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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센터

줌아웃 -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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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조회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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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리즈>의 질문과 말들

서경선_안무가

대화자 : 이선아, 김보현, 박수진, 이충열, 나연우, 서경선, 정다혜

집시리즈는

삶과 창작행위는 분리되어있지 않다는 기치 아래 창작자들이 자신의 실제 생활공간인 집에서 공연하고 전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관객은 창작자의 사적인 장소에서 공연과 전시 콘텐츠를 즐기며 아티스트와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2016년 <계피>를 시작으로 2017년 <고양이>, <몸, 생각하는 집> 등 6개의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2018년에는 9개의 공연과 전시가 서울, 경기, 안동, 벨기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툿 네트워크는

2013년부터 신도림예술공간고리, 홍은예술창작센터, 서교동 춤공간 ‘몸춤’으로 공간을 이동하며 자생한 몸 탐구모임입니다. ‘툿’이라는 의태어를 차용해 씨앗을 뱉어내는 행위처럼 우리들의 창작행위도 발아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으며, <집시리즈>는 툿 네트워크 창작활동의 첫 번째 발아입니다.



ⓒ서경선
서경선: 대화에 참여하신 분들은 모두 2018년 <집시리즈>에 참여하시는 분들입니다. 특히 올해는 무용 외에 미술장르가 포함되어 기대가 큽니다.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김보현: 계속해서 춤을 추고 싶었습니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결혼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는데, 예전 같은 방식으로는 계속 춤출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사는 곳은 경기도 외곽인데 가사와 육아를 하면서 서울권에서 작업을 하고 공연을 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거든요. 그러던 중 ‘집에서 하는 공연’이라는 기회가 왔고 내가 사는 공간에서 작업과 일상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그때 저의 삶의 화두가 ‘내가 사는 곳에서 뿌리내리기’였기도 했고요. 그래서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어요.
정다혜: 2017년도에 이사를 했는데요. 이삿짐을 옮기기 전 빈 공간을 활용해 작업을 하고 그림을 전시했어요. 이런 방식으로 전시를 계속하려 했지만 혼자서는 꾸준히 지속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러던 중 이충열님의 소개로 <집시리즈>를 알게 되어 올 해부터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집시리즈>와 함께라면 시너지 효과로 생동감 있게 작업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시 형태가 유동적이라서 스스로 제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작업을 자유롭게 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서경선: 올해 5월에 안동에서 첫 <집시리즈> 공연이 있었고, 벨기에에서 연우씨도 함께 참여하시잖아요. 집이라는 공간의 지평이 넓어지는 느낌인데요. 작년 <집시리즈> 준비하실 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박수진: 먼저 집을 선택하고 거기에 맞는 작품 아이디어를 찾다보니 제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공연하게 됐어요. 저는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오면서 ‘춤추는 집’이라고 이름을 정하고 이 공간에서 다양한 움직임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 제목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는 가정과 예술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어 가려고 하는 저의 마음과 의지를 담았습니다. 예전에는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나면 저의 개인적인 생활은 엉망이 되곤 했어요. 다시 회복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지만, 당시에는 작품을 위해서는 당연한 희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집시리즈>는 공연을 준비할 때도,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삶이 더 충만해졌고 창작자로서 만족감도 높았습니다.
이선아: 무대 위에서는 작품과 내 모습만을 보여주잖아요. 그런데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하기 때문에, 작품과 나 말고도 더 많은 나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다른 측면의 긴장감이 있었어요. 가족과 그 과정을 함께 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이가 공연 중간에 무대에 들어오기도 했고, 남편은 리허설과 공연 시간에 촬영을 맡아 주었습니다. 또 무용계 사람들이 아닌, 동네 친구, 동네에 사는 아이 친구의 아빠 등 일반 관객이 많이 왔어요.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 작품을 보고 함께 다과를 하며 편한 분위기로 작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집시리즈>는 내 일상의 자리와 공연장의 거리를 좁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어요. 이전과 달리 작업과 공연을 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그 과정을 즐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주 작은 이야기일지라도 정말 내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공연을 했다는 성취감과 기쁨이 있었어요. 관객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나의 작업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경선: 집은 삶의 피로와 휴식이 공존하는 진실한 모습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공간에서 일상과 예술이 진실하게 구현되면 구체성을 띤 삶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겠지요. 우리의 일상과 예술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로 거듭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보현: 일상 가운데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제가 배우고 경험한 예술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집’은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공간이에요. 가사 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또 근근이 파트타임을 하는 저의 일상의 한 순간이 보석처럼 반짝일 때가 있어요. 그렇게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하는데, 무대까지 오르면 그 반짝임이 흐려질 때가 종종 있더라고요. 집은 그러한 관찰로 시작된 결과물, 제가 생각하는 것의 본질을 드러내기에 더 없이 적합한 공간입니다. 집에서 공연하면서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작업의 힘을 느꼈습니다.



<집시리즈> 포스터 ⓒ집시리즈



<집시리즈> 포스터 ⓒ집시리즈



<집시리즈> 포스터 ⓒ집시리즈



<집시리즈> 포스터 ⓒ집시리즈

<집시리즈> 포스터 ⓒ집시리즈

<집시리즈> 포스터 ⓒ집시리즈

<집시리즈> 포스터 ⓒ집시리즈
이충열: 평소에 저는 ‘집’이라는 공간에 고민이 많습니다. 제 삶의 공간이자 작업 공간이자 욕망의 공간인 ‘집’을 주제이자 소재로 작업해보고 싶은데요. 작년에 이선아 선생님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익숙함에서 발견한 새로운 감각을 움직임 작업으로 이끌어내는 공연을 보고는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저와 함께 했던 드로잉 워크숍에서 힌트를 받으셨다는 이야기에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말로 알려드린 것을 자신의 몸으로, 자신의 작업으로 소화해내시는 것을 보고, 저 역시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큰 자극을 받게 되었던 매우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이선아: 그 집을 찾아가는 동안 동네의 풍경과 느낌 등이 기억에 남아요. 집에 들어섰을 때 공간에서 풍겨오는 집 주인의 취향 같은 것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또 집 주인을 찾아 온 서로 모르는 관객들이 공연 후에 함께 둘러 앉아 다과를 즐기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박수진: 그 집과 그 곳에 사는 사람이 같은 향기를 갖고 있다고 할까요. 그 집도 같이 춤을 추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작가의 집에 공연을 보러가는 즐거움이 무척 컸습니다.
서경선: 지난 5월 안동에서의 김경미 선생님의 <집시리즈> 공연을 봤는데요. 동네 어르신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고 마을활동을 하며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집이 점차 마을로 공간을 넓혀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집시리즈>가 어떤 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각자의 삶과 예술의 영역을 넓혀가게 될지 무척 기대됩니다.

<상영회>, 마포문화비축기지 ⓒ안상균

집시리즈 영상 - https://www.youtube.com/channel/UCdgVLLdAnMHuwulpHH-81gw

서경선_안무가 가정을 이루고 육아를 하면서 삶의 가치, 달라진 몸, 여성춤꾼으로서의 사회적 인식에 대한 고민의 시기를 거쳤다. 성북예술창작센터, 홍은예술창작센터, 서울무용센터ⅹ교토아트센터 아티스트교환프로그램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현재 ‘툿 네트워크’, ‘집시리즈’를 하며, 여성을 키워드로 한 프로젝트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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