 나를 밀어줬을 때 그 전에는 계속 돌면 지금의 움직임과 속도감과 걸어왔던 듀레이션들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고 분석하고 그 다음에 인바디를 만들 것인가.’ 이 과정은 마치 재료를 가지고 안무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지점은 이 사람의 의도만이 아니라 이 사람과 나 사이에 주고받는 것을 미러링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장혜진: 세상을 살면서 언제나 그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의도를 읽어야 하는 상황이 많다. 예를 들면, 상사의 의도, 어머니의 의도, 손님의 의도를 읽어서 무언가를 제공해야하지 않는가. 때로는 그 의도를 실제로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단정을 지어서 해버리는, 유언적인(이게 유언이겠거니 하고 해버리는).
12) 명확한 테스크가 아니라 복합적인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각과 역사가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것 같았다. 파트너가 멈춰서 나를 놔줬을 때 어떤 의도를 읽으려 했었는데 그 순간 끝나고 파트너의 눈을 볼 때 ‘맞지? 맞지?’의 눈빛을 보내게 되었다. 반대로 내가 어떤 의도로 파트너를 데려다 줬을 때 그 파트너가 그 의도를 읽고 해줬을 때 묘한 쾌감이 느껴졌었다. 단순하지 않은데 그것이 맞아들었을 때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13) 가장 놀랐던 것은 내가 마지막에 파트너를 놓아줬을 때 의도가 모호했었는데 파트너가 정확하게 읽어서 쇼킹했었다.
14) 한 명은 눈을 감고 있었고 감각 중 하나가 배제된 상태이지만 반면 다른 감각을 받아들이는 상태였고, 파트너는 욕망(desire)이 강한 것 같았으며 두 명의 집중도가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관객에게 개방된 세 가지가 있었다. 이를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 특별한 계획을 갖고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장혜진: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것이 무대에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사적인 것, 날것 중의 날것이다. 조명을 받으며 할 것은 아니라고 늘 생각했다. 두 사람이 할 때의 이게 어디에 적히는가, 종이에도 적히고 내 몸의 감각으로도 적히더라. 의도미러링 프랙티스의 경우 야외에서 했을 때와 작은 블랙박스에서 할 때의 긴장감과 집중도도 달랐다. 공연예술 재료 자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는 질문을 안 할 수 있는가? 그것이 질문이었다. 이것이 공연예술 안에서 그 질문을 안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15) 우연인데 롤에 대해서 감각의 인텐션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
16) 의도 자체가 내가 인벌브 되는 경험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질문이 들어간 것이다.
17) 이 질문에 추가해보겠다. 보는 사람에게 주어진 것에서 더 하고 싶은 것이 있지 않았나. 웃기, 하품하기 등등을 통해 처음에는 과학적인 접근 방식으로 시작했지만 행위자체를 보면서 관계를 만들어싶어지는 지점이 있지 않나라는 관찰을 하게 되었다.
Ursula: 거울뉴런을 통해 봤을 때 역동적인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리드하는 사람은 활동적이고 다른 한 사람은 그에 반응하기에 수동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90년대 거울뉴런이 발견됐을 때 ‘활동적인 관계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이 생겼다. 내 신경체계 안에서 동일하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관계성 보다는.
18) 이것이 공연예술로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함이 생겼다.
19) 글쓰기를 하는 테스크에서 묘한 섹시함이 느껴졌었다. 그 장면을 공연에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19에 대한 장혜진의 답변) 그럴 수 있다. 그 장면을 넣음으로써 섹시함만 남길 것인가 아니면 섹시함을 통해서 무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말이다.
20) 사적인 이야기다. 처음 보는 사람과 손을 잡고 글씨를 쓰는데 나에게 뭔가 강렬하게 남았다. 이것이 다음 스텝으로 가면 흥미롭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나의 손이 잡혀서 글을 쓴 것보다 내가 파트너의 손을 잡고 쓴 것이 더 강렬했다.
장혜진: 첫 번째 테스크에서 설명하지 않고 수행했을 때와 설명하고 수행했을 때 달라지는 점이 있었을까?
Ursula: 언어가 등장하거나 언어로 설명하게 될 때 언어 상호성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자연적으로 사회적인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느꼈다. 네 번째 벽이 만들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대상, 물체 객관화되는 것 같아 가까이 할 수도 있지만 거리를 갖고 하게 되었다. 각각 다른 역할을 맞고 있는 사람들이 내 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느꼈고 모호성이 있을 때 불편함도 느껴졌다. 내가 할 때 무엇이 느껴지나 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모호성자체를 공연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Ursula&장혜진 인터뷰


줌아웃 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양은혜 관련 사진



장혜진과 Ursula Eagly 두 분은 처음에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장혜진(이하 장): New York Live Arts(뉴욕 라이브 아츠, newyorklivearts.org)라는 극장에서 2014년부터 15년까지 진행되는 Fresh Tracks 레지던시에서 Ursula를 멘토로 만났어요. 그 이후에 저희는 친구가 되었고 올해 1월에 제가 미국에 갔을 때 Ursula가 자기 집의 거실을 작업발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내주어서 공연을 했었습니다.

Ursula Eagly(이하 Ursula): Fresh Tracks는 경쟁률이 높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지원을 하는데 그중에 혜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어요.



두 분은 거울뉴런(mirror neuron)이라는 개념에 관심이 맞닿아 있는데요, 언제부터 같이 하게 되었나요?


Ursula: 관객과 퍼포머의 관계에 아주 여러 해 동안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Porosity 즉 다공성/투과성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에 특히 관심이 있었고요. ‘극적’이라는 점에서 마법에도 관심이 있기도 했어요. ‘하품(yawn)’에 대해서 7년 전에 작업을 했었는데 하품이 교환적이기도 하고 사회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또한 전염의 기능을 하는 것이기도 했죠. 하품으로 작업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하품을 잘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올 초에 무브먼트리서치 교환프로그램으로 한국인 안무가 황수현이 왔을 때 ‘눈물’로 작업한 것을 들으면서 역으로 뉴욕 아티스트들의 작업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되었어요. 그들은 자신이 작업하는 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발화하기 위해 정치성을 작품에 넣는 성향이 있는데 황수현은 ‘그냥 우는 작품이다’라고 했을 때 몸이 우는 것이라는 것을 보고 다른 점을 느끼게 되었었죠. 그러면서 나는 왜 하품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생각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하품 자체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거울 뉴런에 도달하게 됐어요. 거울 뉴런에 대한 관심이 장혜진도 있다고 해 이메일을 그녀와 몇 차례 주고받 았고 이 주제를 가지고 워크숍을 진행해보고자 해 이번에 서울무용센터에서 하게 됐어요.



줌아웃 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양은혜 관련 사진



장: 거울뉴런은 교육과 언어 측면에서 빨리 드러나는 것 같더라고요. 2011년까지는 거울뉴런이라는 정확한 키워드로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에요. 언어교육에서 "따라함"이 어떻게 빠른 성장을 돕는지 정도로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11년도에 한 선생님의 움직임역학수업을 듣는데 거울뉴런이 발달한 사람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거울뉴런이 발달했는지 확인해보고 그렇다면 따라하면서 배우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하셨었어요. 그때부터 거울뉴런이 구체적으로 다가왔고 저는 작업 안에서, 교육 안에서, 정치적 상황 안에서, 그 외 사회적인 관계의 틀 혹은 캐주얼한 상황에서 이를 언급을 하고 (지움) 수행 및 문제점을 제시해 보기 시작했었어요. 혹은 미러링이 발생하는 그 상황을 포착하여 인과관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지점들도 있었지요. 특히 그 동안 저의 솔로 공연 상황 안에서 발생하는 타자의 미러링. 타아적임. 아타적임이 궁금해서, 그 반응들을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거울뉴런은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이론인데 워크숍을 참관하면서 이 분야의 연구자와 협업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면 괜찮았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었어요. 내부에서 그런 논의는 없었나요?


Ursula: 거울뉴런을 가지고 예술성 안에 어떻게 위치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않았고 우리 둘 사이에서도 거울뉴런을 취하는 입장과 실험해 보는 방법이 매우 달라요. 그 위치를 정하기 전에는 과학자와 만나는 것이 별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요. 하나의 장을 여는 것으로 현재는 완전한 초기 단계이기에 다른 예술가가 한 명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큰 정보가 되어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어요.

장: 저는 융합적인 접근이나 사회과학적 또는 과학적인 리서치가 예술 리서치에 들어오는 방식들에 질문을 가지는 편이에요. 그러한 종류의 철저한 리서치도 중요할 수 있지만 살롱에서 실험한 것은 이것을 가지고 예술적으로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가의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책을 참고한 것은 제가 생각한 것을 가지고 스튜디오에서 팩트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기에 유용했었던 것이고 그 외에 전문가와의 소통이 앞으로 있다고 해도 그게 몇 회 이상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Ursula: 어떤 안무가와 얘기하는데 그는 자신이 미적분학으로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걸 배운 적이 없다고 말하자 그는 미적분학은 항상 일어나는 것이라고 얘길 했었어요. 여기에 제 입장을 추가하자면 창작자나 어떤 과학적인 이론이나 공식, 개념 등이 관찰자의 독법 정도로 사용될 때가 재밌는 것 같아요. 이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현상들을 포착해 나가는 과정이 재밌는 것 같아요.



줌아웃 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양은혜 관련 사진



워크숍/퍼포먼스 또는 퍼포먼스/워크숍이라고 칭하고 있어요.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요?


Ursula: 폭넓은 질문을 초청하는 것인데 공연에 들어갔을 때 관객이 일반적인 상황을 읽는 것에서 공연을 읽는 것으로 완전히 바뀌는데 저는 이 전환 자체를 실험해 보고자해요. 사전에 워크숍을 통해 우리가 이미 이야기했던 것을 가지고 공연이라는 상황에서 실험해 보는 거죠. 관객, 조명, 극장적인 블랙박스가 있을 때 실험을 해 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장: 모든 작업의 시작은 동원력에서 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보러" "오다"와 "하러" "오다"가 그 작업의 세계로의 초대의 시작인 것이죠. 워크숍/퍼포먼스라고 했을 때 나는 보러가는 것인가, 하러가는 것인가. 어쨌거나 가자. 라고 유인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들을 조성하고 싶었어요. 그들이 도달했을 때 보게 되는 것들 중에는, 제가 실험을 캐주얼하게 진행을 하다가 공연적인 순간을 순식간에 만들어 버리는 것, 혹은 기술자로 변해서 조명을 집어넣는다든지 꾸역꾸역 공연의 순간을 만드는 것들이 있어요. 관객이 말이 없어지는 어느 순간, 공연적인 순간에 무대의 요소를 넣었다가 빼내는 상황을 만들어 볼 거예요.



공연상황을 읽는 것과 일반 상황을 읽는 것이 다를 것 같은데요 이것이 미러뉴러닝과는 어떤 관계를 맺나요?


Ursula: 공연예술 안에서 거울뉴런의 지점을 어떤 종류로 극화시킬 수 있을지, 관객이 참여하는 지점의 거울뉴런의 종류들을 실험해 볼 거예요. 이 기근 자체에 거울뉴런이 있고 이를 수행할 때에는 우리 또는 관객이 하거나 관객이 하는 것을 다른 관객이 보거나 또는 하는 것 사이에 거울뉴런은 일어날 거예요. 거울뉴런에 대한 많은 해석들이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지점들을 찾아볼 예정이에요.

장: 저는 회화적이지 않은 거울뉴런에 관심이 있어서 궁금해 하고 있어요. 일단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는 미러링 혹은 미러뉴런적인 퍼포머티브 통역이란 무엇인지 실험해 볼 거예요. 일상에 일어나는 통역과는 달리, 청자의 의도를 읽어내는 종류의 통역을 해보는 것. 그래서 실제/실재 통역인지 아닌지 모르게 하는 것. ekd공연인지 일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이죠. 이러다가 퍼포머로서 움직이기도 하는 등 역할이 계속 바뀌게 되는 형식이 될 거예요.



미국인 아티스트들은 작품에 정치성을 내포시키는 것에 익숙하다고 하는데 이번 작업은 어떤가요?


Ursula: 정치성이라는 것은 모든 것에 존재해요. 가장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춤 수업에서도 정치성은 당연히 존재하고 발견할 수 있어요. 그러나 거울뉴런을 굳이 정치화해야 한다면 거울뉴런은 동감, 동정을 강하게 건드리는데 그것이 공연 안에서 건드려질 수 있다면 그것은 사회에서도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정치적인 면모가 있는 것 같은데 정치성을 드러내는 것은 언젠가는 또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했는데 장혜진안무가는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나요?


장: 저는 거울뉴런을 통해 누군가의 의식세계를 읽어낼 수 있는 지점이 흥미롭더라고요. 그런 것을 공연예술에서 관객에게 해보거나 작업을 할 때 안무가나 기획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의도를 읽어내려는 핵심이 거울뉴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의도를 실제 읽어내어 초능력자가 되는 게 아니라 읽었다고 느끼고 수행했을 때 그 의도가 아님을 알았을 때 느껴지는 엄청난 간극이 재밌더라고요. 의도를 읽는다는 부분이 저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어요. 공연예술에서는 조명, 음악이 일종의 작품 전달의 통역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소통의 영역에서 ‘난 너의 의도를 알아’라는 전제 하에 진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거울뉴런이라고 했을 때 의도를 읽어내는 것이 목적일 것 같은데 읽혀지지 않았을 때의 간극, 다르게 말하면 거리감이 재밌다고 하셨어요. 역설적인데 이에 대해 정리해준다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장: 미러링을 하긴 하는데 마치 구리거울 같이 작동하는 것이죠. 미러링으로 복제물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간극을 보여주는 틀과 형식이 생겨나는 거예요. 그리고 저도 제가 뭘 원하는지 모를 때가 있는데, 저의 의도와 구현의 간극이 생길 때 이를 바라보고 여기에 형태를 부여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때는 이것이 스코어로 작용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공연예술의 스코어로 작용하는 점, 그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공연예술의 스코어라면 제작부터 공연까지 모두 통트는 팀웍부터 제작 방식 등등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Ursula: 사실 워크숍 설명문에 나온 스코어도 그것을 통해 연습, 수행, 실천이 나오게 되는 것을 이야기 한 거예요.



스코어라는 정의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Ursula: 공연에서의 스코어는 예를 들어 ‘내가 왜 멈추는지 읽고 수행하라’라는 지시어가 있다면 그 지시어가 너무 많은 공감을 일으키는 것이어서 수행자가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거예요. ‘웃다, 큰소리로 웃다, 하품하다, 눈을 마주치다’가 지시어고, 이것이 어떤 순서로 가며 또는 동시에 가는지 등등은 정해져 있지 않아요. 이를 어떻게 수행하느냐는 본인이 스스로에게 주는 지시어가 되는 거지요.

장: 저에게 스코어는 그 성향이 약간 유언 같다는 느낌이 있어요. 1분 전에 내가 남긴 유언, 몇 분 전 또는 몇 일전 나를 위해 남긴 유언을 현재 수행하는 거예요. 그 수사학이 현존하는 내가 수행해야하는 스코어인 것이죠. 때로는 스코어 만들기 자체가 스코어가 될 수도 있어요. 메타스코어. 예를 들어 이번 워크숍/퍼포먼스에서 실험될 "멈춘 의도를 읽어 수행하라고 하는 것"이 수행되는 동시에 스코어를 만들어내는 프랙티스이기도 한 거죠.



오늘의 워크숍/퍼포먼스가 끝난 이후에 두 분의 담론은 계속 이어질 예정인가요?


Ursula: 네, 당연히 이어질 거예요.



공연장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까요?


Ursula: 2020년 정도에 초연을 할 예정인데요, 그때 미러뉴러닝이 어떻게 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요?



서울무용센터에서 작업을 하면서 지냈던 소감이 어땠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Ursula: 한국에 와서 혜진과 함께 작업하게 되어 좋았어요. 그 중에서 주어진 연습실을 가지고 저와 혜진이 어떻게 들어갈지에 대해 셋업을 했던 것이 만족스러웠어요. 같이 재밌는 공연도 보러 다니고 한국에 새로운 예술가들도 만나서 정말 좋았어요. 센터의 경우는 아름다운 공간을 가지고 있고 아래층의 연습실을 매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요. 센터의 운영 면에서도 작업에 관련된 문의나 니즈를 이야기하면 유연성을 갖고 바로 지원해주어 감사했었어요. 현재 레지던시를 하고 있는 다른 예술가들과의 교류와 서로의 워크숍에 참여하고 부엌에서 좋은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았고요. 이 모든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기관에서 만들어 놓은 교류이기에 올해 황수현안무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시작이 되고 그것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필요하며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장: ‘순환’이라는 것을 중요시 여기고 있는데 은유적으로는 ‘구르는 돌, 박힌 돌이 거의 없는 것’이라는 상황이 매력적이에요. 그런 맥락에서 레지던시와 '살다'라는 환경에서 교류, 협업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것 같아요. 순환을 통해, 또 공존과 충돌을 통해 전혀 다른 종류의 작업이 일어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양은혜_아키비스트, 춤:in편집위원


목록

댓글 0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