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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센터

줌인

동시대 무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논의에 주목하고, 이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합니다.

2018.11.12 조회 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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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무용의 지형과 미래 : 아시아 컨템포러리 댄스 네트워크와 HOTPOT

조형빈_웹진 <춤:in> 편집부

일시 : 2018년 10월 13일 토요일 오전 10시

참가자 : 박지선(모더레이터, 독립 프로듀서), 오노 신지(요코하마댄스컬렉션 예술감독), 카렌 정(중국시티컨템포러리댄스페스티벌 예술감독), 조형빈(에디터), 김연임(본지 편집장)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형빈, 박지선, 오노 신지, 카렌 정, 김연임 ⓒ양동민
홍콩과 요코하마의 무용씬
박지선: 오늘 좌담에 이렇게 모시게 되어 반갑습니다. 좌담에 앞서 간략히 설명을 드리면, 《춤:in》은 무용계와 관련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종사자를 넘어서 다양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웹진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최근에는 국제 교류가 굉장히 활발해졌고 아시아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용수와 안무가, 프로듀서까지 모든 사람들이 현재 아시아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앞으로 나타날 변화, 그리고 국제적인 트렌드에 매우 높은 관심이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핫팟(HOTPOT)의 일로 이곳에 오셨다고 들었는데요. 이 핫팟의 이야기와 더불어서 새로운 무용 네트워크나 플랫폼들이 아시아의 무용에 어떤 미래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지금 작업 중인 작품들을 소개해주시거나, 한국의 무용수들에게 그들이 어떻게 아시아와 연결되고 나아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카렌 정: 저는 카렌 정이라고 합니다. 홍콩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지금도 홍콩에서 일하고 있지만, 저의 업무는 중국 본토, 특히 중국의 현대무용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저희 단체는 시립현대무용단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Trying to Dance Development in City Contemporary Dance Company)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20년 전부터 이미 시작되었죠. 중국의 현대무용이 홍콩에서 조금 먼저 시작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매우 작은 지역입니다. 우리는 예술가들이 활약할 수 있는 더 넓은 곳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1998년에 이 중국 현대무용 발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중국 본토에서도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어요. 지난 18년 동안 우리의 전략은 본토에서 협력 기관을 찾아 그곳에서 본거지를 개발하고,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만들어서 중국 본토의 무용계와 관계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베이징과 광동에 본거지가 하나씩 있습니다. 북경에서는 북경현대무용단과 함께 일했고 광둥에서는 광둥현대무용단과 협력했어요. 두 개가 모두 현대무용단이긴 하지만 일하는 형태는 조금 달랐답니다. 북경현대무용단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단체이고, 정부기관의 산하 단체가 아닙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콜라보레이션을 바탕으로 저희는 북경현대무용단과 파트너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1999년에 플랫폼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게 바로 시작이었죠.
우리의 첫 번째 시도는 젊은 세대를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현대무용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현대무용을 접할 플랫폼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하나의 무용 플랫폼을 시작했습니다. 전문무용단을 초대해 공연하게 했고, 그것에 기반해 후에 젊은이들을 위한 무용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대학이나 댄스아카데미에서 스스로 안무를 창작해서 서로에게 보여줄 수 있는 학생들이 우리의 주요 대상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홍콩의 시립현대무용단을 포함해, 5개의 그룹과 두 번의 현대무용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무척 미약했지만 그곳에서부터 점차 성장했고, 우리의 페스티벌의 첫 번째 시작점이 되었죠.
그 이후에 광둥과의 콜라보는 약간 다른 식으로 이루어졌는데, 광둥은 중국 본토의 현대무용이 출발한 특별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광둥의 현대무용은 1987년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최초로 현대무용수업이 만들어지고 이 수업이 나중에 광둥무용단이 되었죠. 이분들이 바로 광둥현대무용단의 핵심 멤버들입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우리 단체의 예술감독을 초청해주셨고, 그 분도 기꺼이 광둥현대무용단 최초의 예술감독 자리를 맡으셨어요. 그래서 두 단체의 관계는 매우 일찍부터 시작되었고, 2004년 광둥성 문화부에서 저희를 파트너로 초대해주셔서 함께 광둥현대무용단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광둥현대무용단을 젊은 안무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었습니다. 다른 젋은이들을 위한 플랫폼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광동현대무용단에는 우리가 본거지로 쓰는 작은 공연장이 있어요. 다시 말해서 광둥현대무용단의 공연장을 우리가 지역 안무가들을 길러낼 수 있는 본거지로 쓸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거나 함께 제작하기도 하고 그곳의 젊은 안무가분들께 작품을 의뢰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저희가 중국 본토의 무용 문화와 중국의 현대무용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것들입니다. 이제 중국 본토에서 일한지도 20년이 되었고 그동안 중국과 중국무용계 역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약간 다른 전략을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즉 거대한 본거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신, 광둥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우리가 더욱 자유롭게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2년 전에 중국 대륙의 다양하게 흩어져 있는 수많은 독립적인 무용단체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출범했죠. 저희는 '중국 댄스 스테이션(China Dance St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 프로젝트는 각 도시에 현대무용을 공연하거나 알리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 현대무용을 시작하거나 그것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아우르는 하나의 큰 단체를 찾고, 이런 단체들을 매우 느슨하게 네트워킹하는 것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탈위계적일 뿐 아니라, 단일한 단체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행정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매월 각 무용단에서 일어난 일을 담은 뉴스레터를 발행하기도 하고, 매년 한번 모든 단체가 모일 수 있는 행사를 조직하기도 합니다.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자원을 공유하거나 각 단체가 주관하는 무용프로젝트를 돕기도 합니다. 우리는 북경무용페스티벌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무용 플랫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및 전 세계의 예술가들을 초대하여 가르침을 받는 무용캠프를 주최하고 있어요. 매년 여름에 160에서 200명의 학생들이 와서 댄스 수업을 받습니다.



카렌 정 ⓒ양동민
박지선: 현대무용을 배우는 학생들을 위한 수업을 말씀하시는 거죠?
카렌 정: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은 대학생들이나 아카데미의 학생들입니다. 때때로 무용교사나 안무가가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80~85%는 중국 학생들이고 10~15%가 외국학생들입니다. 호주, 미국, 한국에서 온 학생들과 홍콩퍼포먼스아카데미의 학생들이죠. 또한 우리는 학생들이 6일 동안의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주에는 학생들이 다른 공연들을 관람하기 위해 머무르죠. 이를 통해서 학생들은 예술을 제대로 인식하고, 현실의 춤 공연을 마주하게 되는 배움을 과정을 겪습니다. 홍콩의 시립현대무용단은 내년에 창립 40주년이 된답니다. 1979년에 매우 작은 사적인 무용 앙상블팀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정부에서 지원을 결정한 뒤로부터는 홍콩 정부에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내무부에서 지원을 받는 9개의 공연예술단 중에 하나입니다. 세 개의 음악단, 세 개의 연극단, 그리고 세 개의 무용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그 세 개의 무용단들은 발레, 중국 고전춤, 그리고 현대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우리는 아시다시피 홍콩의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단체입니다. 창작집단 이외에도 14명의 전속 무용수들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또 우리는 홍콩에서 공연 제작과 공연 상연을 합니다. 그리고 프로 무용수들 및 무용을 취미로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수업을 제공하는 8개의 스튜디오가 있는 무용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이 바로 저희의 주요 수입원인 동시에 전체 예산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매우 활발한 외부 활동 프로그램들도 있습니다. 학교 투어를 통해 중학교에 방문해 공연을 합니다. 학교 내의 무용부나 방과 후 활동으로 무용수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춤 문해력 프로젝트'(Dance Literacy Project)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답니다.
경마클럽에서 상당한 기부를 해주셔서 소규모 무용수팀을 구성했고,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작품 자체는 퍼포먼스이지만, 현대무용의 역사에 대해서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쉽고 가벼운 방법으로 현대무용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그들에게 현대무용의 세계를 접하게 하고, 그 세계에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우리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초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80개의 학교에서 200번의 공연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다수의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고 수업은 저녁이나 주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중 낮 시간에는 저희는 스튜디오를 지역의 독립예술가들이 리허설을 하는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저희는 지역 무용을 지원하고, 안무가들이 저희의 학교 투어에 쓸 수 있는 작품을 안무하도록 연계하고 있습니다. 또 젊은 안무가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매년 댄스아카데미의 졸업생들을 선발하여 그들의 창작품을 우리 공연장에 공연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게 상연된 작품들 중에서 몇몇을 선발하여, 그 작품들을 더욱 긴 작품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의뢰하기도 하죠.
또 '댄스유스 프로그램(Dance Youth Program)'라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1년짜리 프로그램으로, 안무가와 연계하여 젊은 무용수들이 오디션을 보게 하고, 그렇게 선발된 무용수들은 매주 일요일에 리허설을 하러 옵니다. 그리고 연말에 그분들이 일반대중들을 상대로 야외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이런 많은 활동들이 있습니다. '중국춤발전프로젝트(China Dance Development Project)'라는 중국 본토에 초점을 맞추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또 저희는 홍콩의 새로운 페스티벌에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중국 뿐만이 아니라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페스티벌입니다. 2007년에 홍콩에서 페스티벌을 시작했고 내년 2019년에는 바이인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저희의 첫 번째 핫팟을 주최했습니다.
박지선: 지금까지 중국 본토와 홍콩이 어떻게 근현대무용을 발전시켜왔는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어요. 몇 가지 질문들이 떠오르지만, 먼저 오노 상의 말씀을 듣고 진행해볼까 합니다.



박지선 ⓒ양동민
오노 신지: 먼저 한국의 무용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아오야마 극장에서 일하면서부터 이들과 오랜 기간 관계를 쌓아왔죠, 근 17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저는 당시 아오야마 극장의 프로듀서였고, 우리는 한국의 극장들과 예술가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했답니다. 함께 10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니까 무용계 안에서 함께 성장했다고 봐야겠죠. 그렇기 때문에 《춤:in》의 지면을 빌려서 먼저 감사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요코하마에서의 활동에 대해 소개드리고 싶네요.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은 1996년에 창립되었습니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Bagnolet International Choreographer Competition)의 일본 지부로서 말이죠. 그래서 많은 아시아 안무가들과 예술가들에게 바뇰레를 통해서 유럽 무용계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의 창립은 일본무용협회에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이 시작되었고, 수많은 공연과 워크숍, 그리고 경연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내년 2월에는 24번째 에디션을 개최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연간 댄스 프로그램입니다. 내년에는 3주 동안에 공연과 워크숍, 미팅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요코하마에서 개최될 예정이고 수많은 국제 전문가들이 방문할 예정입니다.
요코하마라는 배경에 대해서 말씀을 좀 드리고 싶네요. 요코하마는 일본의 개항 이후로 거대한 항구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요코하마에는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고 외국인들도 많이 있죠. 요코하마는 전 세계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여 왔습니다. 많은 예술가들과 창작자들이 요코하마에 모이는 이유는, 그곳에 수많은 창작시설들을 갖추고 있고, 또 여전히 부족하긴 하지만 예술가들을 위한 좋은 문화정책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코하마에는 많은 예술가들과 창작자들이 있어요. '요코하마 붉은 벽돌 창고(Yokohama Red Brick Warehouse)'는 요코하마시에 있는 문화시설 중 하나입니다. 요코하마시는 오래된 창고를 개조하여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오래된 창조는 이제 전시와 공연을 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매우 아름다워요.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곳에서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은 27년 동안 지속되어왔습니다.
우리의 경연대회 프로그램을 통해서 약 350명의 안무가들이 국제무용계로 나아갔습니다. 최근에 누군가는 일본의 무용계가 쇠락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저는 일본의 무용계가 다음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테시가와라 사부로(Teshigawara Saburo)씨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시고 계시기 때문이죠. 도쿄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공연도 하시고, 국제무용계에 활발히 참여하고 계십니다. 또 일본 무용계의 젊은 세대의 안무가들도 점차 성장 중입니다.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의 파이널리스트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물론 새로운 관객을 발굴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프로젝트들과 새로운 예술가들의 작업을 통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아마도 이런 상황 때문에, 일본 무용계의 미래에 대해서 누군가는 쇠퇴한다고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의 신진 예술가들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 드리자면, 지금 신진예술가은 매우 적극적적으로 국제무용계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고 싶어 합니다. 저는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이 좋은 단체이기는 하지만, 충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더욱 많은 친구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우리가 동아시아 무용 플랫폼인 핫팟을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오노 신지 ⓒ양동민
아시아 댄스 플랫폼, 핫팟(HOTPOT)
박지선: 마찬가지로, 그것이 바로 저희가 이 좌담을 준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주 많은 수의 사람들은 아니지만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핫팟과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 대해서 이제 알고 있습니다. 프로듀서들도 모이고 있고요. 그러나 그런 분들을 제외하면 대다수는 무용의 환경이나 세계적인 무용계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작업 환경이나 특별한 기회를 찾고 있는 무용수들과 안무가들도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아셨으면 합니다.
카렌 정: 그렇다면 HOTPOT의 형성 배경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네요. 사실 시작은 오노 씨께서 하셨죠.
오노 신지: 아주 작은 아이디어였죠.
카렌 정: 우리가 헬싱키에 있었을 때였어요. 무척 춥고 어두웠습니다.
오노 신지: 맞아요. 저희가 머무는 동안 눈보라가 쳐서 햇빛을 조금도 볼 수 없었죠. 한 주 내내!
카렌 정: 제 기억에는 2012년 아이스핫(Ice-Hot Nordic Dance Platform, 북유럽 무용 플랫폼) 공연 때였어요. 헬싱키에서 였을 거예요. 저녁을 먹고 있는데 오노 선생님께서 갑자기 "우리도 아시아 무용 네트워크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아이스-핫처럼. 북유럽 사람들이 해낸 일이라면 아시아 사람들이라고 못할 이유가 있나요?"라고 하셨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2012년에 저희가 첫 모임을 가졌던가요? 이종호 선생님도 계셨던가요?
오노 신지: 네, 맞아요.
카렌 정: 그렇네요. 그렇게 논의를 시작했죠. 이 새로운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 것이며, 예상되는 어려움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실행할 수 있을까 등에 관해 논의를 했습니다. 매년 다른 도시에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을 내렸죠. 하지만 우리는 충분한 자금이 없었고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어떤 탈국가적인 펀딩도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북유럽 펀드에서 지원을 받는 북유럽 나라들과는 달랐죠. 마침내 우리는 페스티벌이라는 뼈대에서만 이것이 실현가능하다고 결정했고 우리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HOTPOT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름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는데... (웃음)
박지선: 그러게요, 이 부분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웃음) 정말 인상적인 이름이라서요.
카렌 정: 아주아주 많은 미팅을 했죠. 제 말은 정말로, 정말로 많은 미팅에서 논의를 했어요.
오노 신지: 이름에 관해서는 약 10개 정도 후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아주 많이 내놨습니다.
카렌 정: 맞아요 맞아. 우리는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려 했죠. 우리의 계획, 콘셉트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생각한 뒤에 마침내 우리들은 이 플랫폼의 이름을 ‘핫팟’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오노 신지: 동아시아에서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삶의 문화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젓가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마침내 핫팟을 찾아낸 거죠.
박지선: 굉장히 좋은 이야기네요. 어느 네트워크든지 그 시작점으로 돌아 가보면, 작은 아이디어가 있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항상 존재하는 것 같아요. 이미 서로를 잘 아셨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느껴지셨던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작업 해오셨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카렌 정: 맞습니다. 신뢰는 무척 중요해요. 저는 또한 지금 이 시기가 우리가 국제무용계의 주목을 끌 수 있을만한 플랫폼을 만들기에 적절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시아 예술가들도 이제 아시아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느끼고 있어요. 유럽이나 미국 대신에 말이에요.
오노 신지: 또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안무언어를 매우 민감하게 갈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아시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아시아만 봐도 우리는 다양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다양한 문화에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다양성을 전 세계의 예술가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 타이밍에 핫팟을 조직하게 된 것이죠.
박지선: 그러면 핫팟에 관해 좀 더 이야기를 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2012년에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을 하셨죠, 그리고 작년에는 중국에서, 올해는 한국에서 개최되었죠. 내년에는 요코하마가 될 것 같고. 그렇다면 핫팟의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작년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고, 올해는 무엇을 하는지,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렌 정: 우리의 비전은 아시아 예술가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시아의 예술가들이 상호교류하고 생각을 교환하는 것을 유도하거나 장려합니다. 이것이 하나의 비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시아 무용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아시아와 세계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죠. 이는 우리가 어떻게 주요 목표를 어떻게 이루고 시작하느냐에 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술가들이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만들고, 전 세계에서 프리젠터들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플랫폼의 실현가능한 한계와 규모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매년 8개의 공연, 즉 8개의 작품을 쇼케이스로 공연합니다. 그리고 행사를 주최하는 나라가 4작품을, 방문하는 나라들이 각각 2작품을 출품합니다. 그러고 이를 시간에 따라 배분합니다. 1시간 씩 여덟 개의 작품, 따라서 8시간이 되는 거죠.
박지선: 작품은 함께 선정하시나요?
카렌 정: 아니요, 각자 나라에서 심사를 하고 그것을 공유합니다. 특히 개최국이 그 지역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담당하기 때문에 각 공연의 기술적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이 지역에서 이런 식의 공연이 가능할 것인가 등을 논의하죠. 또한 우리는 작품을 선정하기에 앞서서 공연 장소가 어떤 곳이며, 어떤 종류의 기술지원이 가능한지와 같은 문제들을 협력해서 풀어나갑니다. 그래서 우리가 작품을 선정할 때는 이미 공연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관해 기본적인 아이디어가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준비 과정이 좀 더 수월해지죠.
오노 신지: 아마도 핫팟은 홍콩과 요코하마 사이의 첫 번째 교류 행사일 겁니다. 그래서 매번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우리는 전 세계의 전문가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또 핫팟에 참여한 예술가들이 다른 국제단체들로부터 초정장을 얼마나, 어떻게 받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또 핫팟에서 생성된 프로젝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조사합니다. 이 숫자는 매우 중요하고, 전 세계의 프로들이 핫팟에서 받은 인상 역시 중요합니다.
카렌 정: 저희는 사실 이제 막 두 번째 핫팟을 마무리했을 뿐입니다. 행사 후에 리뷰를 진행했고 어떻게 하면 더 개선할 수 있을지를 논의했습니다. 작품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프리젠터들과 대화하는 것과 더불어, 어제 잠시 리뷰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예술가들이 서로 더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우리가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봐요. 어떻게 이 플랫폼을 예술가들과 무용에 더욱 의미 있는 곳으로 만들까 고민하는 중에 있는 거죠.
박지선: 핫팟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에 대해 질문하고 싶습니다. 과거의 상황부터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럽인들은 예전에 아시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었죠. 그래서 그들의 입장에서 아시아를 생각할 때에는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유럽인들도 아시아를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겠지요. 두 분은 아시아 현대무용계의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시각을 제시하실 수 있을까요? 또 아시아 현대무용의 어떤 점을 세계에 소개하고 싶으십니까? 다시 말해서 아시아 현대무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나 유럽 현대무용계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렌 정: 한 프리젠터로부터 들은 매우 흥미로운 코멘트가 있어요. 중국현대무용 쇼케이스를 관람한 유럽 관객이 한 코멘트였습니다. 그때 저는 4개의 작품을 가져와 공연을 올렸습니다. 두 개는 홍콩 안무가의 작품이었고 두 개는 중국 본토 안무가의 작품이었어요. 그 관객은 두 작품이 중국본토 안무가들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저는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아마도 제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유럽 사람들에게는 중국에 대해 특정한 스테레오타입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특정한 미학에만 초점 맞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항상 열린 태도를 견지하려고 하고, 지역 작품의 다양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때때로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위해 작품의 수준을 희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제가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을 짤 때 저의 가치관이랍니다.
오노 신지: 저는 일본에서 작품을 선별하는 과정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좀 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사이타마 아트센터(Saitama Arts Center)의 안무페스티벌에서 대해서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저희 요코하마댄스콜랙션은 사이타마 아트센터와 협력해서 작품을 선별합니다. 19명의 예술감독 및 제작자들이 모여서 함께 후보 작품들을 검토합니다. 그리고 이 19명이 무용수와 작품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다섯 명의 핵심 회원들이 핫팟에 참여할 예술가들을 최종적으로 선택합니다. 일본 무용계의 특징 중 하나는 제작자들이 매우 독립적이라는 것입니다. 무용수 역시 매우 독립적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에는 이들을 아우르는 좋은 무용 교육 기관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1985년에야 이르러 일본 현대무용이 시작된 이유입니다. 근본적으로 일본의 무용수들과 프로듀서들은 매우 개인적으로 활동합니다. 우리는 무용의 미래에 관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는데, 그 중 하나의 문제는 무용을 어떻게 일상적인 활동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점은 일본이 국제무용계에 비해서 약하지요. 일본에는 댄스 센터가 없지만, 그러나 무용을 위한 좋은 공연장들은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핫팟의 작품 선별 과정을 통해 각 지역의 예술가와 작품을 연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아시아 프리젠터들과 교류하는 것을 잘 못해요. 그렇기에 무엇보다도 저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습니다. 먼저 일본 내에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리고 난 뒤에 아시아 사람들과 네트워크 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시아 무용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박지선 ⓒ양동민
박지선: 그렇습니다. 카렌 정씨께서 말씀하신 최고수준의 공연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신 말씀은 정말 인상 깊네요. 또 오노 씨가 말씀하신대로 단순히 예술가들의 작업물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에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나아가 아시아로까지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작품을 선별해야한다고 말씀해주신 부분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HOTPOT은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장소가 되어야겠죠. 그래서 올해로 2회 째지만, 저는 20년, 30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카렌 정: 새로운 세대와 함께 말이죠. (웃음)
박지선: 네, 그렇습니다. 새로운 세대와 함께요. 지금 선생님들께서 무용의 새로운 미래를 시작한 작업을 해두면, 미래의 누군가가 그 유산을 이어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노 씨께서는 AND+(Asia Network for Dance)라고 하는 새로운 아시아의 춤네트워크의 회원이시라고 알고 있는데, 소개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오노 신지: 처음 이야기가 나온 것은 2017년입니다. 홍콩의 웨스트코울룬 문화지역(West Kowloon Cultural Distirict) 프로그램의 대표인 애나 챈씨(Anna Chan)씨가 아시아춤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계셨죠. 그 분은 가까운 미래에 아시아에 수많은 공연장이 문을 열거라고 보셨고,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방향성과 관점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카렌 정: 핵심멤버들이 계시죠. 몇 분이시죠?
오노 신지: 14명의 핵심멤버들이 있습니다.
박지선: AND+에서 핵심멤버들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오노 신지: 애나 챈 씨가 쓰신 글을 인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시아에서 새로운 공연장들이 문을 열 예정입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기반시설을 통해 어떻게 아시아 무용을 지역과 세계에서 더욱 중요한 곳으로 위치시키고, 아시아 무용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또 우리가 아시아 내에서 춤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유통시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무용수들 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예술작품을 홍보하며, 새로운 관객층을 개척하는 방법을 유럽의 무용 네트워크로부터 배울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지원하고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요?" 바로 이런 문제의식들이 AND+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요코하마에서 우리는 어떻게 AND+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AND+ 브랜드와 정책을 아시아 무용과 연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홍콩에서 첫번째 만남을 가졌고, 지금까지 네 번의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후에 일본에서도 무용관련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관객 모집 같은 어려운 이슈에 관해서 함께 논의했죠. 그 결과로 만들어진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나 펀딩, 페스티벌에 관한 정보는 우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노 신지 ⓒ양동민
박지선: 맞아요. 저도 AND+의 온라인 회원이기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웃음) 저희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지금 아시아에서 일종의 트렌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긍정적인 의미에서요. 과거 아시아 나라들은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상업적 시장과 이윤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들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형태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의 플랫폼이 예술가들을 외부에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가들 스스로가 교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ND+같은 아시아 무용 네트워크처럼, 저 또한 아시아에 기반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우 새로운 시도입니다. 작년에 아시아현대서커스네트워크가 생겼어요. 아주 초기단계로 막 시작한 단체죠. 작년에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AND+나 APP에 비교하면 아시아현대서커스네트워크는 아주 신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흥미롭게도 전통적인 플랫폼과 달리 최근에 생긴 플랫폼들은 대체적으로 탈위계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정말로 중요한 이슈지요. 모든 아시아 네트워크 플랫폼들이 그래요. 저희 네트워크 역시 위계가 없습니다.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나눕니다.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모두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미래에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무용씬의 국제 교류
박지선: 지금까지 매우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셨고 이제 다른 주제로 넘어가볼까 합니다. 국제교류를 원하는 많은 무용수들과 안무가들이 있습니다만, 카렌 정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소수의 무용단만이 국제교류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원하는 예술가들은 많이 있지요. 그래서 두 분께서 아시아 및 유럽의 무용계와 국제 교류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실까요? 젊은 안무가들과 무용수들에게 말입니다.
카렌 정: 먼저 교류의 대상이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제 교류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경험이기 때문에,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지역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아니면 작품을 공유하기 같은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나 현지연구 같은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이런 프로그램들은 자신의 작업을 잘 인지하고, 무엇을 탐험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경험 있는 예술가들에게 더욱 적절할 것 같습니다. 국제 교류를 위해서는 교류하고자 하는 대상과 그들의 이름을 분명하게 전달해주면 저희가 이를 가능하게 할 수는 있겠지요.
저는 이것이 단지 교류를 위한 교류로 끝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저희가 때때로 예술가들을 매칭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직접 매칭을 주선하기도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예술가들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저는 국제교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매우 주의 깊게 하는 편입니다. 우리 무용센터에는 방문 예술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게스트를 위한 간단한 아파트와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그리고 레지던시 제안에 매우 열려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완전히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보게 되면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예술가들을 서로 만나게 하고 공동 제작을 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유의미한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한 문화교류가 아니라 예술가들의 상호교감입니다. 저는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의 무용수들의 교류에 관심이 있습니다. 때때로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무엇일지 알기 위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제안을 하기도 하고, 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은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역 예술가들이야말로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카렌 정 ⓒ양동민
오노 신지: 저희는 특히 요코하마댄스콜렉션 경연대회의 신인 예술가들의 프로젝트에 대한 동기와 열정, 커리어를 위한 전략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들의 전략이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이는 특히 신인 예술가들에게는 필요한 과정입니다. 저는 카렌 정씨가 아까 하신 말씀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예술가들 스스로가 아시아나 유럽의 무용계와 협력을 먼저 실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또한 예술가들은 스스로를 가볍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이동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올바른 태도로 자신들의 분야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기 스스로 짐을 버리고 국제무용계에 도전하는 것이죠.
박지선: 젊은 안무가들과 무용수들에게 정말 좋은 조언입니다. 다음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이미 약간 언급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미래와 관련해 매우 광범위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본인들의 나라 및 아시아에서 현대무용의 생태계를 새롭게 변화,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미 네트워크를 만들었기도 하지만, 그거 이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APP)을 만든 것처럼, 우리는 단순히 행정가가 아닌 제작자들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하는 일은 그들의 창조성을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APP를 함께 만들었고 그것을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가 각자의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카렌 정: 너무 많긴 하지만, 제작자들에 관한 부분은 채워야 할 구멍인 셈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가 무용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펀딩 시스템을 포함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교육과 펀딩 시스템을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먼저 예술가의 존재를 잊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지나치게 예술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용 교육은 예술가들을 위한 것만이 아닌 예술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이해에도 관한 것입니다. 또 무용뿐만이 아니고,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만도 아닙니다.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에 관한 것만도 아닙니다. 교육은 모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또 특정한 예술 형태로서 무용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여전히 중국과 홍콩에서는 무용을 종종 예술의 형태가 아닌 즐길 거리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용의 지위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주 커다란 질문이지요. 그리고 연극이나 음악에 비교해서 학술적인 연구나 논의가 무용의 경우에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선: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좋은 무용 생태계를 개발하는 것, 그리고 일반 대중을 위한 교육을 시작하는 것 등. 단지 교육을 발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군요.
카렌 정: 네, 그리고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오노 신지: 교육에 대해 말하자면 아주 안타깝습니다. 일본에는 몇몇 대학에만 예술학과나 무용학과가 있기 때문에 젊은 안무가들이 안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싶다고 해도 길이 매우 좁습니다. 반면에 일본 고등학교에서 무용은 2002년 이후에 필수수업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관객들을 위해서도, 무용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창작안무 수업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들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비디오만 틀어줄 뿐입니다. TV에 비디오를 걸어놓고 뛰라고 하는 셈이죠! (웃음)
이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는 많은 젊은이들이 춤을 자신들의 꿈이라 말하는 것을 들었고, 이는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이번 여름에 창작무용 안무 선생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무용교사들을 위한 최초의 워크숍이었죠. 매우 작은 시도이긴 했지만 무용 교사들을 교육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카렌 정씨가 제기해주신 문제도 무용계에 중요한 이슈입니다. 하지만 저는 학생들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이제 트렌드는 안무가들이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일을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무가들에게 좋은 단계 중 하나죠. 일본의 안무가들은 특히 연예분야에서 공식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수입이 꽤 짭짤한 것 같습니다. (웃음) 저는 이것이 안무가들에게 나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안무가들이 가수나 연예인, 음악인들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리고 일반 대중들도 현대무용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죠. 이런 식으로 현대무용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이를 통해 지금 일반 대중들이 지금 현대무용을 처음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제 현대무용은 새로운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연임: 현대무용이라면, 유니클로도 그렇죠? 현대무용이 등장하는 유니클로 광고.
오노 신지: 맞아요! 히카루 우타다(Hikaru Utada)가 그 뮤직비디오를 만든 안무가입니다. 저희 분야에서는 나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반면 그런 것이 아직 주류는 아닙니다. 물론 저는 아시아의 더 나은 무용의 생태계와 무용계를 위해 교육과 네트워크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탈아시아(trans-Asian) 사회를 이야기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TPAM(일본 요코하마에서 만들어진 아시아 예술가 네트워크)이 그렇다고 봅니다. 저는 TPAM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TPAM은 2015년 이후 아시아 프로듀서들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어 왔습니다. 아까 카렌 정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이것은 새로운 네트워크의 수많은 성과 중 하나입니다. 만약 탈국가적인 프로젝트가 다가올 미래라면, 우리는 탈국가적인 지원체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박지선: 유럽과 같은 초국적 기구가 없는 아시아의 상황에서 탈국가적인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나라들은 경제 및 문화, 정치적 상황이 매우 상이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을 데려오는 것, 특히 동남아시아의 예술가나 제작자들을 이곳으로 불러오는 것은 꽤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아시아 무용계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탈국가적인 프로젝트를 현실화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도 있겠지요. (웃음) 오늘 좌담이 아시아 네트워크에 관한 논의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카렌 정
중국시티컨템포러리댄스페스티벌(City Contemporary Dance Festival) 예술감독, 중국댄스디벨롭먼트(China Dance Development) 대표

오노 신지
요코하마아트페스티벌(Yokohama Art Festival) 예술감독, 요코하마예술재단(Yokohama Art Foundation) 수석프로듀서

박지선
독립 프로듀서이다. 오랜 기간 축제 기획자로 활동했고, 국제교류 기획자로, 국내외 예술작품 제작 프로듀서로 활동해왔다.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APP) 창립 기획위원이다. ‘사운드’를 테마로 레지던시를 기획 운영해왔으며, 최근에는 도시, 예술, 테크놀로지, 사운드를 키워드로 다양한 예술가 간, 예술가와 비 예술가 간의 협업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조형빈_웹진 <춤:in>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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