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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19.11.12 조회 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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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스펙트럼/댄스》 라운드테이블 1 안무가와 시각작가와의 협업, 그 경계

《비디오/스펙트럼/댄스》라운드테이블 1
안무가와 시각작가와의 협업, 그 경계

웹진 <춤:in> 편집부

일시: 10월 11일 금요일 저녁 8시
장소: 엘리펀트스페이스
참석자: 김윤하(퍼포머), 송주원(안무가, 감독), 차미혜(시각작가), 김연임(웹진 <춤:in> 편집장, 모더레이터), 정세라(<더 스트림>디렉터)

본 좌담은 영상이라는 미디어에 나타난 움직임과 신체이미지, 다양한 접근 방식에 주목하고 ‘비디오(영상)’과 ‘댄스(무브먼트)’ 사이의 스펙트럼을 살피고자 기획한 《비디오/스펙트럼/댄스 Video/Spectrum/Dance》의 첫째날 라운드 테이블을 기록하고 정리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왼쪽부터 김연임, 김윤하, 송주원, 차미혜, 정세라 ⓒFotobee_이병곤
김연임: 안녕하세요. 웹진 <춤:in>의 김연임입니다. 《비디오/스펙트럼/댄스》는 서울무용센터에서 만드는 웹진 <춤:in>과 <더 스트림>이 기획한 행사로, 작품 상영 이후 라운드테이블이 이어집니다. 오늘 진행하는 라운드테이블1은 상영된 작품의 아티스트 분들을 패널로 모시고 “안무가와 시각 작가의 협업, 그 경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오늘 작품을 보시면서 작가의 접근 방식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이 나타날 수 있음을 목격하셨을 겁니다. 이렇게 우리는 대부분 결과물을 보게 되지만 오늘은 그 과정 또한 살피고 이야기 나눠 보고자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윤하: 안녕하세요. 일일댄스프로젝트에서 퍼포머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각예술 분야에서 설치예술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윤하입니다. 댄스필름 상영작 중 하나인 송주원 안무가의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에 출연했습니다.
송주원: 안녕하세요. 저는 상영작인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을 제작한 댄스필름 감독이자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주원입니다. 지금은 도시공간무용프로젝트 <풍정.각(風情.刻> 시리즈를 작업하는 중이며, 도시의 장소가 주인공이 되는 댄스필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차미혜: 안녕하세요. 마지막에 상영되었던 비디오아트 <닫힌 말 열린 말>의 작가이며,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차미혜입니다.
정세라: 안녕하세요, 한국 비디오아트 아카이브 <더 스트림> 디렉터 정세라입니다. 공동 기획자로서 모더레이터이기도 하지만, 오늘 라운드테이블은 김연임 편집장님이 주로 진행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상영회 이후의 소감
김연임ⓒFotobee_이병곤
김연임: 상영회 이후의 소감이나 작품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송주원: 저는 현재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영상과 퍼포먼스 작가로 소개되는 시각예술 레지던시 입주작가입니다. 1997년 첫 안무작 이후 계속하여 무용언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안무가의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2014년부터 댄스필름 작업을 해오며 미디어와 플랫폼으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각예술 작가님들이 움직이는 신체를 영상 안에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움직임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도 궁금했는데 안무가들이 만든 영상과 시각작가가 만든 영상을 한눈에 보는 자리가 마련되어 흥미롭습니다.
차미혜: 상영회 프로그램이 댄스필름과 비디오아트로 구분되어 상영되긴 했지만, 그 경계를 인식하지 않고 그냥 봤어요. 작품을 보면서 작가들마다 움직임을 담는 모습이 달라서 흥미로웠고, 이렇게 움직임을 다루는 영상들을 이어서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윤하: 저는 송주원 안무가님과 계속 작업을 해왔는데, 다른 작가님들의 작업을 보며 정말 다른 방법으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저는 사실 시각예술과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설치미술을 전공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새롭게 느꼈던 것 같아요.
작품 그 안의 이야기
왼쪽에서부터 김연임, 김윤하, 송주원, 차미혜, 정세라ⓒFotobee_이병곤
김연임: 본인의 작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차미혜: <닫힌 말 열린 말>은 서대문 형무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저는 서대문형무소를 개인이 몸뿐만 아니라 정신이나 언어, 목소리가 억압되고 갇히는 장소라고 바라보았어요. 이렇게 억압된 공간에의 말들은 희망이라고 할 수도 없고, 절망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에 놓인다고 생각했고요. 그 말들이 퍼포머의 몸을 통과했을 때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서 작업을 만들었어요.
송주원: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은 <반성이 반성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의 세개의 에피소드 중 두 번째 작품이에요. 작업을 시작했던 시점이 광화문에서 전 국민이 촛불을 들었을 때였는데, 김수영의 시 <절망>에서 ‘반성’이라는 것이 그때의 그 상황과 너무 딱 맞닿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반성’이라는 화두를 갖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연임: 그렇군요. 작업을 시작하고 작품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궁금합니다.
송주원: 저는 2016년에 여섯 번째 <풍정.각(風情.刻)> 시리즈를 작업한 후에, 헛헛한 마음에 뭔가를 채우려 ‘제1회 서울무용센터 댄스필름 워크숍’을 신청하게 되었어요. 그 워크숍으로 저를 포함한 세 명의 안무가가 영화를 만들 수 있게 지원을 받게 되었죠. 그때 저는 영상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제 몸이 매주 만나는 절망의 상황을 담기로 했어요. 그렇게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애정하는 김윤하씨를 캐스팅하여 짧은 제작 기간으로 2017년 초반에 프리뷰 상영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급하게 작업해서 그런지 어딘가 결과물이 아쉬웠고, 2017년 후반에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후반 편집 지원을 받아 20분 버전을 만들어봤는데 이것도 아니다 아니다 하다가, 2018년 5월 제32회 인디포럼에서 상영하게 되면서 약 13회차 정도의 편집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발표하게 됐습니다.
차미혜: 처음부터 서대문형무소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한 건 아니고, 서대문형무소에 대한 공간 리서치 작업을 하고, 이를 전시하자는 제안을 받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덕분에 서대문형무소를 깊게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는데, 관람객에게 오픈하지 않는 장소 중 수감자의 의식교화를 시키던 교화장이라는 장소가 인상 깊었어요. 교화장과 연결된 수용실에 들어가 봤더니 다른 장소들에 비해 짓누르는 느낌이 덜했고, 기이하게 느껴졌던 화려한 천장이 있었고, 빛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 있었어요. 기이한 천장과 바닥, 이유를 알 수 없는 구멍이라던가 왜 이곳에 있는지 모를 문을 무용수들과 함께 바라보면서, 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2017년 초봄에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영상 매체 안에서의 춤
정세라ⓒFotobee_이병곤
정세라: 더 스트림이 웹진 <춤:in>과 공동 기획을 하면서 발견했던 지점은, 시각예술에서 퍼포머나 작가가 주도적으로 하는 움직임과 안무가가 감독이고 안무가가 작품의 주체로서 존재했을 때의 움직임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무용이나 안무는 주로 공연의 플로어에서 이루어지잖아요. 그래서 안무가, 퍼포머로서의 송주원, 박윤하 작가님과 미술작가인 차미혜 작가님의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왜 영상예술이라는 것으로 진입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송주원: 저는 장소특정적 공연으로 블랙박스를 벗어나는 작업을 쭉 해왔어요. 도시의 장소가 주인공이 되는 공연을 하다 보니 관객들이 각 장면을 다 보기가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춤 장면들을 어떻게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각 장면을 다 볼 수 있도록 영상을 잘 찍어서 웹사이트에서 언제든 볼 수 있도록 하자 생각하여 기록 작업으로 시작했고, 장소별 특성 때문에 촬영과 공연을 따로 하게 되는 상황이 되자 영상만으로 작품이 완성도를 갖는 지금의 댄스필름 작업으로 깊게 들어가게 되었어요.
차미혜: 작업을 구상할 때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 중에서 몸의 움직임이나 신체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제스처나 포즈를 유심히 보면서, 그런 것들이 제 영상의 맥락에 담긴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어요. 그렇게 처음에는 카메라에 인물을 담는 방식으로 시도해보기도 했는데, 전문무용수의 신체가 영상에 담긴다면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이번 작업은 발화할 수 없는 말들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었기에 전문가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그들과 함께 공간을 걸어보고 그들이 감각한 것을 들으며 시각적인 이미지를 그려봤죠. 그렇게 움직임이 제 영상 안에 들어온 거죠.
김연임: 김윤하 퍼포머의 경우 송주원 안무가의 공연에도, 영상 작품에도 함께 해 보셨는데요, 작업에 참여할 때 매체를 인식하고 작업하게 되나요?
김윤하: 네. 저는 사실 무대에서 공연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 했던 야외 공연과 영상 작업의 차이가 있다면, 영상 작업은 모든 게 까발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는 거예요. 공연은 그 순간만 존재하고 휘발되기 때문에 실수해도 묻혀갈 수 있거든요. 관객들이 나를 안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요. 하지만 영상은 영원히 남기 때문에 (<반성이 반성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의 경우도 이렇게 아직까지 마주하고 있으니까요) 저의 민망한 모습을 계속 마주하게 되는 점이 공연과 영상작업의 큰 차이 같아요. 하지만 또 반대로 영상은 편집이라는 기술이 있어 오히려 마음 편할 때도 있긴 합니다.
김연임: 차미혜 작가님은 퍼포머들이 부담감을 느끼거나 촬영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는 없으셨나요?
차미혜: 지금까지 즉흥적인 작업을 많이 하셨던 분은 잘하셨고, 그렇지 않은 분은 굉장히 부담을 느끼셨어요. 저 역시 안무가가 아니라서 구체적인 움직임을 제시하진 못했지만, 그분들께는 최대한 구체적인 형상을 전달 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했어요. 결국. 어떤 퍼포머와 함께 작업하느냐에 따라 작업과정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송주원: 안무가가 몸짓언어를 만드는 긴 과정을 거쳐 만든 정제된 움직임과 즉흥적인 연습이나 즉흥적인 해프닝으로 만들어지는 움직임은 성격 자체가 다른 거죠. 안무가의 입장 또는 공연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벤트나 헤프닝과 같은 즉흥 공연과 작품으로 준비되는 안무작업은 전혀 다른 결과물이에요.
작업에서의 협업 과정
송주원ⓒFotobee_이병곤
김연임: 협업을 하는 데에 있어 소통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텐데요. 작가님의 경우 퍼포머와 어떻게 소통했고, 퍼포머는 어떤 방식으로 감독 혹은 안무가와 작업하셨는지 궁금해요.
김윤하: 저는 비전공자로 전혀 무용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라 본래 무용 작품은 안무가가 모든 안무를 구상해서 퍼포머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런 공연도 있을 수 있지만 제가 경험했던 바로는 안무가가 모든 걸 퍼포머에게 맡기기도 했거든요. 물론 저마다 내부적으로 구조가 다르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어렵기도 했지만, 저를 포함한 일일댄스프로젝트의 퍼포머 분들이 송주원 안무가님과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작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러면서 놓치고 흘러갔던 자신의 시간을 붙잡는 계기가 되거든요. 그뿐만 아니라 송주원 안무가님은 작업하실 때, 함께하는 퍼포머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전의 경험을 함께 이야기해요. 저 역시 안무가님과 그런 과정을 거쳤고 그 시간에서 작업의 의미를 찾으면서 아 그때 나는 그랬구나 하고 뒤늦게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해요.
송주원: 저는 스스로 제 작업을 독백이자 방백이라고 말해요. 왜냐면 몸짓과 춤은 몸의 언어잖아요. 무용의 역사에서 춤의 성격이 다양하게 언급되어왔지만, 기본적으로 춤은 몸의 언어라고 생각해요. 작업을 시작할 때 그 작업이 저에게 찾아드는 질문을 찾고 그 질문을 퍼포머들이 만났던 삶의 장면들과 교차하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장소 리서치와 현장 답사 등을 함께하며 구체적인 사건들을 공유하고 우선 텍스트 작업으로 키워드들을 정리해서 각자의 춤 언어를 만들고,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속 질문하고 움직임을 찾고 반복하고 걸러내고 작업의 구조를 만들어요. 제가 춤을 구축해 나가는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퍼포머들의 삶의 장면들이 잘 담겨야 하고 각자의 순간을 나누려고 노력한다는 거예요. 퍼포머와 춤 언어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이며 그 언어가 필름 안에서 어떻게 구축되고 있는가는 놀이와 규칙으로 함께 경험하며 만들어요.
차미혜: 저는 함께하는 퍼포머의 스타일에 따라 소통하는 방법이 다른 것 같아요. 이전 다른 작업에서 함께했던 퍼포머는 움직임을 적어두고 연습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런 분들에게는 움직임을 추상적으로 드려서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드리는 게 낫죠. 그래서 저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퍼포머의 움직임을 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제시하며 움직임을 구체화했어요. 특히 이 작업의 경우, 각자 듣고 느낀 바를 표현하는 게 중요한 작업이어서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곤 했는데, 여자 퍼포머가 천장을 보고 천장을 걷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저는 어떻게 천장을 걷게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고안했죠. 작업과정이 전체적으로 이런 방식이었어요. 퍼포머의 언어가 저에게 와 닿으면 저는 어떻게 시각화할지 고민했죠. 남자 퍼포머 역시 건물의 위쪽에 있는 문을 보고 저긴 어딘지 궁금해했고, 저는 그 문에서 빛이 발하도록 설치하고 거기에서 희미한 움직임이 그려지도록 시도해보자고 제안했죠.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도 있어요. 이렇게 퍼포머는 자신이 보고 느끼는 바를 이야기하고, 저는 그 감상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지 방법을 모색하면서 작업을 진행했어요.
김연임: 그렇다면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작업에서의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윤하: 작업을 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걸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를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은 더욱 솔직하게 임했던 작업이에요. 실제로 제가 먹고 자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에서 저 자신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였으니까요. 그런 만큼 더욱 저를 솔직하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집에 있는 먼지까지 보여줘도 상관없다는 용기를 갖게 되었어요. 이 작업에서의 저의 역할은 용기를 내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송주원: 김윤하씨의 이야기로 작업이 시작되었지만, 그 안에 담을 내용을 위해 어떠한 질문을 할 것인지가 중요해요. 김윤하라는 인물에 특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고백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의 일상에서 발견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삶을 이어가며 제 삶에서 찾아드는 질문들을 나누고 우리의 이야기로 어떻게 담을 것인가가 젤 중요하죠. 그리고 저는 안무작업 외에도 장소섭외와 의상과 소품을 준비하고, 연습실을 대관하고 연습시간을 잡고 서류작업을 하고 동선을 짜는 등 전체적인 프로덕션을 진행해야 해요. 제작비가 없는 현장에서는 당연히 일인 다역을 하는 거죠.

영상 작업을 시작하고도 저는 제가 영화감독이라고 불릴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난해 인디포럼에 제 영화가 소개되면서 감독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죠. 감독이라고 불리는 게 아직도 신기한데, 제 작업이 인디포럼이나 네마프, 서울독립영화제 등 큰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해외의 댄스필름 영화제에서 소개되는 걸 경험하면서 지금은 스스로 안무가이자 감독이라 정의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저의 역할은 안무가였고, 가장 중요했던 건 잘 듣고 춤으로 표현하는 거였죠. 항상 저는 누군가와 작업을 할 때, 함께하는 무용수가 느끼는 걸 잘 듣고, 사소한 것도 함께 이야기하며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저는 듣는 사람이자 잘 담고자 하는 사람이에요.
전문과 비전문, 그 경계
김윤하ⓒFotobee_이병곤
김연임: 살짝 곁길의 질문이긴 한데, 송주원 안무가 작품에는 소위 ‘비전문 무용수’인 김윤하씨와 함께 두 분의 전공무용수가 출연했어요. 김윤하 퍼포머는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역할이었다면, 전공무용수분들은 다른 역할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작가님은 어떤 기대를 가지고 그분들과 함께했는지 궁금합니다.
송주원: 네,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에는 김윤하씨 외에도 두 명의 전문 무용수가 등장해요. 강진안 안무가와 최민선 안무가로, ‘최강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작업을 하는 무용가들입니다. 이 작업은 사회적 혼돈 속에서 누군가의 일상, 일기와 같은 하루를 담으려 했고 김윤하씨의 삶에서 곰팡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시나리오를 만들었어요. 윤하씨의 집에는 설치작가답게 물건이 정말 많은데, 오랜 시간이 축적된 사물들과 멋진 작업과 생필품들이 줄을 서 있고 각자 정해진 위치가 있어 보이는 게 너무 흥미로웠어요. 윤하씨 집이 딱 윤하씨 같았고 실제로 정리정돈협회가 있는데 거기에 윤하씨가 선생님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거든요. (웃음) 그런데 이렇게 시각적으로 특징적인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이 사람의 삶에 작동하고 있다는 거죠. 매우 아름답고 자유롭고 SNS의 유명인으로 보이는 일상과 윤하씨의 삶의 시간과 집이라는 장소에 깃든 사건들과 생각들과 그 안에 흐르는 수많은 결의 감정들이 있어요. 아마도 현재의 시점에서도 그럴 것 같고요, 그건 세상과 주변과의 관계이기도 하고 공간의 기억이기도 하고 저의 이야기이자 누군가의 이야기이기도 한 거예요. 이렇게 이야기들로 장면을 구성하는데 가상의 인물들이 필요했었고 윤하씨의 집에서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공존하는 귀신 역할로 너무나 매력 있는 두 분이 함께하게 된 거죠.
김연임: 작업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되는데, 작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송주원: 작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당연히 많았죠. 예산이 부족해서 각 에피소드 별로 하루 만에 촬영해야 했거든요. 준비 기간도 짧았는데 각 에피소드별로 열 번, 열 세번, 열 네번 편집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지치기도 했고 어떤 순간에는 너무 화가 나서 울기도 했어요. 촬영감독님을 계속 설득하면서 제가 원하는 그림을 나오게 하는 과정이 정말 어려웠어요. 하루는 밤 9시에 편집실로 들어가서 다음날 밤 9시에 나오기도 했고 24시간 넘게 편집실에 같이 있으면서 편집을 끝냈는데, 그때 진짜 지독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때 왜 지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생각해봤는데, 저는 이 아름다운 장면을 함께해준 친구이자 내가 사랑하는 윤하씨에 대한 엄청난 책임감이 있었던 거예요. 제가 이걸 잘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사랑하는 그녀의 이야기이고 함께 만든 작업이었으니까요. 그러한 책임감을 가지는 게 가장 어렵고 또 책임의 무게가 무겁지만, 작업에서의 가장 좋은 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맷집이 단단해지죠.

그리고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 작품은 저희 촬영감독이셨던 이지민씨가 아니었으면 이 아름다운 장면은 절대 나오지 못했을 거라는 거예요. 저는 촬영기법을 모르기 때문에, 촬영 감독님의 역할이 중요했죠. 지민씨는 같이 작업하며 제가 몰랐던 시야를 확장해 주셨고 제가 놓친 부분들도 이야기해주셨고 여기서 더 필요한 게 뭔지도 질문해주셨어요. 정말 적은 예산과 짧은 제작 기간으로 말이죠. (웃음)
차미혜: 저는 구체적인 에피소드보다는 장소의 제약으로 겪었던 어려움이 기억나네요. 작업의 배경이 되었던 서대문 형무소는 오픈되어 있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왔다 갔다 하기가 제한적이었어요.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만 촬영이 가능했는데, 시간의 재촉을 받는 상황들이 정말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그만큼 제게 주어진 시간에 집중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듣기로는 함께 했던 퍼포머분들이 서대문형무소라는 작업 공간이 무섭게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공간에 대한 무서움보다는 제한적인 시간이 더 무섭게 느껴졌어요. 그 무서움이 제 후기라고 할 수 있어요.
영상에서 몸의 의미
차미혜 ⓒFotobee_이병곤
김연임: 그렇다면 영상에 왜 몸이 들어가고, 그 몸은 거기서 어떻게 움직이고, 또 그 움직임은 영상에서 무엇일까요?
차미혜: 저는 몸이라는 물성이 제 작업에 필요했을 때 퍼포머와 함께 작업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스스로 몸의 언어에 관심이 있기도 하고요. 무용수와 안무가는 모든 것들이 몸으로 표현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제가 그걸 배우거나 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몸으로 표현함으로써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항상 궁금했어요. 저에게는 그게 어떤 단어일 수 있고 문장일 수 있을텐데, 그게 몸으로 표현되면 어떨까 궁금했고, 그 궁금증이 제 작업에 몸을 넣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아요.
김연임: 작업을 해보시니 몸이라는 물성은 무엇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이 났나요?
차미혜: 몸이라는 물성, 저는 결론을 열어두고 싶어요. 실제로 하나로 한정하기엔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제가 느꼈던 것은 화려한 움직임이나 춤보다는 일상적인 움직임이 어떤 맥락에 들어오고, 반복될 때 효과가 컸던 것 같아요. 또, 움직임이 변주되고 언어가 이어지면서 서사를 만드는데 그게 설명적이지 않아요. 그래서 무용수마다 표현의 영역이 다양할 거고, 같은 아이디어를 전달하더라도 다양한 해석이 나올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몸의 언어에 끌립니다.
송주원: 저에게는 몸이 삶이고 춤은 그걸 대변하는 건데,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그리고 미디어는 제가 하고자 이야기를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틀이에요.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의 장면 중에는 TV에서 방송되는 뉴스의 에피소드를 보는 장면도 있어요. 그 장면에는 그 당시 많은 시사점을 가지고 있는 이슈가 담겨 있었어요. 이렇게 춤에서도 어떤 걸 담느냐가 정말 중요한데, 미디어도 무언가를 담는 하나의 그릇인 거죠.
김윤하: 저는 전문 무용수도 아니고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영상이기에 춤을 잘 추는 것처럼, 몸을 잘 쓰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촬영의 연출을 통해 퍼포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도 하고요.
김연임: 윤하씨에게 움직임은 무엇인가요?
김윤하: 움직임이요? 잘하지 못하는 거? (웃음) 제가 설치작업을 할 때는 오브제나 형태가 있는 물건을 쓰는데, 그러다 보니 그 의미를 오해받기 쉽거든요. 그런데 몸이나 움직임은 이미 그 사람의 아이덴디티를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진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매체인 것 같아요.
청중과의 대화
ⓒFotobee_이병곤
김연임: 저희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객석에서 궁금하거나 함께 이야기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청중1: 차미혜 작가님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 <닫힌 말 열린 말>을 흥미롭게 보았고, 저도 말에 관심이 많아서 그와 관련된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저는 작가님의 작품을 보며 말하는 방식이 일방향이냐 양방향이냐에 따라서, 닫힌 말과 열린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혹시 작가님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작업하신 건지 궁금하고, 이 작품에서 즉흥적인 움직임이 등장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차미혜: 닫힌 말과 열린 말에 대해서 각자 해석하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의미도 맞을 것 같고요. 제가 처음에 작업을 시작할 때는, 닫혀있거나 막힌 말들을 해방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였고, 과연 정말로 해방시킬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결국에는 그 질문이 퍼포머들의 몸을 통과하길 바랐죠. 자연스럽게 두 번째의 질문에 답변한다면, 그리고 제 작업에서는 보였던 움직임은 완전히 즉흥은 아니었고,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퍼포머가 들려준 생각에서 제가 구상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등 느슨한 틀과 같은 고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고리가 더욱 촘촘해지기 위해선 사이사이에 무용가들의 움직임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그들이 움직이는 방식이 꼭 즉흥이어야 되는 건 아니었고 단지 자유롭길 바랐어요. 충분히 그들이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서로의 호흡이 맞았거든요. 그렇게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감각이 닫힌 몸과 말,그 몸과 말의 해방을 상상하면서 풀어내는 그들의 방식이 즉흥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촬영하면서 어떤 부분이 좋거나 다른 방향으로 변주되거나 바라는 요소가 있을 때 제안을 드리면서 작업을 진행했죠. 그래서 완전한 즉흥이라곤 할 수 없지만, 즉흥적인 요소가 섞여 있는 작업이에요.
청중2: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에서 김윤하님이 스스로 자신을 비전문무용수라고 칭하셨는데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나누는 기준이 궁금해요. 훈련이 어느 정도 되어야만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며,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예를 들면 제가 만든 아주머니 댄스에 무용수로 참여하시는 분 중에는 비전문가가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작품을 바라보면서 무용수들 중에 전문가와 비전공자를 구분하는 게 어려웠거든요. 그렇다면, 전문 무용수와 비전문 무용수를 구분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 전문가이신 송주원 선생님의 의견이 궁금해요. 비전문무용수와 전문무용수와 함께 작업하면서 어떻게 달랐는지 궁금하고요. 그리고 그들이 하나의 작업 안에서 평등하게 협업할 수 있었는가도 궁금합니다.
송주원: 아까도 잠깐 이야기했듯이, 움직임에서 춤 언어로 표현하는게 기술적으로 유려한 사람이 전문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제 작업에서는 ‘외면’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했을 때 이걸 어떻게 춤으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신체훈련을 몇 년 하고, 무용과를 나오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아까 차미혜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함께하셨던 퍼포머들에게 즉흥의 여지를 주었을 때, 그들이 잘할 것이라 믿었다고 하셨잖아요. 만약 비전문 무용수였다면 자신에게 어떤 여지가 주어졌을 때 그게 무엇인지 어떻게 표현할지 명확하게 인식하는 게 어려웠지 않을까요?

저 역시 저를 설명할 때 감독이라고 하는데, 전문인이냐고 하면 아직은 전문인이 아니라고 해요. 완벽하게 감독의 역할을 했거나 영화라는 프로세스를 오랫동안 익혔던 것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말처럼 한 분야에서 10년은 훅 담가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감독으로 열심히 작업하며 10년이라는 경험치가 생기면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을 거라 생각해요. 사회적으로 제가 무용과를 나왔기 때문에 시각예술 레지던시나 미술관에서 전시될 때 그어지는 선이 있어요. 영화 분야에서는 영화 전공자가 아니니까 또 선이 그어지죠. 그렇게 전문인과 비전문인의 관계는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그게 어떤 분야의 암묵적인 약속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한편으로는 영화전공으로 유학을 가거나 아카데미를 가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영화를 전공했다면 지금과 같은 작업을 하지 못할 거고,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저만의 방식으로 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전문인이 되기까지의 시간과 경험은 매우 중요하고 자신의 몸에 그것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거죠. 전문가가 되기까지 노력했던 그 시간과 경험치를 자신의 몸에 담은 사람이 전문인이라고 생각해요.
청중3: 신체를 중심 매체로 사용하는 안무가와 달리, 저는 시각 작가로서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아무 기술도 없는 비전문가라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그런데도 무용가들과 많은 협업을 해왔어요. 그런데 무용은 제가 모르는 영역이기에 협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이렇게 비전문가로서의 한계를 작가님들은 어떻게 정리하셨으며 어떤 접근방법을 취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윤하: 작업의 성격에 따라 다르긴 한데, 제가 참여했던 퍼포먼스 중에는 미술가나 작가, 음악가들이 어떤 공간을 감각하고 자신의 언어로 끌어내면서 움직임을 했던 작업이 있었어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로 감각하면서 나오는 움직임이기에 자연스러웠고 전문가일 필요가 없었어요. 그런데도 저는 움직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이 있더라고요. 왜냐면 저는 안무가가 아니며, 전공자도 아니기에 움직임으로 몸의 물성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대로 표현하기 위해 무언가를 배워야 할지 고민도 되었는데, 결국 그 당시 제가 가지고 있는 움직임으로 표현하게 됐어요.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몸짓으로 설명을 한 거죠. 그런데 다른 분들의 움직임을 보니 새롭게 느껴졌고, 움직임의 자연스러움을 인식하면서 부담과 두려움을 떨쳐냈어요. 제가 비전문가이기에 새로운 움직임을 꺼낼 수 있었을 거라고 깨닫게 된 거죠.
송주원: ‘춤이 아닌 춤’ 이 춤이 되는 창작의 세계가 열리면서 신체 그 자체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순수한 움직임에 대한 제고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동시대의 춤은 무엇이든 가능하며, 그저 무릎을 앞으로 굽혔을 뿐인데도 춤 언어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안에서 다리가 어느 정도로 틀을 만들고 어떤 표현이 가능한 것인가는 신체훈련의 여부에 따라 달라져요. 그것이 전문무용인들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자 훈련된 에너지인 거죠. 비전문무용인과 전문무용인이 똑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전문인만이 드러낼 수 있는 아우라가 있어요. 무용인이 가만히 서서 숨만 쉬더라도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뭔가가 다른 것처럼 말이죠. 그건 몸에 숙련된 시간이 있기에 가능한 거고 그 훈련의 시간은 다른 것과 대체될 수 없기에, 전문과 비전문을 구분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작업자는 그런 차이를 관찰하고 어떤 이야기를 어떤 신체의 움직임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작업의 언어를 이루는 윰직임을 만드는데, 전문 무용수의 신체인가 비전문 무용수의 신체인가는 작업의 성격에 맞게 선택하고 많은 대화와 리허설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임: 우리가 처음엔 정말 수줍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마지막에는 파워풀한 에너지로 마무리된 것 같네요. 오랜 시간 라운드테이블에 함께해주신 패널과 청중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 미처 못 나눈 이야기는 언젠가 또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고맙습니다!
《비디오/스펙트럼/댄스 Video/Spectrum/Dance》 라운드테이블 1 ⓒ서울문화재단
《비디오/스펙트럼/댄스 Video/Spectrum/Dance》는 영상이라는 미디어에 나타난 움직임과 신체 이미지, 그리고 다양한 접근 방식에 주목하고, ‘비디오(영상)’과 댄스(무브먼트)‘ 사이의 다채로운 ’스펙트럼(Spectrum)‘을 살피고 이야기 나누고자 웹진<춤:in>과 더 스트림이 함께 기획했다. 본 행사는 2019년 10월 11일 금요일부터 12일 토요일까지 양일간 엘리펀트 스페이스에서 진행되었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서울무용센터의 공모지원을 통해 선정된 댄스필름 작품과 시각예술 분야의 비디오아트 작업 중 움직임과 신체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각각 5편씩 선정하여, 총 10편의 작품으로 상영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영상 상영 후에는 라운드테이블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 예술가와 이 분야 전문가들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윤하_퍼포머 김윤하는 길종상가를 함께 운영하며 에르메스 윈도우 설치 작가로 활동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있다’, ‘김윤하’라는 이름으로 <pretty_garbage> 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송주원 안무가의 ‘일일댄스프로젝트’의 일원이다.

송주원_안무가, 감독 송주원은 안무가이자 댄스필름 감독이다.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시간을 축적한 도시의 장소에 주목하고, 그 공간에 투영되는 삶에 관한 질문을 특정 장소에의 리서치와 퍼포먼스, 전시, 상영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주요작업으로 도시공간무용프로젝트
<풍정.각(風情.刻)>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으며, 제1회 서울무용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제18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발 관객구애상 등을 수상하였고,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런던 국제 스크린 댄스 페스티벌 등 국내외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다.

차미혜_시각작가 영상, 퍼포먼스 등을 통해 이미지, 사운드, 텍스트를 실험한다. 개체들의 비정형적인 조우와 어긋나, 예상의 바깥에서 발생하고 소멸하는 사건, 사건이 상황이 되는 전경, 전경을 이루는 조건들과 그에 대한 영원한 무지, 무지와 무관하게 계속 전개되는 세계의 움직임, 패턴, 향방에 관심이 있다.

웹진 <춤:in> 편집부 김윤하는 길종상가를 함께 운영하며 에르메스 윈도우 설치 작가로 활동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있다’, ‘김윤하’라는 이름으로 <pretty_garbage> 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송주원 안무가의 ‘일일댄스프로젝트’의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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