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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20.08.18 조회 4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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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무대-카메라-화면을 넘어

춤, 무대-카메라-화면을 넘어

웹진 <춤:in> 편집부

일시: 7월 3일 금요일 오전 10시
장소: 서울무용센터 무용연습실1
참석자: 성승정(영상감독, 모더레이터), 임정은(비디오아티스트), 장성학(영상감독), 조영인(영상감독), 김연임(춤:in 편집장)

김연임: 안녕하세요! 아침 일찍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바쁘신 중에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무용 분야에서 영상은 더 이상 낯설고 부차적인 매체가 아닙니다. 공연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춤은 이제 카메라를 통해 영상으로 관객이자 시청자에게 전달되고, 무용 창작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변화한 창작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희 <춤:in>에서는 춤 공연을 영상으로 담아내시는 네 명의 촬영감독님들을 모시고, 작품 자체로서의 영상이 아닌, 무용작품과 공연을 전달하는 입장에서 영상의 특수성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질문들을 공유하고, 무용 창작자들이 어떤 준비를 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그럼 자기 소개와 함께 이야기 시작해 볼까요.
왼쪽부터 성승정, 임정은, 조영인, 장성학 ⓒKenn. 김병구
성승정: 안녕하세요. <춤, 무대-카메라-화면을 넘어> 좌담을 진행하게 된 성승정입니다. 현재 선인장 베개라는 크루를 이끌면서 댄스필름, 무용-미디어 퍼포먼스 등을 하고 있습니다. 댄스필름을 창작하고 있어요.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임정은: 림벌트(Limvert)라는 아티스트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정은입니다. 댄스 필름과 미디어아트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조영인: 이메진프로덕션을 운영하며 기획과 촬영을 하고 있는 조영인입니다. 현재 강화도에 살면서 강화도 지역 축제를 기획하고 있으며, 촬영과 영상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장성학: 공연예술 아카이빙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고 있는 율하우스의 장성학입니다. 무용부터 뮤지컬, 연극, 전통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아카이빙 영상을 촬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연 생중계도 많이 하고 있어요. 영상 작업을 한 지는 꽤 됐는데, 바쁘게 일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바빠진 건 공연예술 아카이빙의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한 2~3년 전부터 인데, 지금은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영상 작업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서 정말 바쁘게 일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성승정: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분들은 모두 무용 영상을 촬영하셨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인데, 어떻게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작업의 시작점과 그 계기가 궁금해요.
임정은: 저는 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어요. 예전부터 영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씩 아마추어로 공부하긴 했지만, 대학교 2학년까지는 무용을 열심히 했죠. 그러다 무용보다 영상에 관심이 커지자 본격적으로 영상 작업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영상학과로 전과를 하게 되었고 영상대학원에 진학했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무용을 해왔던 사람이다 보니, 계속 무용과 함께하고 싶고 무용하는 사람과 작업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지금까지 무용 위주로 영상 작업을 해오고 있어요.
조영인: 저는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는데, 주변에 거주하시는 화가와 시인 등 예술가가 많아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가족이 펜션을 운영해서 펜션에 놀러 온 디자이너, 댄서, 기타리스트 등 친분을 쌓을 기회도 많았어요. 실제로 매년 가족끼리 즐기기 위한 파티에 지인을 초대하면 해마다 100명, 200명씩 모이곤 했습니다. 매해 축제였죠.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예술가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다 보니 문화예술과 그 현장을 기록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대학도 영상 관련 학과로 진학했고요. 타고난 인복이 있는 건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지인의 소개로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기회도 얻곤 했어요. 그렇게 촬영에 대한 경험을 쌓으면서 영상 기술을 익혀갔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무용 필름을 촬영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무용 공연 라이브 영상도 촬영하게 됐네요.
장성학: 저는 무용 전공도 아니었고 무용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어요. 그러다 2013년쯤에 발레 촬영을 의뢰받아서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서 갔는데, 면접 자리에 가보니 제가 그들의 무용 언어를 전혀 모르는 거예요. 앞에 계시는 안무가님이 여쭤보시는 질문에 하나도 답을 못했죠. 그때 무용은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절대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 이후로 몇 년간 무용을 멀리했죠. (웃음) 그런데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촬영을 담당하게 되자 무용 촬영을 피할 수 없더라고요. 창작산실에 무용 작품이 정말 많잖아요. 정말 모르는 영역이었던 만큼 막막했지만, 이왕 공부하는 거 열심히 해보자며 안무가님들을 찾아다니면서 끊임없이 질문했어요. 이 장면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화면으로 옮기면 좋을지 계속 여쭤봤죠. 그런데 의외로 안무가님들 대부분이 원하시는 게 별로 많지 않았어요. 그렇게 2015년, 2016년, 2017년 창작산실 작품 촬영을 진행했고, 거기서 인연을 맺은 분들과 계속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레 무용 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무용 작업의 특수성
성승정: 모두 무용 영상 작업을 하게 된 시작점은 다르지만,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같다고 생각해요. 각자 생각하고 계시는 무용 영상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피사체가 역동적으로 움직여 집중도가 높다는 점과 촬영을 하면서도 함께 춤춘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임정은: 저는 생동감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정적인 장면이더라도 몸에 피사체를 맞추면 다른 영상에서 마주할 수 없는 생동감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죠.
장성학: 무용은 제가 알 수 없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무용은 소리로 말을 하지 않잖아요. 뮤지컬이나 연극은 대사가 있고 노래가 있는데, 무용은 몸으로만 이야기하다 보니까 제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 같아요. 정말 모르니까 알고 싶고, 알고 싶은 것을 영상으로 만들다 보면 궁금한 게 어느 정도 풀리는 느낌이 드는데 그 과정이 재밌죠. 예를 들면, 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들은 움직임의 디테일한 차이를 알아채기가 힘든데 그 차이를 촬영하면서 알아가는 순간 재밌어지는 거죠. 창작산실을 4~5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안무가님들의 작품이 정말 천차만별이라는 거였어요. 짜인 틀에서 움직이길 원하는 분도 있고, 즉흥적으로 움직이길 원하는 분도 있죠. 물론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움직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게 편하지만, 계속하다 보니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에서도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무대 위 무용수들의 호흡에서 느껴지는 생동감도 매력적이고요.
조영인: 저는 무용이 지닌 즉흥성에서 매력을 느껴요. 작품에서 예상치 못한 찰나가 연속되기에 저도 계속 그 찰나를 연습하는 거죠. 물론 다른 현장에서도 찰나의 연속성이 비춰지지만, 방송사고나 진짜 사고 같은 찰나도 작품의 연장선이 되는 무용과는 성격이 다른 찰나인 것 같아요.
성승정: 그렇다면 무용 영상 작업이 기존에 하셨던 작업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 궁금해요. 먼저 피사체가 움직인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해야겠죠?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무용은 초 단위로 피사체가 움직이다 보니 삼각대로는 기동성이 떨어지고 댄서들의 움직임을 충분히 담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댄스필름 작업을 할 때 짐벌(Gimbal)을 주로 사용해요. 고정적인 프레임이나 스테디한 샷이 필요할 때에만 부분적으로 삼각대를 쓰죠. 어떻게 보면 주/부가 뒤바뀐 장비 선택을 하는 건데, 이 외에도 여러 차이점도 있을 것 같아요.
임정은: 말씀하신 것처럼 무용 작업에서는 기동성이 중요해요. 어떨 때는 짐벌 마저 기동성이 떨어지죠. 무용수마다 움직임의 수준과 범위가 다르고 어떻게 찍을 것인지 약속하고 화각을 정해둬도 현장에서 달라지니까 움직임을 쫓아가기 힘들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삼각대와 짐벌로는 온전히 담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핸드핼드(Handheld)를 주로 사용해요. 안무가님들도 핸드핼드의 느낌을 좋아하시고요. 보통 촬영을 할 때 핸드핼드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무용 작업에서의 특수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장성학: 확실히 무용을 전공하셨던 분들은 창작자의 입장에서 장비를 선택하고 기술을 사용하시네요. 저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입장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생방송을 할 때는 화면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시해요. 카메라의 샷이 넘어갈 때마다 이질감이 없어야 하고요. 그래서 짐벌과 핸드핼드보다는 안정성 있는 삼각대를 선호해요. 다른 분들이 창작자 입장에서 장비를 선택하신다면 저는 소비자 중심으로 장비를 선택한다는 것, 무용 작업 안에서도 관점에 따라 장비가 달라질 수도 있네요.
조영인: 무용은 움직임의 디테일을 굉장히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는 몸짓 외에 가사나 음악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무용 같은 경우에는 몸짓이 전부잖아요. 움직임의 발끝 포인트나 손끝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잘 담아내야 하죠. 그래서 저는 주로 삼각대처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비를 우선으로 선택해요. 그 후에 지미집(Jimmy Jib)이나 짐벌처럼 클로즈업샷(Close Up Shot)이나 풀피겨샷( (Full Figure Shot) 등의 앵글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를 선택하죠
성승정: 맞아요. 저는 작업할 때 촬영과 편집을 스스로 하는 편이지만 제가 촬영을 못 하는 환경이거나 출연이 하고 싶을 때면 카메라 감독을 섭외해야 해요. 그런데 댄스필름이 워낙 세부적인 장르이다 보니 그 분야의 촬영 감독을 구하기 힘들어서 영화과 학생들을 섭외하는 경우가 많죠. 차이가 있다면 영화 전공자들은 프레임 중심이 얼굴에 있다는 거예요. 댄스필름은 몸이 중심에 와야 하는 것 같거든요. 당장 팔다리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카메라는 얼굴을 잡느라 그 움직임들 놓치면 안 되잖아요. 이러한 지점들은 반드시 다른 감독과 미리 얘기해야 하는 지점이라 생각해요.
성승정 ⓒKenn. 김병구
성승정: 그렇다면 녹화 영상 촬영과 라이브 공연 촬영의 경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장성학: 그우선 카메라 위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겠죠. 녹화 영상의 경우 다양한 카메라 구도를 활용해서 아카이빙을 할 수 있지만, 라이브 촬영은 관객이 있으니까 관객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담을 수 있는 구도가 한정적이고 동선에도 제약이 많죠. 그래서 그 안에서 무엇을 찾을지 고민하다가, 영상과 함께 음향도 다루게 됐어요. 미디어는 영상과 음향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무용수의 호흡이 영상에 담길 수 있도록 스테이지 위에 앰비언스(Ambience) 마이크를 설치해서 무대의 생동감을 최대한 구현해내려 하고 있어요. 라이브 촬영에서도 공연장 환경을 제약 없이 운용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게 불가능하니까 그 안에서 최선이 되는 선택을 찾아서 제작하는 게 우리 회사의 목표죠.
성승정:그 촬영의 목적이 달라짐에 따라, 기존에 없었던 작업 과정이 요구되는 경우는 없을까요? 녹화 영상을 촬영할 때는 없었는데 라이브 공연 촬영에서는 추가된 과정이 있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영인:그 최근에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와 생중계 공연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일반적인 공연장이 아니라 폐공장에서 진행했던 터라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 선이 없었어요. 그래서 와이파이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휴대용 와이파이를 빌려서 송출했죠. 생중계를 무선으로 진행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부담스러운데, 하필 그날 비가 오는 바람에 장소도 야외에서 실내로 바꿔야 했죠. 바뀌는 상황 속에 여러모로 당황스러웠어요.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깨끗하게 송출이 잘 될지 자신이 없지만, 일단은 최선을 다 해보겠다고. (웃음) 그렇게 혹시라도 휴대용 와이파이에 문제가 생기거나 송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대책에 대책을 만들어 놓고 촬영을 강행했어요. 결과적으로 약간의 지연은 있었지만 잘 진행되어 정말 다행이었죠.
성승정: 그데이터 전송량이 초당 몇 메가냐에 따라 영상의 화질이 달라질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인터넷 기술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던 사례네요. 임정은 감독님은 생중계 공연을 촬영하시면서 어떠셨나요?
임정은: 그저도 생중계 공연 촬영을 할 때 휴대용 와이파이를 사용한 적이 많아요. 그런데 생중계 촬영에서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보니 항상 불안했죠. 카메라가 온도에 민감해서 덥거나 추울 때 혹시나 꺼지면 어떡하지 걱정했던 적도 많고요.
장성학: 그그런 경우, 안정적인 송출을 위해서라면 휴대용 와이파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해요. 그래도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걸 사용하되, 주변에 있는 모든 휴대폰은 다 끄고요. 하지만 가능하면 인터넷 전용망을 신청해야 해요. 그러면 통신사의 인터넷망 차가 와서 선을 깔아주는데 그 선을 꽂아서 인터넷을 사용하면 훨씬 안정적이죠. 물론 가격이 비싸니까 예산이 충분하냐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결정되겠네요.
장성학 ⓒKenn. 김병구
제작 방식에 따른 작업 과정
성승정: 감독님마다 다르실 것 같은데, 작업하실 때 작업 과정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이 질문은 철저히 저에게서부터 비롯된 질문인데, 저는 일반적으로 안무와 촬영을 혼자서 하다 보니 작업 과정이라는 게 명확하지 않아요. 공연을 상상하고 그것을 어떻게 생생하게 영상으로 담을까 생각하면 그게 바로 카메라 구도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서 순서가 뒤섞여있죠. 다른 감독님들은 영역별로 협업을 하시니까 작업 과정이 훨씬 세부적일 것 같아요. 안무가와의 소통부터 작품 분석, 장비 선택, 촬영, 편집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시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성학: 촬영의 목적이 아카이빙이냐 생중계냐에 따라 작업 과정이 다르겠지만, 촬영을 시작하기 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관객의 유무예요. 관객이 없는 비대면 공연의 경우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는데, 관객이 있을 때는 관람하는 관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장비 선택부터 카메라 위치, 동선까지 제한을 받는 경우가 많죠. 그럴 때는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시도해 볼 수 있는지 선택해야 해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의 영상화 작업이 중요해지면서, 많은 영상 제작팀들이 예술계에 투입되고 있어요. 거기서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그중 하나는 그 팀들이 주로 어떤 영상을 해왔냐에 따라 영상이 달라진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영화를 촬영하던 팀들은 촬영 구도를 가장 중요시해요. 촬영 구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철저하게 준비한 후 촬영에 들어가고, 구도 외의 나머지 요소들은 모두 포기하죠. 그들에게는 관객도 필요 없으니, 공연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힘든 거죠. 본래 목적은 공연을 한다는 것인데, 공연의 목적과 영상 팀의 목적이 다르니 그런 부분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관객의 유무를 떠나 고민해야 할 것은, 찰나의 순간에 그 움직임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을 것인가예요. 그러다 보니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이 서로 어느 정도를 원하는지를 공유하는 거죠. 그다음에는 서로 어느 정도까지 포기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야 해요. 기술적으로 포기하는 건 저희가 하는 거고, 안무가님은 영상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시니까 막연하게 영상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어떤 구도들을 선호하시는지 말씀해주시면 돼요. 그러면 저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와 왜 불가능한지를 자세히 설명해드리죠. 그런 것을 사전에 충분히 논의해야만 장비 운영을 어떻게 할지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미팅을 꽤 많이 하는 편이에요. 리허설 할 때 참관도 자주 가고요. 그렇게 참관하면서 안무가님이 별로라고 이야기하셨던 것과 좋다고 이야기하셨던 것을 기억해뒀다가 촬영할 때 반영해요. 직접 촬영 용어를 사용하시면서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분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힘드시니까 혼자서 짐작하는 거죠. 그렇게 신경을 써서 만들어낸 결과물은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아요. 그럴 때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져요.
조영인: 저도 무용을 잘 모르다 보니, 안무가님과 미팅을 정말 많이 해요. 모든 움직임에는 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서 하나하나 여쭤보는 편이고, 안무가님이 생각하시는 의도와 제 의도가 다를 수 있으니까 공통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찾고 맞춰 나가려 노력해요. 그렇게 안무가님과 충분히 소통한 다음에, 리허설에 참여해서 작품을 보고 촬영 구도를 미리 구상하는 편이에요. 어떨 때는 시간별로 구도를 적어두고 달달 외우기도 하고요. 물론 그렇게 준비해도 현장에서 바뀌는 것도 많기에 어려워요. (웃음)

그리고 요즘에는 비대면으로 무용 공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무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그냥 들어가서 보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무용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영상의 흐름만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해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하죠. 작품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화각이나 구도를 구상하는 편이에요. 관객이 집중해야 할 장면이나 이해가 쉽도록 스토리텔링을 통해 영상으로나마 전달하는 거죠
임정은: 저도 안무가님들과 미팅을 많이 하고 리허설에 자주 참여해요. 그런데 안무가와 직접 촬영 장비나 구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아요. 그들이 촬영에 대해 모를뿐더러, 저는 무용을 전공해서 그런지 작품의 포인트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안무가와는 촬영을 어떻게 할지보다는 작품 내용 위주로 소통하는 편이에요.
임정은 ⓒKenn. 김병구
성승정: 저는 일반적으로 혼자 작업을 하는 편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작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느껴서 이제는 프로젝트에 따라 촬영팀을 꾸리기도 하고 점점 분업을 시도하고 있어요. 다른 분들은 작업을 하실 때 팀을 주로 어떻게 꾸리시는지 궁금해요. 물론 작업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몇 명 정도로 구성되는지,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정은: 저도 촬영부터 편집, 조명까지 모두 혼자 하는 편이에요. 팀을 꾸려서 하면 좋겠지만 인건비 때문에 그렇죠. 다행히 대부분의 장비를 가지고 있어서 웬만한 작업은 혼자서 진행할 수 있는데,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거나 동시다발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두세 명 정도 섭외해서 진행하곤 해요.
장성학: 우선 영상과 음향팀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어떤 예술 장르를 촬영하느냐에 따라 팀의 규모가 달라지는데, 무용 공연의 경우에는 영상팀의 인원이 더 많고, 오케스트라 같은 음악 공연에서는 음향팀의 인원이 더 많아요. 촬영팀은 카메라를 몇 대 운영하느냐에 따라 규모가 달라져요. 기본적으로 촬영 팀장이 카메라의 밸런스와 카메라 워크를 지시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진행해요. 녹화 영상이든 생중계 영상이든 그런 식으로 동일하게 운영한 다음에 후작업으로 많이 보완하는 편이죠. 최근에는 생중계를 위한 송출팀이 새로 생겼어요. 라이브 공연을 하다 보면 촬영 영상이 컴퓨터에서 인코딩되면서 소리가 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직접 오디오를 인코딩한 다음에 컴퓨터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죠. 아직도 만족할 만한 기술이나 장비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송출팀은 새로운 기술적인 방편을 만들어나가고 송출 전 단계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이슈에 대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조영인: 촬영의 목적이 녹화냐 생중계냐에 따라 팀 구성이 달라지는데, 라이브 같은 경우는 카메라 외에도 콘솔, 지미집을 운영하는 사람이 필요해서 대여섯 명 정도로 팀을 꾸려 진행하고 있어요.
성승정: 그렇다면 사용하시는 촬영 장비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저는 미러리스 한 대와 짐벌, 이렇게 두 개의 장비만 사용한 적도 꽤 많거든요. 장비를 적게 사용하는 대신, 후반 작업에서 음악을 씌운다거나 발소리와 숨소리를 따로 녹음하는 거죠. 물론 이 정도의 장비 구성으로는 생중계 공연을 진행할 수 없겠죠. 제가 최소치를 이야기했으니 최대치를 말씀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웃음)
장성학: 제가 최대치겠죠? (웃음) 평균적으로는 대여섯 명으로 진행하지만, 규모가 큰 프로젝트면 열 명에서 열두 명까지 투입되는 편이에요. 거기서 인원이 더 투입되면 일이 더 많아져서 그렇진 않고 있어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그 사람에게 대우를 많이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죠. 정해진 예산이 있을 때, 한 사람이 두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다면 그 한 사람에게 두 사람의 인건비를 전달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인건비가 올라가면 결과물과 직결되니까요. 촬영 장비는 공연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현장에서 바로 모니터하면서 색과 구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멀티캠 운영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촬영 후 작업하는 장비의 구성과 비교하면 멀티캠 장비의 설치가 꽤 복잡하고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공연 영상의 특성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조영인, 장성학 ⓒKenn. 김병구
촬영자-안무가 간의 소통
성승정: 최근에 작업하시다가 촬영자의 입장에서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지점이 있으셨나요? 저는 아쉬웠던 점이 있었는데, 공연은 한 번 하고 끝나지만 촬영은 여러 번 진행해야 해요. 촬영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좋은 장면을 포착하고 싶어서 여러 번 촬영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데, 촬영을 계속할수록 무용수들의 체력은 소진되잖아요. 그래서 촬영을 계속할수록 결과물 퀄리티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스튜디오를 대관했을 경우에는 제한된 시간 안에 촬영을 끝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요. 서로가 원하는 결과물에 대해 충분히 사전에 소통했다면 제한된 시간 내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어 아쉽기도 했죠. 혹시 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장성학: 저는 공연장 관계자와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적이 있어요. 공연장 조명의 조도가 낮거나 음향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사전에 준비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현장에서 갑자기 변동되는 부분은 해결하기가 어려워요. 이미 공연장 관계자와 촬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불구하고, 당일에 하우스매니저님 또는 무대감독님이 안 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러면 기존에 구성해뒀던 연출이나 동선이 완전히 틀어지게 되면서 촬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가 어렵죠. 공간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싶은데, 공간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의 가능성이 없길 바라시니까 부딪히는 지점이 많아요.
성승정: 그렇다면 안무가와의 소통에서 어려웠던 경험에는 어떤 게 있으신가요?
조영인: 어려웠던 경험은 아니지만 즐거웠던 경험이 있어요. 제가 만났던 안무가님 중에 한 분은 정말 유쾌하셨어요. 먼저 재밌는 아이디어도 제안해주시고, 제 결과물을 만족스러워 해주시고 칭찬해주시니까 저도 신나서 계속 다른 방법으로도 제안 드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무가님이 함께 일하는 스태프를 어떻게 이끄는가에 따라 그 결과물도 달라지는구나 싶었죠.
임정은: 저도 작업을 할 때 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단 제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나빴던 경험은 없었고 모두 좋았던 경험이었어요. 물론 안무가와의 소통이 수월하지 않아 힘들었던 적은 있었죠.
장성학: 저는 그분들과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소통이 어려운 것 같아요. 예술 언어와 기술 언어의 차이랄까요. 어느 때는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공감대가 전혀 형성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안무가님이 역동적인 화면을 원한다고 하셔서, 카메라가 타이트하게 확대한 화면 등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며 어떻게 움직이는 게 좋으신지 여쭤봤는데 그걸 이해하시기보다는 그냥 역동적이기만 하면 된다고 하신 적도 있어요. (웃음) 그걸 일일이 설명하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요즘에는 레퍼런스(Reference)를 먼저 보여주고 있어요. 물론 레퍼런스를 보여주는 것도 한계가 있죠. 이렇게 까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해버리시니까 원하시는 바를 제한하는 경우도 생겨요.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다른 감독님에게 소통의 방법을 배우고 싶어요. 타 예술 장르와는 다르게 무용에서는 만족스러운 영상을 보셨다는 경우가 정말 적어요. 그만큼 모두 선호하시는 게 다르거든요. 그래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두고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조금 혼란스러워요.
성승정: 결국에는 소통의 문제죠. 그래도 안무가는 예술 언어를 사용하고 자신은 기술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현 상태를 진단하고 있으시니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알고 계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서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서로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생각해내는 게 관건이죠. 감독님께서 레퍼런스를 먼저 보여주는 것도 그러한 노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면, 영상에는 촬영 단계 외에도 편집의 단계가 있잖아요. 작품과 움직임에 따라 편집 포인트가 대단히 교묘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부분은 안무가와 함께 소통하면서 진행하면 훨씬 좋거든요. 이건 후반 작업에서 발생하는 소통의 중요성인데, 결국엔 서로에게 얼마만큼의 시간을 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네요. 보통 작업하시는 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장성학: 원하시는 형태에 따라 다르죠. 라이브 영상의 경우, 바로 사용하셔야 한다고 하면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바로 드려요. 색이나 음향만 보정해서 2~3일 내로 드리는 경우도 있고, 모니터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는 굉장히 많은 작품을 하고 있는 회사니까 한 작품에 집중할 만한 시간이 충분치 않아서 작품 하나당 일주일을 들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최대한 그 기간 내에는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하죠.
임정은: 댄스필름 작업의 경우,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로 기간을 잡곤 해요. 기록 영상은 여유만 있다면 2~3일 또는 일주일 내로 가능하죠. 필름 작업은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생각하느냐에 따라 기간이 정말 오래 걸릴 수 있어요. 공간이 어디냐에 따라 작업 시간이 달라지기도 하고요.
성승정: 영상을 모르는 분들 중에는 편집이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느냐며 이해를 못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편집자들은 그 작품만 하는 경우가 드물고 다른 작품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세부적으로 작업해야 할 부분도 많고, 편집 과정에서 피드백이 오고 간다면 작업 시간은 훨씬 늘어나죠.

그렇다면 안무자들이 영상 작업 전에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도 있겠네요.
조영인: 작품에 대한 충분히 설명해주시면 좋겠어요. 공연에도 스토리텔링이 있듯이 영상에도 스토리텔링이 있거든요. 안무의 스토리텔링을 충분히 전달해주신다면, 영상에 담아내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아요. 안무에서 어떤 관계성을 파악할 수 있다면 촬영 구도를 잡는 데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요.
성승정: 맞아요. 영상에서도 구도나 앵글을 통해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고, 그것이 바로 감독님의 창작 영역인데 그걸 서로가 인지해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안무가 분들은 굳이 이것까지 이야기해야 하나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요.
장성학: 결국에는 영상을 만드는 작업이잖아요. 촬영하는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영상을 만들기 위해선 기술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영상의 기본적인 용어만 알고 계셔도 훨씬 소통이 수월해지거든요. 용어 하나면 설명될 수 있는 것인데도 용어를 몰라서 30분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정말 비효율적이죠. 보통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셔서 배우려고 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함께 노력해야 결과물이 좋아지고, 한 번 익히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정말 수월해지거든요. 그리고 즉흥적인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촬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프닝 또한 작품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하는데요. 저는 어려워요. (웃음) 기술을 하는 입장에서는 예상할 수 있는 게 좋고, 어떤 해프닝을 원하시는 거라면 그것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임정은: 저는 다른 측면의 이야기인데, 공연 영상에 관한 정책이 준비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산이 있어야 좋은 퀄리티의 작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는데, 예산이 부족하니까 충분한 장비와 팀원을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실 영상의 경우, 아무리 하고 싶어도 단체가 하기에는 예산에서 부담되는 영역이거든요.
장성학: 외국은 예술에 투자하는 예산이 엄청나요. 저희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외국의 한 회사는 작업 대부분이 후원을 통해 이루어져요. 한 작품을 하고 나면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예산이 생기곤 하죠. 창작자가 좋은 작품을 전달하면 소비자는 그것에 보답하는 선순환의 예를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예술에 대한 인식과 관심 역시 달라지겠죠.
성승정: 그렇다면 촬영감독으로서 작품에 어느 부분까지 개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혹은 개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점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이 질문을 여쭤본 이유는 제가 댄스필름 작가이다 보니까 작품에 참여하는 역할의 끝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촬영감독이자 안무가인 경우라면 촬영 현장에서 동선, 몸 방향 심지어는 동작 등 안무 자체를 바꾸는 경우도 있거든요. 만약 제가 촬영 감독으로서만 작업에 참여한다면 안무가와 개입의 지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에 진행해야겠죠. 임정은 감독님께서는 무용을 전공하셨으니 현장에서 직접 안무에 대해 제안할 수도 있지 않으신가요?
임정은: 저는 촬영 현장에서 안무에 개입하지 않아요. 보통 작품을 시작하면, 무용수 미팅 단계에서부터 함께하는 경우가 많은데, 함께 작품 속에 들어가서 작업하되 예술가의 영역에는 개입하지 않는 편이죠.
장성학: 이것도 결국 소통에 관한 문제인데, 사전에 서로가 어느 정도를 원하는지 공유하고 합의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해요. 제 입장에서는 영상 작업에 임하는 안무가님의 태도가 어떤지도 중요한데, 그분이 그냥 한 번 하고 간다고 생각하면 저 역시 그냥 한 번 하고 오는 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시면 저도 그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것을 요구하실 때의 태도도 중요한 것 같아요. 동일한 것을 제안하더라도, 무작정 해달라고 요구하시는 것보단 이렇게 해보면 어떨지 제안해주시면 훨씬 좋거든요. 원하시는 바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시면 더 좋고요.
왼쪽부터 임정은, 조영인 ⓒKenn. 김병구
생중계 공연의 한계와 극복 방안
성승정: ‘생생한 공연 실황’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 질문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공연을 보는 관객에겐 본인이 보고 싶은 것을 취사선택할 권리가 주어지잖아요. 그런데 영상에서는 감독이 프레임 안에 담은 시선으로만 바라보아야 하죠. 그런 관점에서 관객이 눈으로 직접 보는 공연과 비교했을 때 득과 실에는 무엇이 있을지, 만약 잃는 것이 있다면 그것의 극복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해봤으면 해요.
장성학: 철저하게 관객의 입장에서 관객의 권리를 보장할 것인지, 관객이 볼 수 없는 것을 영상에 넣어줌으로써 재미 요소를 첨가할 것인가에 따라 영상의 시선이 달라지죠. 물론 그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장단점이 있어요. 관객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면으로만 공연을 담아낸다면 그냥 공연장에 가서 보면 되지 굳이 영상화를 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있을 거고, 객석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을 보여주겠다며 위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각도로 촬영한다면 작품을 감상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있을 거예요.

촬영자로서 소비자의 관점도 고려하다 보니 안무가와 의견이 충돌할 때가 많아요. 예전에 발레 작품을 했던 적이 있는데 동작 하나가 5분 정도로 굉장히 길었어요. 촬영자 입장에서는 5분이라는 시간은 한 컷으로만 전달하기엔 굉장히 지루하고 긴 시간인데, 안무가님은 그 동작이 완벽하게 끝난 후에 컷이 넘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난감했던 적이 있죠. 그리고 네이버TV의 경우, 생중계 공연을 하면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데 그중에는 무용을 아예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에 대한 감상평을 남기는데, 전체적인 공연의 분위기가 굉장히 어두워서 화면에서도 어둡게 보인 건데 화면이 어두워서 보기가 힘들었다는 경우도 있죠. 제 입장에서는 무대의 생동감을 전달하려고 한 건데, 보는 이들에게는 그게 방해되었다는 거예요. 그런 경우에는 대체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어 제작해야 하는지 고민돼요. 기술을 하는 입장에서는 창작자와 소비자의 절충점을 어느 정도 찾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에 대한 기준이 확립되어 있는 방송과 달리 공연예술에는 그런 기준이 없어요. 저는 그 기준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많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해요.
임정은: 생중계 공연을 촬영할 때는 창작자 입장을 많이 고려하게 돼요. 코로나19로 인해 수도 없이 공연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는데, 영상은 그러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대안 중 하나거든요. 무대 공연을 위해 작품을 만들어왔던 창작자 입장에서는 작품의 현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생중계 공연으로 선보이는 걸 선호하진 않을 거예요. 실제로 그렇게 생중계 공연을 진행했을 때, 지켜보는 사람도 많지 않고요. 관객들도 영상으로는 만족하기 힘들 거예요. 영상에서 보여주는 앵글이나 장면이 제한적이고, 원래 보고 싶었던 무용수를 보여주지 않고 다른 무용수만 보여줄 수 있으니 아쉬운 지점이 많을 거고요. 주변의 창작자와도 이야기를 해봤는데, 극장에 관객이 있으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생중계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괜찮은데 영상 자체를 공연 매체로 한다는 것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아무리 공연을 생동감있게 전달하려고 해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거죠.
장성학: 공연이 시공간 예술이다 보니 그때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거든요. 그래도 저는 촬영자로서 영상을 통해 작품에 흥미를 가지게 하고 공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것까지 연결하는 거예요. 제작된 영상을 통해 작품을 즐겁게 관람하셨다면 공연장으로 직접 보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좋은 공연예술 영상을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요.
조영인: 우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관람객에게 공연 관람의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서 좋아요. 스스로가 관심 있게 찾아보지 않으면 문화의 다양성을 갖기가 쉽지 않잖아요, 더욱이 전공자가 아닌 이상 무용 공연을 접하기는 어렵죠, 그런 상황인 만큼 무용 공연을 전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 ‘생생한 공연 실황’을 전달하기 위해선 촬영자와 안무가의 의도가 영상 속에 녹아있어야 할 거 같아요. 그래야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무용 공연의 진면모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성승정: 매체가 지닌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무용은 현실 세계 3차원의 양감있는 인간의 몸이 움직이는 장면을 같은 공간에서 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는데, 코로나19로 무용이 영상매체로 들어가면서 얇디얇은 한 겹의 스크린으로 끝나버려요. 실력 있는 감독님들이 정말 좋은 화질과 생생한 음향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재와 디지털화된 매체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잖아요. 그래서 안무가분들도 매체의 한계로 인해 작품의 본질이 바뀌어서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하나의 움직임을 한 컷으로 담아내는 걸 고집하시진 않겠죠. 한 컷으로 가더라도 지루하지 않게 시선을 이동하는 등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시기도 할 거고요. 그렇게 공연과 영상이 아예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영상의 본질적인 한계나 가능성을 인식한다면, 오히려 다양한 표현방식이 등장할 수 있겠죠.
조영인 ⓒKenn. 김병구
해결해야 할 숙제와 지향점
성승정: 공연의 영상화가 이제야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아직 논의되지 못한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공연이 영상화되면서 관람료에 대한 인식이 사라진 것 같아 염려되는데요. 작품을 보고 관람료를 지불하는 건 당연한 건데, 지금 진행하고 있는 영상 공연의 대부분이 무료잖아요. 정부 지원사업 자체도 무료 상영을 권장하는 듯 하고요. 이렇게 관람료를 지불하지 않는 공연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에요. 무용은 티켓 파워가 작용하는 장르가 아니기에 몇 번 무료로 상영하면 그걸로만 끝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다른 분들은 영상 공연이 무료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앞으로 무용 영상 업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으신가요?
장성학: 공연의 영상화 작업만 놓고 봤을 땐 영상은 제작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로 논의되었어요. 예산이 남으면 한 번 고려해보는 정도의 작업이었는데, 지금은 최우선 순위가 됐죠. 이제는 굉장히 많은 단체에서 영상 작업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게 된 거예요. 영상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영상이 공연예술의 새로운 수단이 되었으니, 이제는 영상에서 무엇을 더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지금은 초반이기 때문에 무료 상영을 하고 있지만, 이미 큰 회사들은 공연 영상을 유료화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어요. 실제로 서울돈화문국악당에는 공연 유료화를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고요. <온라인콘서트 LINK>라는 시리즈 공연을 매일 라이브로 진행하는데, 자발적 기부의 형태로 관람료를 받고 있어요. 공연이 재미있으면 돈 내시라고. (웃음) 그렇게 온라인 공연에 맞는 유료화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좋은 쪽으로 흘러갈 거라고 기대되고요.

물론 염려되는 부분도 있죠. 영상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다 보니까 많은 영상 팀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제작의 기틀이 마련되기 전에 많은 팀들이 참여하다 보니 영상의 수준이 하향평준화될까 염려돼요. 대부분의 소비자는 아직 영상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안목을 갖추지 못했거든요. 그렇다 보니 ‘라이브 공연 영상이 다 그렇지 뭐’, ‘생방송이 다 그렇지 뭐’ 치부되고 마는 거죠.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웃음) 그런 식으로 영상의 가치가 폄훼되지 않았으면 해요.
성승정: 기술 발달이나 사회 현상은 항상 우리를 앞서가잖아요. 제도나 관념이 자리 잡히기 전에 너무 많은 것들이 쏟아져버리는 거죠. 그래서 교육이 필요한 건가 싶고요. 제가 주로 하고 있는 댄스필름도 수요와 공급이 많아졌는데, 어떻게 만드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요. 왜냐면 다들 처음이니까요. 현상이 너무 빠르게 확산되다 보니 제도나 교육이 따라가기가 힘드니까 하향평준화에 대한 우려는 자연스레 생겨나는 것 같아요.
장성학: 최근 서울무용센터에서 의뢰를 받아 공연 영상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어떤 걸 이야기할지 정하진 않았는데, 예술과 기술이라는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이번 좌담에서 이야기 나누었던 포인트들도 다루게 될 것 같고요.

예전에는 예술이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였는데 지금은 시간 남는 사람들이 향유하는 취미생활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예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개개인이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참여하다 보면 언젠가는 예술의 가치가 많은 이들에게 전해질 거라 믿어요. 그러한 신념 없이 예술 장르에 뛰어들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공연 영상 작업을 하고 계시는 감독님들 중에는 행사 쪽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이 많아요. 코로나19로 인해 업무량이 줄어드니 수요가 늘어난 공연 쪽으로 들어오시게 된 거죠. 그분들은 굉장히 낮은 제작예산으로 참여하시는데, 단체 입장에서는 기왕이면 저렴한 게 좋잖아요. 그들이 보여줄 영상의 퀄리티에 대해 전혀 예상할 수 없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스테레오를 모노로 보내기도 하시고, 한쪽으로 쏠리기도 하시는 등 발생하는 문제가 많아요. 그 사례들을 보고 관객과 시청자들이 공연 영상 전체를 그렇게 볼까 염려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분들도 자신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영상 수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은 아무리 일이 많이 들어와도 일정이 안 될 것 같으면 거절해요. 작업해야 하는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어느 정도의 수준이 보장되기 때문이죠. 지금은 공연 영상에 굉장히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영상이 집중 받고 있는 지금, 제대로 된 퀄리티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승정: 저는 아예 작품 자체를 싱글채널로 만들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영상을 보신 분들이 이건 공연으로 볼 수 없냐고 여쭤보시더라고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이어서 어안이 벙벙했죠. 영상과 공연이 매체적으로 본질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고 작업했지만, 실제로 소비하는 분들은 영상과 공연이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거예요. 실제로 영상을 통해 공연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아무리 본질적 한계를 지닌 영상이라고 해도 영상을 통해 공연을 실제로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 또한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해요.
임정은: 작품에서 영상 예산이 홍보비로 편성되는 이유가 그 증거일 것 같아요. 실제로 영상이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되잖아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댄스필름 작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작품 자체의 퀄리티는 좋겠지만, 작품이 영상으로 옮겨지는 것은 다른 차원이기 때문에 댄스필름 장르 자체의 하향평준화가 우려되거든요. 저는 이 장르가 지닌 희소성 덕분에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던 게 많았는데, 유행처럼 번지니까 그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닐지 다들 의미 없이 쉽게 만드는 건 아닐지 걱정돼요. 라이브 공연 영상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많은 팀이 들어오면 결과물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고, 퀄리티가 낮더라도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다면 그 팀만 계속 쓸 거니까요. 이 자리에 오기 전, 두 명의 안무가와 대화했는데, 영상이 정말 멋있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만 요새는 누구나 다 하는 콘텐츠가 되어서 유행처럼 끝나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하더라고요. 영화나 광고 등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무용 영상으로 들어오곤 하는데, 그들에게 무용이란 한 번 겪고 끝나는 것일 수 있는데 남아있는 저희들은 무용이라는 장르를 계속해나가야 하잖아요. 콘텐츠만 다양해지고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는 떨어지지 않았으면 해요. 물론 다양한 무용 영상이 등장함으로써 대중들이 접근하기 쉬워진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지만 무분별하게 향유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돼요.
조영인: 저도 그 말에 동의하지만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용은 무관심했던 분야잖아요. 진입장벽이 어려웠던 예술 장르였는데, 그나마 영상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리고 그렇게 자주 접하다 보면 영상의 퀄리티가 좋은지 나쁜지 선별할 수 있는 각자의 안목이 생길 거예요. 타지에 가서 맛집을 찾는 때며 주차장에 차가 많은지 가게 안에 사람이 많은지 먼저 보거든요. 저도 요즘 유튜브를 많이 보다 보니 섬네일이나 댓글만 봐도 어떨지 어느 정도의 안목이 생기더라고요. (웃음)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다양하게 접함으로써 좋은 영상을 선별하는 안목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성승정: 다양한 작품이 영상화되어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통된다면, 관객이 던지는 느슨한 관람평들이 작품의 지표가 되어갈 거예요. 그것이 어떤 측면에서는 간단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거칠 수도 있겠죠. 그런데도 영상의 장점은 많다고 봐요. 젊은 안무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극장이 진입장벽이 높은데, 영상은 어디서든 창작할 수 있고 링크 하나만 던져줘도 관객이 향유할 수 있거든요. 양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의미로든 확대된 건 맞아요. 물론 질적인 측면이 그에 준하려면 많은 숙성기간을 필요로 하겠지만 영상 하는 사람 중에 영상에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이미 영상은 지금 시대에 필수적인 언어가 되었고, 무용계에서도 영상의 진입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자만의 방법으로 대처하는 태도가 요구될 것 같습니다.
장성학: 일단 이렇게 무용 공연의 영상화라는 주제에 대해 함께 모여서 고민하고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예술의 영상화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으신데, 영상이 창작과 소비를 연결하는 또 다른 소통의 수단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조영인: 이번 좌담은 서로의 배경과 관점이 다르기에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뜻깊었던 시간이었고, 이 좌담 내용을 접하시는 누군가에게도 뜻깊은 이야기가 되길 바랍니다.
성승정: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연예술은 살아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공연예술인은 장맛비를 겪듯 이번 일을 겪고 있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원래의 작업 방식으로 돌아갈 거예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겪어본 공연의 영상화에 대한 이슈는 계속 남아있겠죠. 따라서 어떤 영상이 효과적으로 공연의 현장성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좌담을 계기로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김연임: 긴 시간 동안 귀한 이야기 함께 이야기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가 창작자들이 작업을 할 때, 또 이를 영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할 때 귀한 참고사항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정리. 웹진<춤:in> 에디터 이주연
왼쪽부터 임정은, 조영인, 장성학, 성승정 ⓒKenn. 김병구
성승정_안무가, 영상감독 성승정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학과와 미술대학 영상매체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석사과정에서 재학 중이다. 현재 ‘선인장베개’라는 댄스크루를 통해 댄스필름, 무용-미디어 퍼포먼스 등 매체와 결합한 형태의 무용 작업을 주로 선보이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제 3회 서울무용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수상작 <왱(zzz)>, 몸문법·몸어휘 프로젝트 <초급 댄스어>등이 있다.
임정은(LIMVERT)_비디오아티스트 임정은은 현대무용 기반의 비디오아티스트이다. 우주와 꿈, 자연, 환경, 기술에 영향을 받아, 그 영감으로 미디어아트, 필름, 프로젝션 맵핑, 사운드비쥬얼라이제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장성학_영상감독, 율하우스 미디어 총괄감독 장성학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국립무형유산원, 네이버TV,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인천문화재단 등에서 영상제작과 아카이빙 등의 총괄 감독으로 활동했다. 클래식, 무용, 연극 등 다양한 공연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현재 율하우스에서 미디어 총괄감독을 맡고 있다.
조영인_ 영상감독, 이메진프로덕션 대표 조영인은 자연과 함께 27년을 지냈고, 지금은 자연을 담고 있다. 오후 4시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따뜻한 빛을 좋아하고 인위적인 웃음 보다는 어린아이처럼 근심 없는 해맑은 웃음을 담는 것을 좋아하며, 현란한 기술을 사용한 영상보다 담백한 영상을 만들고자 한다.
웹진 <춤:in> 편집부 웹진 <춤:in>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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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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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로하2020-09-22

    이런 좋은 자료들을 글과 사진도 좋지만 서울무용센터 유튜브 계정에 영상으로도 업로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좋은 주제와 글 올려주셔서 큰 도움이 됩니다 수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